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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재미있고 장난스러운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윤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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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찾아간 윤하는 전보다 고민이 많아 보였다. 벌써 데뷔한 지도 햇수로 5년, 자신의 뜻과 다르게 흘러가는 행보에도 많은 사람들은 오로지...

4년 만에 다시 찾아간 윤하는 전보다 고민이 많아 보였다. 벌써 데뷔한 지도 햇수로 5년, 자신의 뜻과 다르게 흘러가는 행보에도 많은 사람들은 오로지 윤하의 탓만을 하며 새로운 걸음을 내딛으려 하는 그에게 불안감과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기대감이 크면 실망감 또한 크다는 말이 이 상황에 가장 적확한 구절인 듯 했고, 딱히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날들이 본인에게도 힘겨웠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를 만든다고 했던가. 자신의 꿈이었던 라디오 디제이, 그것도 ‘별이 빛나는 밤에’의 진행(별밤지기)을 맡게 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날들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감지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겨 삶이 너무 즐거워졌다.”“싱글이 아닌 10여곡으로 꽉 채워져 있는 하나의 완성도 있는 컨셉트 앨범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일”이라며 가수로서의 열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라디오를 들었는데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한 달 동안 진행해 본 소감을 말해본다면.

“재미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생각했던 예전의 < 별이 빛나는 밤에 >(이하 별밤)와는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라디오가 일대일로 이야기해주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약간 왁자지껄 분위기로 많이 바뀌어서 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즐거워요. 카메라 울렁증이 심해서 TV 출연할 때는 훨씬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이렇게 방송하지는 못했거든요.( 「비밀번호 486」을 부를 때는 굉장히 당당한 모습이었지 않느냐하고 묻자 ) 그땐 처음이라서 세상물정을 몰라 겁이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좀 알고 나니까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무서워지더라고요. 그 자료가 평생 남는 거잖아요.”

라디오 디제이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의 심정이 어땠나.

“너무 좋았어요. 사실 「비밀번호 486」을 할 때도 이야기가 있긴 했었는데 제가 어렸던 데다가 너무 바빠서 수락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 후로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적으로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을 못한 점들이 많아서 제 위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라디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찾아올까 싶기도 했고요.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의외의 제안이 왔고 거기다가 프로그램이 별밤이라니.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지금을 잘 겪어내라고 선물을 주시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며 자랐나.

“물론 별밤도 들었지만 그보다 어렸을 적에는 어머니가 틀어놓은 (박원웅의) 골든디스크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 때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어머니가 음악을 많이 좋아하셔서 라디오를 즐겨 들으시곤 했었어요.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음반을 구입하는 대신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을 테이프에 녹음하시곤 하셨거든요. 그때부터 ‘테이프에다 녹음을 하면 오래 들을 수 있는 거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는 어머니처럼 좋아하는 음악을 녹음해서 자주 듣곤 했었습니다.”

라디오의 어떤 면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

“전화통화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사실 디제이 자체로서의 매력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시작한지 한 달 밖에 안 되기도 했고…… 그냥 지금은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부모님 말을 잘 안 들으면서도 디제이가 해주는 말은 듣게 되곤 했었거든요. 일대일로 소통하는 느낌을 굉장히 동경했던 것 같아요. 친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는 것들을 사연으로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라디오를 들으면서 ‘나도 이렇게 진행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롤모델이 있다면.

“배철수 선배님과 김창완 선배님이요. 두 분은 분명 다른 타입이시지만 자신들만의 세계로 청취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굉장하시거든요. 물론 음악에도 박식하셔서 순간순간 시의적절하게 노래를 선곡하시는 능력도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 디제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 중에는 그런 분들이 아직 없으니까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배철수 씨도 게스트로 모셨었는데 그때 뭐라고 하시던가.

