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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서재

김영민의 서재 교사/교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브린모어대 교수를 지냈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사, 비교정치사상사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다.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산문집 『공부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책 읽는 재미는 꽤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무렵에는, 전집류 같은 책들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판매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그런 책들을 구매해서 집에 두었고, 저는 손에 집히는 대로 그런 전집을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 상당수는 계몽사에서 펴낸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같은 책들을 기억할 겁니다. 그런 독서는 어떤 종류의 시험공부와도 무관한 것이었기에 더 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첫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도 한 이야기인데, 입시 공부가 싫었던 저는 고교 시절 매주 토요일이면 시립도서관에서 열리는 독서 모임에 나갔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른 학교 학생들과 더불어 매주 한 편 혹은 한 권씩 시험공부와 무관한 책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그 역시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뭐든 당장은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해야 재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책은 다른 매체보다 더 저에게 집중력과 몰입을 요구합니다. 숨죽여 책에 집중해 있노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작가 수잔 손탁 (Susan Sontag)은 책을 일러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라고 말했는데, 크게 공감합니다. 독서는 책 내용에 집중하는 일인 동시에 다른 일을 잊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게 망각은 기억만큼이나 소중합니다. 그리고 무관심은 관심만큼이나 소중합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어찌어찌하다 보니, 올겨울에 창간될 『Seoul Review of Books』(서울 리뷰 오브 북스)』라는 서평지 편집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 내는 서평지는 어떤가 하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책의 역사나 서평의 역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어보려고 합니다.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공부란 무엇인가』는 목전의 효용에 연연하지 않는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책에 담긴 공부 이야기에 공감하는 독자가 있다면, 그러한 공부를 시도한 결과 태어난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제 다음 책을 읽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바로 올겨울에 출간되는 『중국정치사상사』라는 책입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접점에 서 있기에 한층 흥미로운 분야인, 정치사상사에 관심 있는 독자, 그리고 동아시아를 좀 더 깊이 이해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각기 다른 시점에 다른 관심을 가지고 읽어 온 책들에 일률적인 순위를 매길 수 없어서, 대신 다섯 부류의 책들을 추천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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