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투정하는 아이들의 습관 어떻게 고칠까? -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로렌차일드

전 세계 아이들을 이야기로 이어주는 동화작가, 로렌차일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세계적인 동화작가 로렌차일드가 한국에 잠시 방문했다. 그녀는 유네스코 협력 활동을 위해 몽골로 가는 길이었다. 로렌 차일드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채널예스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그림계의 팝 아티스트

세계적인 동화작가 로렌차일드가 한국에 잠시 방문했다. 그녀는 유네스코 협력 활동을 위해 몽골로 가는 길이었다. 로렌 차일드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채널예스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금발의 로렌차일드는 차이나 칼라의 웃옷을 입고 나타났다. 인터뷰 중 그녀의 눈빛이나 웃음 속에 여행의 피로보다는 낯선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물씬했다.

로렌차일드는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라는 작품으로, 해마다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을 수상했다. 동화 속 주인공 ‘찰리와 롤라’가 등장하는 『난 학교가기 싫어』 『난 하나도 안 졸려, 잠자기 싫어!』 시리즈는 큰 인기를 얻어 팝업북,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다.


‘찰리와 롤라’ 시리즈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경험 앞에서 으레 ‘안 먹어, 안 자, 안 가’를 선언하는 여동생 롤라의 습관을 고쳐주는 오빠 찰리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야기들이다. 이 남매는 실제 덴마크에서 본 아이들을 모델로 했다. 롤라와 비슷한 나이 대의 어린아이에게서 누구나 발견할 만한 습관을 녹여내, 어른들과 아이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작품이다.

그녀의 그림은 단순한 선과 화려한 색감이 먼저 눈에 띈다. 글과 그림의 역동적인 구성으로 한눈에 잡아끄는 흡입력이 강하다. 사진과 그림, 다양한 패턴을 활용한 콜라주 기법을 주로 사용해, 로렌 차일드는 그림책의 팝 아티스트라고도 불린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려움 찾아봐”


그녀는 자신의 어린시절이 지금의 자신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때의 기억과 생각이 작품 활동의 가장 큰 소재가 되어준다. “대부분 어렸을 때 느낀 것들을 떠올린다. 편식 같은 일은 어른에게 별 일이 아니지만, 아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네 살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쓸 때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찾아본다. 그리고 ‘나는 이랬지’ 하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로렌차일드의 어린시절, 그녀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분은 아버지셨다. 부모님이 두 분 모두 교사였지만, 특히 미술을 가르쳤던 아버지는 로렌차일드가 그림을 그리는데 항상 격려를 해 줬다.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갤러리에 자주 데려가 고전 뿐 아니라 현대적인 그림도 접하게 하셨다. 그런 경험이 지금 재료 사용이나 이야기 스타일을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67년 영국에서 태어난 로렌은 세 자매 중 둘째로 자랐다. “내가중간에 끼어서 성장한 일도, 나의 이야기에 간접적인 많은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자매들 사이의 에피소드가 이야기에 많이 녹아있고, 집안 식구들이 유쾌했다. 특히 할아버지나 삼촌이 가족 멤버 중 가장 유쾌한 분이어서 내가 제일 좋아했다.”

로렌 차일드는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고, 이후 샹들리에 상단을 장식하는 디자인 회사를 차려 운영했다. 그녀가 평소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던 동료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녀 역시 처음에는 그림책을 들고 출판사를 전전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 나온 작품이 1999년도의 『클라리스 빈』 시리즈다.


“자신만의 것을 발견할 때까지 노력하라”


이름부터 아이들과 친화성을 느끼게 하는 로렌 차일드(child). 그녀는 자신의 작품 속 아이들의 이름도 숙고해서 짓고 있었다. “‘찰리와 롤라’는 한국의 철수와 영희 만큼이나 굉장히 흔한 이름이다. 아이들에게 너도 찰리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셈이다. ‘클라라’라는 이름은 상당히 옛날 이름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서 일부러 쓰고 있다. 그밖에 도시 이름을 쓰는 경우도 있고, 동화의 나오는 이름은 각각 이유가 있다.”