“ ‘그냥 막 해.’ 라고 하셨어요.(웃음) 밥을 먹듯이 매일 해야 하는 것이니까 부담을 가지거나 일정한 틀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곳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다 드러내고 보여주되, 매일 자신이 했던 방송을 빡빡하게 모니터하지는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한마디가 굉장히 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었던 것 같아요.”

라디오 첫 주 진행이 굉장히 불안정했다. ‘아무리 처음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늦지 않았으니 가망성이 안보이면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시선도 많았다. 처음이라 너무 긴장해서 그랬나. 너무나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욕심이 나 자기 억제를 하지 못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분명 그런 게 좀 있었어요. 첫날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벽에 부딪혔던 원인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 탓에 갈피를 잡지 못해서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몰랐고, 음악도 귀에 들어오는 것만 주로 듣는 지라 최신 가요도 많이 꿰뚫고 있지는 못했거든요. 별밤이라는 프로그램이 요즘은 아이돌을 많이 다루는데다가 템포와 진행이 빨라 하루에 스무 장이나 되는 대본을 소화해야 한다는 압박도 심했던 것 같고요.”

그래도 한 달이 지났는데 상당히 안정된 것을 보니 적응이 빠른 모양이다.(웃음) 매주 토요일에 한 곡씩 라이브를 하는 윤하 잇 송(it song)코너는 누구의 제안인가? 얼마 전에「내가 아는 그대」를 불러 화제가 되었는데.

“피디님께서 가수니까 일주일에 한번 씩 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수상한 사연들 코너도 인기다. 콩트를 굉장히 잘하더라. 의외로 천의 목소리라 놀랬다.

“원체 누구 따라하는 것도 좋아하고 모창 하는 것도 좋아해요. 이적 선배님도 예전에 디제이 하실 때 ‘적이네 집’에서 일인 다역을 하셨잖아요. 저도 그런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라디오가 매일 해야 하는 매체이다 보니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성격이나 자아를 발견할 때도 있을 것 같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사실 어렸을 때에는 상당히 외향적이었어요. 그런데 연예계 데뷔를 하면서 내성적으로 변해갔고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2집 때가 특히 힘들었었는데, 아무래도 소포모어 징크스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주위 스태프 분들이 자꾸 스테이시 오리코(Stacie Orrico)를 언급하시곤 했었죠. 저도 물론 「Stuck」을 좋아하긴 했지만 거기서 주저앉기 보다는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처럼 두 번째 앨범을 멋지게 성공시키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했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전반적으로 무게감 있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타이틀곡이 「텔레파시」가 되어서 많이 아쉬웠어요. 최근까지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내성적이 되어가고 우울해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되곤 했었는데 다행히도 별밤지기를 맡으면서 에너지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왜 애를 낳으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그런 마인드, 아 너무 나갔나(웃음) 아니면 애견을 입양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저에게 에너지 발산의 대상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제 자신이나 청취자뿐만 아니라 게스트에게도 즐거움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에요. 정말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웃음) TV에 나가도 방송분량이 얼마 나오지 않아 이야기 좀 하라고 구박 받는 일이 많았는데 그건 단지 타이밍을 몰랐을 뿐이거든요. 그런데 라디오를 하면서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저만의 자질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라디오를 통해서.”

윤하는 대중들이 자신의 어떠한 점에 실망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그것이 자신도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기에 작업에 있어서 의견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인정하는 솔직함을 보였다. 특히 「텔레파시」나 「1, 2, 3」로 활동할 당시를 떠올리며 “책임은 자신이 모두 지는 것이기에 좀 더 주체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요즘 그러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 상황에서 새 앨범을 만든다면 어떤 스타일의 음반을 만들고 싶고 또 어떻게 지휘하고 싶나.

“집 활동할 때에도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했었지만, 역시 각 수록곡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컨셉트 앨범이 좋습니다. 한곡에만 집중해 기승전결을 우겨 넣는 그런 건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해봐야 3분 30초나 4분밖에 안되니까요. 좀 더 재미있고 장난스러운 앨범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난스러운 앨범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피아노를 부각시킬 생각이 있나.

