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재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10여년 전 집과 회사를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 한시간 가량 걸렸는데 그 시간에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딱히 할 일이 없을 때는 동네 도서관에 자주 갔습니다. 신문이나 최신 잡지뿐만 아니라 책 종류도 다양하죠. 저는 다른 사람들이 반납하려고 카트에 올려둔 책들을 유심히 보면서 거기서 골라 빌려오는 책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즐겨 찾는 책이라면 그만큼 나도 읽을 만한 것일 가능성이 높죠.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자기가 직접 가보거나 체험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게 해주고, 그것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할지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봅니다. 같은 사건과 이슈를 놓고도 다른 사람은 이렇게 보는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내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저도 중고등학교 자녀가 있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책을 좀처럼 읽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요즘 유튜브에는 책 내용을 알려주고 들려주는 내용도 있어서 책을 접하기 싫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도움이 되겠죠.
요즘 박사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국내외 역사와 국제분쟁, 국가간 빈부격차, 인물 스토리, 재테크, 심리학 등 두루두루 좋아합니다. 반면 소설은 세상을 알 수 있는 얘깃거리는 될 수 있지만 리얼리티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잘 안 읽습니다. 읽다가 포기한 적인 한 두 번이 아니죠. 영화도 제일 싫어하는 장르가 <반지의 제왕>, <신과 함께> 같은 판타지류죠. 요즘엔 나이가 50대에 가까워지면서 자기성찰이나 행복 등에 관한 사변적인 책들에 눈길이 가네요.
박사님의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년 9월 말에 출간한 졸저 『유럽 변방으로 가는 길』 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발칸, 카프카스, 흑해, 중앙아시아, 동유럽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현안들에 대해 제가 직접 찾아가 주요 인사와 길거리 시민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듣고서 쓴 책입니다. 국내에 이들 나라를 다룬 책이 거의 없는데다 우리는 해외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는 이들 나라의 사정을 담았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의 책들이 출간돼야 독자들 관심과 수준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