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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정희상의 서재 기자

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저는 1960년대 초반, 문맹률이 꽤 높았던 시골 벽지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학업보다는 부모님 농사일 돕는게 자연스러운 시절이었지요. 1970년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고전읽기반에 들어가 3년 동안 당시 초등학교 도서관에 있던 책은 한 권도 빠짐없이 다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10대 초반에 책의 재미에 빠져들었고, 솔직히 당시 읽은 책이 제 생애 상식과 세계관 형성의 강고한 토대가 됐다고 봅니다. 중고교 시절에는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폭넓은 독서와는 담쌓고 지내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대학시절 경제학과 철학, 역사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책에 대해 경험한 두 번째 재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진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유일한 길이 독서였으니까요.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무릇 책은 인간 경험의 축적물입니다. 그래서 독서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길라잡이라 할 것입니다. 물론 책을 읽을 수 없었던 무학의 사람들 가운데도 훌륭한 인성과 덕망을 가진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이들도 선험자의 가르침과 시행착오를 어떤 형태로든 학습하고 익힌 결과라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과 독서야말로 사람다운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도구입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언론인 생활 30년이 가까워지니 세상이 처음부터 다시 보이는 기분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주목하고 취재보도 해왔던 주요한 언론 기획이슈들이 철 지난 뉴스인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다시 새로운 뉴스가 되더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하늘아래 새로운 뉴스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 원인을 세대교체에서 찾고 있습니다. 40~60대 주력 세대에게는 익숙한 시대의 상식이었던 것들이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면서 전부 생소한 역사적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요즘 특별히 깨닫습니다. 어떤 주제가 됐든 기성세대에게 식상한 이슈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고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요. 오래 전부터 공동체 선을 위해 열정적으로 추적해왔던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들여다보고 업그레이드시키려는 노력을 하려 합니다. 그와 관련해 근현대사의 맥락을 되짚어보는 독서를 하고 싶습니다.  서중석 교수, 김동춘 교수, 한홍구 교수, 강정구 교수 등이 저술한 현대사 관련 서적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저자님의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사건을 오래 전부터(1989년) 문제제기하고 지속적으로 취재 보도하면서 맺은 문경석달동 민간인학살 유족회장 채의진 선생의 일대기를 평전  『빨간 베레모』 로 펴냈습니다. 채선생님과 저는 2016년 여름 고문피해자들의 기금으로 설립된 진실의힘 인권재단에서 수여하는 인권상을 공동수상한 인연도 있는데 수상 직후 타계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영전에 평전을 바치겠다고 약속 드렸는데 1년반이 지나서야 약속을 지켜드리게 된 셈이네요. 국가폭력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말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폭력에 굴하지 않고 일어서서 진실을 밝혀내는 한 인간의 고난에 찬 삶은 얼마나 숭고한지를 그리는 책이라고 감히 소개드릴 수 있겠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지난 70년 동안 현대사의 묵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국민의 화합과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해입니다. 제주 4.3이 그렇고 같은 해 발생한 문경 석달동 사건을 비롯해 해방 전후 국가폭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전국 민간인학살 사건들이 그렇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밑돌을 놓는 심정으로 이 책을 냈습니다. 모쪼록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과거사 관련 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돼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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