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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기타와의 만남, 그 한 순간이 내 삶을 바꾸었다”

국민멘토 김태원이 건네는 삶의 힌트 『우연에서 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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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6세부터 47세까지의 제 삶이 녹아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든 힌트죠. 다음 책은 48세부터 80세까지. 두 권으로 끝내겠습니다.

김태원,‘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지난 12일, 환경재단 주최 ‘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이 있었다. 학계, 공무원 계 및 종교, 의료, 스포츠,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과 헌신, 도전과 열정으로 사회에 희망을 준 개인, 단체 33인을 기리는 자리였다.

박원순 시장, 故 이태석 요한 신부, 문학과지성 시인선, <나는꼼수다>팀, <개그콘서트>팀 등 다양한 인사들이 선정되었다. 방송/연예 부분에서는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과 함께 가수 김태원도 ‘2011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로 꼽혔다.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에서 지휘자, 멘토로 각각 활약하며, 국민 할매, 국민 멘토로 떠올랐다. 예능 늦둥이로 방송계에 얼굴을 비춘 지 고작 3년, 김태원은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숨겨 있던 유머와 재치를 발산했고, 동시에 삶에서 길어 올린 나름의 연륜으로 예능에서도 나름의 무게감을 돋보였다.

특히 그가 출연한 방송 이후에는 ‘김태원 어록’이 떠돌 정도로, 울림 있는 한마디로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연륜의 깊이와 아티스트의 감수성이 묻어난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올 한해 시청자들의 가슴 온도를 높였다는 것은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우연에서 기적으로』 삶의 본질에 대한 나만의 이야기



“3등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삼류는 안됩니다.”
“멘토지만, 나는 가르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인생에서 한 번에 무언가가 되는 것은 불행일 수 있습니다. 지금을 도약의 기회로 삼으십시오. 꿈을 버리지 마세요.”
“그대의 인생에서 오늘이 최고의 반전이길 바랍니다.”


권위 없는 멘토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말들이 그의 어록이 되었다. 아티스트로서 자존감을 잃지 않되, 허세를 내려놓게 하는 말이었고, ‘파이팅’이라고 몰아세우기보다는 믿음과 신뢰로 상대의 도전의식을 북돋아 주는 말들이었다. 언제나 1등보다 3등이 많고, 도전하는 자보다 넘어진 사람들이 많기에, 사람들은 그의 말에 큰 위로를 받았다.

단순히 한 줄의 어록이 아니라, 김태원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김태원의 네버엔딩 스토리-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권한다. 1984년 'The End'로 데뷔해, 1986년 ‘부활’로 활동하면서 12장의 앨범을 낸 김태원은 한국 3대 기타리스트로 손꼽혔지만, 어두운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마약, 우울증, 정신병원 입원 등 지금의 김태원에게서 연상하기 어려운 과거들이 그의 이야기 속에 담겼다.



한때 그는 자신이 대인기피증이었다고 밝힌다. 이제 누구보다 사람의 눈을 응시하는 사람이 되었고,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그야말로 어둠에서 빛으로 그는 걸어 나왔다. 『우연에서 기적으로』에는 어렸을 때 콤플렉스를 가졌던 한 소년의 좌절, 음악을 통해 ‘다른 것은 특이한 거구나, 개성이구나’ 발견하고 발전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제 내가 마흔일곱이 됐는데, 만약 여섯 살 때부터 마흔네 살까지의 유치했던 과거는 말끔히 지우고, 마흔다섯부터 예순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다니리라, 하는 건 모순이죠.(…)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건 과거 외엔 없어요. 누구나 과거는 유치하죠. 그렇다고 없애버립니까? 그렇게 하겠다면 죽는 순간까지 계속 지워야 할 겁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그렇게 살 수는 있지만 부디 그렇게 살지 않길 바랍니다. 그것이 그대의 인생에 스쳤던 모든 이들을 존중할 수 있는 최소한이기 때문입니다.(P.117)”



“작년부터 ‘국민멘토’라는 부담스러운 칭호로 불리고 있어요. 강의 문의도 들어오고요. 하지만 저는 음악 하는 사람이잖습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책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저는 스스로 제가 멘토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음악과 더불어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음악인의 이야기지만, 화가의 이야기, 비즈니스맨의 이야기와 같을 수 있습니다. 삶의 본질은 같거든요. 그 본질에 다가서는 데에 저만이 가진 독특함을 적어낸 책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얼핏 글투가 이외수 작가를 닮았다. 지혜를 건네주는 그릇의 모양새와 온도가 닮아있다. 실제로 이외수 작가와 친분이 있다. 종종 만나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라고 한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고 물어보니, 최근 나눈 이야기는 ‘달 뒷면의 아름다움’이라고 대답했다.