“부각까지는 아니고 톡톡 튀는 악세사리로 쓰고 싶어요. 한 세트라는 느낌보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피아노를 칠 수 있고 기타를 칠 수 있는 내 자신 주체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비밀번호 486」이나「텔레파시」로 인해 ‘피아노를 치며 록음악을 하는 여가수’의 이미지가 굳어져 어쩔 수 없이 피아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담이 많이 됐었어요. 사실 「비밀번호 486」정도는 악기를 잘 다룰 줄 모르는 아이돌도 연습만 좀 하면 누구든지 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확실한 걸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과 압박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커버 곡을 준비해 보여주고 싶었지만 워낙 바빠 그럴 기회도 많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죠. 앞으로 더 자유로워지는 시기가 되면 그런 무대를 많이 마련하고 싶어요. 세션도 직접 하고 싶고요.”


사실 그 이미지의 발단은 일본에서 발표했던「ほうき星(혜성)」라는 곡이 아니었을까 싶다. 「ほうき星(혜성)」란 곡에 대한 지금 생각은 어떤가.

“그 때 당시에는 신선해서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의 모티브는 에이브릴 라빈이었는데, 좀 더 블링블링한 느낌이 나도록 일본 쪽 기획사 사장님께서 만드신 컨셉트였습니다. 물론 제 동의 하에 이루어졌죠. 작업하다 피아노를 넣게 되었는데 회사에서는 치면서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며 그 곡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곡까지는 좋았는데 후에 「비밀번호 486」과 「텔레파시」를 거치면서 계속 같은 걸 해야만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1.5집이 일본에서 발표했던 곡들을 모아 한국어로 번안해서 불렀던 앨범이었는데, 일본어로 익숙한 곡을 한국어로 다시 부른다는 점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많이 어색했어요. 감정 이입이 전혀 안되었을 뿐 더러 지금도 가사를 못 외워요.(웃음) 팬 서비스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봐도 「해바라기」나 「오렌지 첫사랑」 같은 곡의 번안 가사들은 좀 많이 어색하고, 앨범 분위기도 일본에서 발표한 곡을 한꺼번에 모아놓는 바람에 어수선하기도 했고.(웃음) 한국 팬들이 같이 따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한 것이기에 지나간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텔레파시」와 「1,2,3」로 활동할 때 당시는 컨셉트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가.

“그냥 그랬어요. 참 싫은걸 못하는 성격이긴 한데요. 그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또한 믿고 따라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어쨌든 한번 손을 잡으면 믿음을 가지고 해야 했고, 그때는 또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저를 생각해주는 스태프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책임은 다 제가 져야하는 것이더라고요. 지금에 와서는 이를 인지하고 이러한 사례가 있으니까 스태프를 설득시켜가며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 2, 3」때도 많은 사람들이 “윤하는 곡 받는 운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하자) 그땐 몸도 너무 안 좋았고 면역력도 떨어진 상태였어요. 어린 나이 때부터 시작한 탓이었을 거예요. 솔직히 스타일링도 맘에 들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냥 ‘이런 건 이게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했던 것 같아요.”

일본 2집 < ひとつ空の下(한 하늘 아래) >는 록 앨범도 아니고 발라드 앨범도 아니었기에 신선했다. 전작에 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재미있게 작업하려 노력했습니다. 결과물을 20여곡 만들었을 뿐 수록곡을 고르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자분들께 맡겼기 때문에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앨범에 참여하셨던 뮤지션 분들이 다들 미디로 작업하시는 스타일이라 세션을 많이 쓸 필요가 없어서 그냥 무작정 방안에 갇혀서 한 달 동안 노래했습니다. 그러면서 즉흥으로 멜로디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즐겁게 작업한 앨범이에요. 자유롭고 행복했습니다.”