‘찰리와 롤라’는 영국 BBC. 한국 EBS 등 세계 각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그녀는 TV작업에 대한 솔직한 감상도 전해주었다. “책은 나와 디자이너, 에디터 세 명이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나만의 색깔이 많이 들어가지만, TV는 52명이 협업을 하는 일이다. 상당히 흥미롭긴 한데, 마지막 순간에 가서는 캐릭터들이 기존의 모습과 멀어졌다는 느낌도 없진 않다. TV작업이 좋긴 하지만, 분명 원작과는 다른 점이 있긴 하다.”

로렌차일드는 “일하는 순간이 가장 즐거운 순간”이라며 작가가 된 보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활기차고 이전보다 높아진 목소리 톤으로 말했다. “일 할 때 가장 마지막 순간에 제일 흥분된다. 그때는 스트레스가 없고, 안될 거란 생각보다 잘 될 거란 생각이 들어서 좋다.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하고, 리드하는 일이 좋다. 무엇보다 글 쓰는 것 자체가 좋다. 그림 작업을 하는 일은 분명 어렵지만,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는 일 자체는 평화롭고 즐겁다.”

자신이 다른 동화책을 보며 영향을 받았듯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배우고 익히고 있는 후배에게도 한마디를 남겼다. “어떤 작가든지 자기만의 방법으로 작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출간된 동화들을 많이 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흥미로운 것에 체크를 해 둬라. 작업을 하면서 ‘누구의 것과 많이 비슷하구나’ 생각할 만큼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을 넘어 자신의 것을 발견할 때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My Life is a story, 전 세계 아이들의 희망과 상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길거리의 쥐를 모델로 한 동화책 ‘The pesky rat’.
마지막 페이지에는 전 세계 아이들의 사연이 담겨있다.

로렌차일드는 2008년 12월 12일 유네스코 ‘평화의 예술가’로 선정되었다. 그녀는 유네스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빈민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이끌어가고 있다. 346개의 민간단체와 함께 93개국에서 자연 재해로 고통을 받거나 불법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 거리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돕는 일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시각 장애인 학교에 악기를 지원해주고, 오디오 북을 지원해준다. 어떤 나라에서는 마샬 아츠(martial arts)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샬 아츠를 통해서 분노를 제어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어려운 아이들을 모아서 서커스 스킬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런 일에 재정적으로 돈을 모아 지원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로렌차일드는 이 중에서도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일의 중요성을 알리는 ‘내 삶이 곧 이야기(My life is a story)’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 7월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극심한 빈민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세계의 사람들에게 수많은 어린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이들의 희망과 상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지금도 웹사이트(www.mylifeisastory.org)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유럽의 대형 출판사인 ‘아셰트 어린이 출판사’와 협력하여, 로렌차일드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요런 고얀 놈의 생쥐』를 유네스코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했다. 로렌차일드는 이날, 그 책을 보여주며 이 캠페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작품은 쥐에 관한 것이다. 특히 길거리에 있는 쥐를 모델로 했다. 보통 사람들은 쥐를 혐오한다. 우리가 다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쥐를 통해서 길거리의 부랑자들을 눈여겨보게 하고, 부모랑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행운인지 얘기하고 있다.”

“책 뒤에 보면, 각국의 어린이들의 사연을 하나씩 뽑아서, 라이프 스토리를 옮겨놓았다. 읽어보면 전 세계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하게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다. 느끼고 통하는 것은 비슷하다.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바로 다음날 아침 몽골행 비행기로 떠나는 로렌차일드는 예전부터 몽골을 꼭 방문해보고 싶었다며, 그곳에서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만간 ‘루비 레드 포트(rubby red fort)’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9세~13세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차기작이 마무리되면 세계 투어를 할 생각이다. 프로모션 관련해서 한국을 방문할 일을 것 같다. 그게 아니더라도 한국은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4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