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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남을 겁니다", 실력파 신인가수 ‘쿤타 & 뉴올리언스’

“스스로 걸어 들어온 이상 꼭 살아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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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걸어 들어온 이상 꼭 살아남을 거”라고 다짐하는 쿤타, “세계적으로 한국을 빛낼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뉴올리언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아서 그럴까?

‘쿤타 & 뉴올리언스’의 첫 번째 앨범 〈Koonta in Nuoliunce〉에 수록된 ‘Mama’를 처음 들었을 때 필자는 깜짝 놀랐다. 힙합과 레게가 혼재된 듯한 사운드는 매우 새롭게 느껴졌고, 노래를 듣고 있으면 비통, 슬픔, 분노와 같은 정서가 가슴으로 전달되는 듯했다. 강요되고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정서에 감정이입 되는 듯한 느낌. ‘Rosa’와 같은 곡은 어떤가? 쿵작쿵작 전형적인 레게 리듬에 맞추어진 노래가 마냥 사랑스럽고 흥겹다. 더 놀랄 만한 것은 이번 앨범이 그들의 첫 번째 앨범이라는 점, 그리고 이 앨범에 수록된 모든 노래를 쿤타와 뉴올리언스 둘이서만 만들었다는 점이다. 노랫말, 작곡, 편곡, 믹싱, 프로듀스까지 전 과정을.

‘지난 5년 동안 국내 음반 시장의 규모가 73.5% 축소되었다’라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자료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발매되는 CD’도, ‘팔리는 CD’도 점점 줄어드는 요즘의 어려운 음반 시장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을 들고 나와 음반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멜론 루키’가 선정한 2006 최고의 기대주 ‘쿤타 & 뉴올리언스’를 만났다. 홍대 앞 주차장 거리, 차가운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레게 파마 때문이었을까? 딱 벌어진 어깨가 늠름해 보이는 뉴올리언스(프로듀스 담당), 섬세한 듯 털털해 보이는 쿤타(보컬, 노랫말, 작곡 담당)와 함께 홍대 근처 카페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모두 이 둘을 쳐다본다. 건드리기만 해도 새로운 악상이 나올 것만 같이 생동감 넘치는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 청년들을 말이다.

인터뷰어 : 사실 음악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굉장히 새롭고, 글로벌하다고나 할까요? 우리 음악 맞아? 그랬어요. 음악을 어디서 배우셨나요?

뉴올리언스 : 저희가 하는 음악을 배울 곳은 사실 없어요. 저희가 좋아하는 외국 뮤지션의 CD 이외에는 말이죠. 그래서 배우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고, 그 사람들의 음악을 듣고 스스로 배운 거죠. 음악을 처음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수업시간에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서 아이들과 데모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쿤타 :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집시 탬버린’이라는 팀을 만들어서 활동했어요. 그런데 흑인 음악이 어차피 길거리에서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저도 계속 길거리에서 배웠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혼자서 그렇게 배워 왔어요.

인터뷰어 : 방금 길거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Mama’와 같은 노래를 들어보면 보컬에서 묻어나오는 정서가 이십 대의 것 같지가 않아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진정성이 묻어나온다고 할까요?

쿤타 : 제가 음악인으로서 꿈이 있는데, 거지도 그냥 거지가 아니고 왕거지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저는 음악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거장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그들을 닮아보려고 애쓰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멜론 루키’가 선정한 2006 최고의 기대주 ‘쿤타 & 뉴올리언스’(왼쪽: 뉴올리언스, 오른쪽 : 쿤타)


인터뷰어 : 이번 앨범에 실린 노래의 주요 장르가 레게와 힙합인데, 이 장르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뉴올리언스 : 좋아서죠. 그리고 해오던 거고요. 사실 저는 쿤타를 만나기 전에 레게를 하지는 않았어요.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고, 힙합을 주로 만들었는데 이 친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려다 보니까 레게를 하게 되었어요. 사실 이번 앨범에서 완전한 레게는 ‘Rosa’뿐인데, ‘Rosa’ 이외의 노래에서 나오는 레게적인 면이 이 친구에게서 나온 거죠.

인터뷰어 : 뉴올리언스가 생각했을 때, 쿤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뉴올리언스 : 음악적인 면에서 최대의 장점은 야성 같아요.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것.

