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의 여왕’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50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는 대기록의 여왕이다. 찬란한 위용의 그 위대한 기록들은 아무도 따를 수가 없다. 먼저 그는 음반, 영화, 뮤지컬 3분야를 정복했다는 증거로서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글ㆍ사진 이즘
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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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는 대기록의 여왕이다. 찬란한 위용의 그 위대한 기록들은 아무도 따를 수가 없다. 먼저 그는 음반, 영화, 뮤지컬 3분야를 정복했다는 증거로서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가 집계한 역대 최고 음반판매량의 톱10 아티스트 가운데 여성 가수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들었으며 로큰롤이 아닌 분야의 가수 중 유일하다는 것도 빛나는 궤적이다.

바브라는 음반만 내면 히트를 기록했다. 역시 RIAA 집계로 여가수 가운데 그는 역사상 가장 많은 빌보드 톱10 앨범을 기록했다. 1963년부터 무려 31장이 히트의 기준인 10위 안에 랭크되었다. 입이 벌어질 경이로운 성과다. 이것은 바브라의 신보가 나왔다 하면 상당수 미국인들이 그 앨범을 구매했다는 얘기다. 거의 편애 수준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기억해야 할 대기록은 2009년 앨범 에 이르러 방점을 찍는다. 1942년생으로 우리 나이 예순 여덟이라는 말년의 앨범이었음에도 이 앨범은 당당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을 호령했다. 이 쾌거로 바브라는 1960년대(1964년 1위), 1970년대(1974년 < The Way We Were> 1위), 1980년대(1980년 , 1985년 1위), 1990년대(1993년 , 1997년 1위) 에 이어 2000년대에도 넘버원 앨범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다섯 번의 10년(Decade)을 정복한 이 찬란한 기록은 대중가수 누구도 넘보지 못한 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감탄을 부른다.

무엇이 바브라를 우리 시대가 가장 사랑한 '뮤직 퀸'으로 등극시킨 걸까하는 물음은 우문(愚問)일 것이다. 결론 하면 그는 너무도 노래를 잘한다. 한마디로 '반세기가 보증한 싱잉 퀸'이다. 메조소프라노(아니면 콘트랄토)의 음역으로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2옥타브 이상을 능수능란하게 흠결 없이 비행한다.


한두 음 위 아래로 더 넓게 볼 수도 있지만 1옥타브 미(E)에서 2옥타브 솔(G)까지는 실로 완벽하다. 정확한 음의 구사에다가 홀릴 듯한 미성, 빼어난 호흡, 비트감각 그리고 노래에 대한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더욱이 바브라를 돋보이게 해준 특별한 재능은 세월에 따라 그 음역과 파워가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곧 출시될 앨범 에서 그 경이적 불변(不變)을 여지없이 알려주는 대목이 있다. 15번째 트랙 「People」은 뮤지컬 <퍼니 걸>에 삽입된 곡으로 1964년 빌보드 싱글차트 5위에 오른 출세작이다. 1963년 12월에 레코딩한 이 곡에 이어 다음 열여섯 번째 트랙 「Smile」은 2003년에 발표한 앨범 의 첫 수록곡이다(1936년 찰리 채플린 영화 <모던 타임즈>를 통해 소개되었고 찰리 채플린이 직접 썼다).

두 곡의 시차는 무려 40년에 이른다. 하지만 파워에 있어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듣는 사람에게 시원함을 주는 판타지 가창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그토록 긴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한창 젊었을 때의 그 가창을 그래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앨범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히트곡 콜렉션이 아니다. 그랬다면 그를 기억하는데 필수인 1970년 히트작인 「Stoney end」(빌보드 6위)나 1977년의 「My heart belongs to me」(4위), 1979년 영화 <메인 이벤트>의 삽입곡인 「The main event/Fight」(3위) 그리고 1996년 골드 싱글인 브라이언 애덤스와의 듀엣 송 「I finally found someone」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앨범은 히트차트 성적과 무관하게 앨범과 싱글을 망라해 바브라 이력의 정점의 순간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바브라 하면 떠오르는 빅히트 넘버들, 예를 들면 「People」, 「The way we were」(1위), 영화 <스타탄생(A star is born)>의 러브 테마 「Evergreen(Love theme from」(1위), 닐 다이아몬드와 호흡을 고른 1979년의 블록버스터 「You don't bring me flowers」(1위) 그리고 생애 최고의 히트 모멘트인 1980년의 「Woman in love」가 당연히 수록되었지만 앨범의 주요 트랙 그리고 영화와 뮤지컬 쪽의 대표곡도 대거 포함시켰다.

뮤지컬로, 영화로 대성공한 <퍼니 걸>에서 「Funny girl」 아닌 「Don't rain on my parade」를 골랐고 영화 <옌틀(Yentl)>에서도 싱글로 나온 「The way he makes me feel」말고 기성세대가 대표적으로 선호하는 곡 「Papa, can you hear me?」를 택했다. 뮤지컬 레퍼토리로는 걸작 에서 스테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의 명작 「Send in the clowns」, 스테판 손드하임과 레너드 번스타인이 엮어낸 명품 레퍼토리 「Somewhere」 그리고 1993년 의 후속편이라고 할 의 「As we never said goodbye」가 포함되었다. 싱글차트 성적은 평범했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바브라 가창의 절정 <캐츠>의 「Memory」도 들어갔다.

그의 반세기 활동을 더듬어 볼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최근 노래에 비중을 높인 것도 앨범의 미덕이다. 셀린 디온과 함께 디바 세계의 환상을 제공했던 1997년의 「Tell him」, 바브라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곡으로 알려진 1999년의 「I've dreamed of you」, 비지스의 배리 깁(Barry Gibb)과 꾸려낸 1980년 대박 발표 25주년을 맞아 2005년에 만든 후속작품 에 수록된 「Stranger in a strange land」(역시 배리 깁의 동물적 팝 본능과 바브라의 명품 가창이 결합된 팝의 걸작이다) 등은 후반기 곡들이다. 지난해 의 「In the wee small hours of the morning」이 가장 최신의 레퍼토리로 한 트랙을 장식하고 있다.

장구한 50년의 노래 세월을 훑을 수 있도록 아마도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직접 선곡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대순으로 편집하지 않은 것도 젊었을 때와 중년 그리고 지금의 노년을 굳이 염두에 두지 않고 청취하라는 주문인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1960년대 노래와 요즘의 노래가 별 차이가 없다.

앨범은 한마디로 히트 아닌 베스트 컬렉션이며 그 선곡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아닐 수 없다. 왜 그녀가 음반, 영화, 뮤지컬의 삼국통일 위업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인 동시에 그 이유가 뭔지를 알 수 있는 앨범이다. 족히 두 세대는 바뀌었을 반세기가 지나도록 팬들이 그 곁에 아직 수두룩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바브라는 진정한 대중가수다. 젊었을 때 강렬한 록을 들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바브라를 찾게 된다는 점을 전제하면 앞으로도 대중들이 그의 곁을 떠날 것 같지는 않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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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31

바브라 스타라이샌드도 하나의 아이콘이라고 말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과 사랑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지요. 그만큼 노력도 많이 하고 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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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