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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중훈의 서재 여행작가

노중훈은 여행작가로, 20년째 여행 중이다. ‘몇 개 국 몇 개 도시를 다녔다’는 말을 싫어한다. 모래성 같은 미식 풍경 속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우리 이웃의 끼니를 돌봐온, 허름하고 정겨운 ‘풀뿌리 식당’을 기꺼이 찾아 쏘다닌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고, 낡고, 허름한 식당들을 모아 『식당 골라주는 남자』를 펴냈고 『백년식당』『노포의 장사법』의 사진으로 참여했다. 돌아다니고 많이 먹는 것 이외에 줄기차게 해온 일로는 라디오 출연이 있다. MBC 라디오 <노중훈의 여행의 맛>과 유튜브 채널 펀플렉스 <노중훈의 할매와 밥상>의 진행자로 여행의 ‘참맛’을 설파하고 있다. 최근에는 할머니 식당에서 발견한 삶의 조각들을 담은『할매, 밥 됩니까』를 출간했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정확한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삼국지』와 김용 작가의 무협지들을 미친 듯이 읽으며 희열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 이렇게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니. 아,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이 얽히고설키다니. 아, 이 모든 것을 관장하는 작가는 조물주구나.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었고, 끝없이 경탄했습니다. 『영웅문』을 비롯해 김용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구해 탐독했으며, 『삼국지』는 여러 작가의 것을 섭렵했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일주일에 다섯 개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합니다. 강연도 자주 다닙니다. 끊임없이 ‘할머니 식당’을 찾아다니며 자질구레한 것들을 묻고 또 묻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화제를 주도합니다. 그러니 입이 쉴 틈이 없고, 입을 닫을 겨를이 없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입이 쉬어서 좋습니다. 입에는 자물쇠를 채우고 마음의 빗장은 엽니다. 묻지 않고 따지지 않고, 온전히 듣고 마음껏 상상해서 좋습니다.

요즘 작가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원래도 그런 성향이 있었지만 갈수록 범위를 줄이는 여행, 머무는 여행, 뺄셈의 여행에 마음이 쓰입니다. 갈수록 호쾌한 자연, 찬란한 유적, 격렬한 전설을 돌아보는 일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전국 단위가 아닌 지역에서 발간하는 잡지, 부정기적이기는 하지만 평범한 이웃의 내력을 담아내는 마을 소식지, 희미해지는 구도심의 발자취를 엮은 단행본, 한 명 혹은 한 집단을 오랜 시간 관찰해서 완성한 인터뷰 책 등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할매, 밥 됩니까』를 펴내며 가장 조바심쳤던 부분은 ‘할머니’로 대변되는, 오랫동안 한곳에서 한 가지 일에 매진한 사람들의 시간이 책을 읽고 슬쩍 한번 들른 누군가에 의해 손쉽게 평가되거나 함부로 훼손되는 것이었습니다. ‘맛집’ 책이 아니라고 간곡한 심정으로 서문에서 밝혔지만 주관적인 입맛을 절대적인 기준 삼아 음식에 대한 품평을 쏟아내고, 음식을 넘어 식당에 빼곡하게 쌓인 시간을 가벼이 보는 사람들이 있을까 매우 두렵습니다. ‘할머니’라고 해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은 아니겠지만 식당에 그들먹하게 고여 있는 그분들의 삶과 노동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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