채널예스

예스24

명사의 서재

이정모의 서재 국가기관단체인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였나요?


중학교 2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시골집에 내려갔는데 다섯 살 많은 이모가 『꽃들에게 희망을』 을 선물해 줬어요. 당시 내 감성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모 책상에서 달력으로 표지가 덮여 있던 『별들의 고향』 과 『채털리 부인의 연인』  (당시 제목은 ‘연인’이 아니라 ‘사랑’)을 훔쳐보고서 문학에 눈을 떴지요. 이모 책상에서 읽을 책이 없어지자 시골집에서 24킬로미터 떨어진 서점에 가서 책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재수가 끝날 때까지 6년 동안 ‘삼중당 문고’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굳이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내 아이들에게 독서를 종용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인생은 짧고 하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직접 해보고 싶은데 그걸 다 할 시간이 모자라요. 이런 판에 독서할 시간이 어디에 있겠어요? 그런데 인생이 정말 짧더라고요.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은 먹고 살기 위해서 써야 해요. 직접 경험할 시간이 없어요.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만나주지도 않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읽습니다. 책 말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그걸 하겠지만 책밖에 방법이 없어요.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갑자기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고 적당한 용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아젠더가 되었지요. 많은 분들이 제게 묻기도 합니다. 이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보름 동안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 ,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짓말』 등을 집중적으로 읽을 예정입니다.

 

저자님의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독자분들은 보통 과학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과학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과학만 어려운 것은 아니지요. 역사, 철학, 경제, 문학… 모두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읽을 수는 있어요. 우리 자연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과학은 자연어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수식과 기호 그리고 그래프로 되어 있었죠. 그래서 유난히 더 어려워 보일 뿐입니다.


과학이란 ‘의문에 대한 잠정적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과학은 의심과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거기서 얻은 답은 진리가 아니라 잠정적인 답일 뿐이죠. 그리고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과정이며 태도입니다. 우리가 과학을 하는 까닭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태도를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서 남의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주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과학에서 얻은 답은 잠정적이므로 겸손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에서 하고 싶은 말은 “과학은 쉽지 않습니다. 과학은 과학자에게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삶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명사의 추천

서재를 친구와 공유하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Copyright ⓒ 2024 YES24.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