비단 음악 작업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도 하고 자주 이야기를 나눌 만큼 쿤타와 뉴올리언스는 서로 친하지만, 둘은 많이 다르다. 쿤타는 뉴올리언스가 말한 것처럼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굉장히 에너지가 농축된 듯 툭툭 던지는 말이 파워풀하고, 뉴올리언스는 표현해야 하는 음악적 성취를 위해 분석하고 관찰하고 대화하는 프로듀서답게 논리정연하고 차분하다. 뉴올리언스는 얼마 전 KBS의 <낭독의 발견>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재미있는 사건을 경험했다고 한다.

뉴올리언스 : 제가 이번에 <비처럼 음악처럼> 싱글을 내면서 김용택 님의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로 작업을 했거든요. 얼마 전 <낭독의 발견>에 출연하여 공연을 하기도 했고요. 김용택 님이 그 방송을 보시고 마음에 든다며 사무실로 직접 전화를 주셨어요. 그리고 소포로 자신의 시집 전부를 보내주셨더라고요. 김용택 시인이 좋아해 주신다니 정말 좋았어요. 굉장히 보람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제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을 원래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지 음악으로 이런 문학적인 면에도 접근을 하고 싶어요. 그런 계기를 많이 마련해보고 싶고요.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고민, 작품성과 대중성. 유재하, 조동익처럼 우리나라 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할 노래를 만들 것인가. 이 패기만만한 스물다섯 살의 젊은 듀오는 단호하다.

뉴올리언스 : 대중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익숙하냐, 익숙하지 않으냐의 차이에요. 사실 저희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을 한다면, 저희는 새롭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식상한 것을 들고 나와 봤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저희는 새로운 음악을 예전부터 지향해 왔고 그것은 창작인으로서 누구나 다 갖추어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왔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공감해 주시거나 그 순간의 공감을 원치 않아요. 두세 번 들어도 좋을 음악이구나, 이런 평가를 원해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은 저희가 아니더라도 다른 가수분들이 많이 하고 있잖아요. 저희는 좀 더 높은 청취력을 지닌 분들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했다는 사실에 흐뭇하고 알아주신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쿤타 :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계속 이런 추세로 간다면 장차 내 자식이 들을 만한 좋은 음악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우리나라에서 좋은 음악은 사실 언더에서도 좋은 음악 찾기가 어렵고요. 오버에서도 좋은 음악 찾기가 어려워요. 저희는 대중적이다 혹은 대중적이지 않다, 라는 문제보다는 외국의 좋은 음악을 우리식으로 재해석하여 발전시키고 싶어요.

뉴올리언스 : 음반 시장이 불황이라고 해도 일 년에 엄청나게 많은 음반은 나오잖아요. 퀼리티 문제는 배제를 하더라도요. 그랬을 때 당장 몇 달 동안은 신보니까 방송에서 들려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의 이 앨범이 만약 대중적인 코드의 앨범이라면 2,3년 지났을 때 아무도 찾지 않을 거예요. 자리만 차지하고 먼지만 쌓이고 시대적인 낭비가 될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열심히 해서요, ‘쿤타&뉴올리언스’의 첫 번째 앨범을 사신 분들이 이 앨범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만족할 수 있는, 어찌 보면 그 희소성에서 가치 있는 음반을 샀다는 것, 그런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만든 음악을 버리고 또 버리는 과정을 이겨낸 튼튼한 음악만 담긴 이번 1집 앨범. 정말 스스로 당당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음악을 만들었지만 음악 하는 것은 웬만한 각오와 의지가 없으면 견디기가 어렵단다.

쿤타 : 친형이 있는데요. 저랑 연년생이라 친구처럼 지내요. 이번에 앨범 냈다고 하니까 “야, 너도 이제 돈 많이 버는 거야?” 그러더라고요. 그 후 제가 활동하는 것을 한 달 정도 지켜보더니 “너 진짜 힘들겠다” 그러면서 돈 만 원을 줬어요. 택시 타고 가라면서요. 이 바닥은 상위에 있는 몇 명만 성공할 수 있는 구조예요. 그래서 마음이 싸하죠.

"저희는 살아남을 겁니다“ -‘쿤타&뉴올리언스’


“스스로 걸어 들어온 이상 꼭 살아남을 거”라고 다짐하는 쿤타, “세계적으로 한국을 빛낼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뉴올리언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아서 그럴까? 사뭇 비장하기까지 한 이들의 각오는 공허하게 들리지 않고 오히려 이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단순히 성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까지 헤아리며 차근차근 공부하는 마음으로 질주하리라 다짐하는 ‘쿤타&뉴올리언스’의 2007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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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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