그린(GreeeeN)의 프로듀서인 진(Jin)과도 작품을 같이 했다. 꽤 오래전 일이지만 싱글<Girl>이 나올 때쯤에 그린과의 합동 프로모션 계획 일정이 잡혀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건 어떻게 되었나.

“그린 쪽에서 여자 솔로가수와 작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하게 된 케이스였어요. 하고 나서는 잘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인연이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합동 프로모션 또한 잘 일이 풀리지 않아 없던 일이 되었죠.”

데파페페(Depapepe)와의 작업한 「お別れですか?(이별인가요?)」굉장히 좋았다. 어떻게 연이 닿게 되었나.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되어 있는 분들이라 친분이 있었습니다. 인디에서 첫 공연 할 때 보러 갔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쭉 친하게 지냈지만 활동 초반에는 데파페페라는 아티스트의 네임밸류가 높다보니까 함께 작업하자고 함부로 말하기가 힘들었어요.”


<Go! Younha> 이후에도 이처럼 앨범을 내긴 했지만 일본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곳에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지만, 지금은 라디오에 전념할 생각이에요. 만약 라디오 디제이 생활을 끝내고 시간이 생긴다면 재도전할 의향도 분명히 있고요. 단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유롭게, 또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처음 일본에서 활동할 때는 어른들의 이해관계가 많아 숨 막히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했거든요. 좀 더 하고 싶은 음악을 맘껏 하고 싶습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발표한 곡 중 가장 맘에 드는 곡을 각각 꼽는다면.

“일본에서 발표한 곡이라면 역시 「うそばっかり(거짓말뿐)」입니다. 작사, 작곡, 편곡까지 혼자 도맡아 해서 그런지 애착이 가요. 한국에서의 작품 중 고르라면 저는 「우산」을 고르고 싶습니다.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역시 「우산」 같아요.”

당시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은 굉장히 폭넓게 인기를 얻었던 곡이기도 했다. 녹음할 때 유희열이 무엇을 주문했나.

“그냥 방치해 놓으셨어요. 그냥 ‘더할래? 다시 한 번 해볼래?’ 라는 말 뿐이셨지요. 덕분에 공부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주문을 따라서 시키는 대로만 했었거든요.”

사실 아이돌을 해야 되는 나이로 볼 수도 있는데 아티스트로 분류가 된다. 아티스트로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팬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다고 생각해요.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은 제 외모에 반한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웃음) 제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고 저의 생각을 좋아해주시고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해주시니까 실망시키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아티스트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사람은 역시 그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요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팬들의 반응을 수집할 수가 있는데,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느끼는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저다운 것을 표출하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기 싫은 것을 하면 역시 얼굴에 나타나나 봐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기를 원한다, 네가 좀 더 주체적으로 앞장서라 등의 의견이 많은 편입니다.”

최근에 가장 즐겨 듣는 음악이 있다면.

“공연을 갔다 와서 그런지 벤 폴즈(Ben Folds)가 다시 좋아졌어요. 사실 저는 벤 폴즈 파이브(Ben Folds Five) 시절을 좋아했지 그 뒤로는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어 잠시 관심을 다른 데에 두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가서 보고는 이 쪽 분야에서 역시 최고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벤 폴즈를 직접 만나고 사진도 같이 찍은 걸로 안다. 그때 무슨 대화를 했나.

“제가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One angry dwarf and 200 solemn faces」를 불렀던 적이 있는데 벤 폴즈가 그걸 봤다고 했어요! 한국에 다시 올 기회가 된다면 함께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해주셨습니다. ”

여성 아티스트로서의 이상향이 있는가.

“약간 애매한 것 같아요. 딱히 이상향은 없지만, 무대를 갖고 놀면서 직선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핑크(Pink)가 참 멋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진행 : 임진모, 황선업
정리 : 황선업
사진 : 김반야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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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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