“이외수 형님은 제가 추종하는 분입니다. 그분과의 대화는 밤을 새워도 지루하지 않을 이야기죠. 이외수 형님도 아마 말하는 식으로 글을 쓸 걸요. 그래서 비슷하게 느끼신 게 아닐까 싶어요. 비슷하게 느껴졌다면, 정말 영광이고, 작전 성공이네요.(웃음)”

김태원은 음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자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것은 음악뿐 아니라 삶에서도 그가 제일 우선으로 치는 덕목이다. “지금 현재의 삶의 자세가 모든 것을 결정하니까요. 기억은 사실 부록에 불과해요. 현재를 이야기할 때 아름답기 위해서 기억이라는 부록이 필요한 겁니다.”

그 역시 삶의 한순간, 기타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 우연히 중학생 때 잡았던 기타는 그에게 “아주 황홀한 돌파구”였다. “내 앞에 멈칫한 잠깐의 우연이었죠.” 그것이 지금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지금의 이 순간이, 이 우연이 앞으로 어떻게 파생될지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자는 것이고요.”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미래에 대한 그림이 아무것도 없어요. 현재를 최대한 아름답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어떤 것도 조급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하는 모든 일이 제 음악과 관련된 일이고, 지금 쓴 책이나 앞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 영화 역시 모두 일맥상통하는 일이니까요.”

“절망의 시절에 나는 생각했다. 그 순간에도 무언가는 해야 한다고.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지 말아야겠다. 욕을 하지 않겠다.’ 흔한 말이지만 실천은 힘겹다. ‘내 탓이다’는 흔하고도 쉽지 않은 태도를 익혀야 했다. 무언가를 홀로 하고 있다는 위안. 후미진 어딘가에서도 꿈틀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자각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요인이었다.(P.54)”



“죽을 때까지 자만과 싸우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지난 2011년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김태원은 “죽는 그 순간까지 힘들었던 때를 잊지 않겠다.”고 무대 위에서 말했다. 그 말이 내내 인상에 남았다. 그는 남들이 최고라고 손꼽는 그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멘토로 꼽고, 따르고 신뢰하는 데에는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진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늘 기도한다. “자만하지 않게 해 달라. 자만과 죽을 때까지 싸우게 해달라. 죽는 그 순간에 ‘자만’이라는 소리가 들렸을 때, 미소 짓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제가 싸우고 있는 건 그것 하나밖에 없어요. 아직까진 지키고 있고요.”

그는 최근 3년간 TV 출연을 통해 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회고한다. “예능 출연 이후 신세계에 살고 있죠. 영화 속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겪는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버거울 정도로 행복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럴 만하다’는 보상심리는 전혀 없어요. 언제든 다시 내려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살아온 모든 순간이 내 자산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제 더 두려울 게 없어요.”

특히 올해는 그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재작년에는 작년이 불안했고, 작년에는 올해가 불안했어요. 예능에서 소모된다는 것 때문에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덕분에 제가 한 걸음 더 올라갈 수 있었고, <부활> 콘서트 때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와주셨고요.

마흔일곱 살 기타리스트를 환호해주러요. 미국의 ‘롤링 스톤즈’와 ‘에어로 스미스’ 공연의 관중이 모여들던 초기 때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만약에라도 제가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면, 더 이상 여한이 없겠죠.”


 
김태원, 두 번째 '부활' 스토리



죽을 때까지 반전해야 합니다. 단 한순간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영원히 만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고민하십시오. 그리고 궁리하십시오. 언제쯤 반전을 시도해야 하며 언제쯤 이외를 일으키며 언제쯤 고개 숙여야 하고 언제쯤 가슴을 펴야 할지를…….(P.243)



김태원은 이 책 속에 “언젠가는 영화를 할 겁니다. 영화를 하기 위해서 음악을 선택했으니까(P.31)”라고 밝혔다. 최고의 기타리스트. 그리고 예능 늦둥이, 국민멘토 김태원이 어느 날 영화감독으로 나타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는 지금도 작은 우연들을 모아, 기적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장르는 SF다. 힌트를 조금 달라고 했다. “제작비를 거의 쓰지 않는, 순수한 인간만 나오는 영화를 할 거예요. 특수한 장비나 그래픽을 쓰지 않은 SF영화를 상상해보셨습니까? 이야기로만 사람을 취하게 하고, 극장에서 멍한 상태로 걸어 나와 2, 3일은 후유증을 앓게 하는 그런 영화요.”

이 계획 역시 조급함 없이, 현재에 집중하면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그에게 채널예스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했다. 김태원은 “여러분이 심심할까봐 늘 걱정”이란다. "아픈 것처럼 심심한 ?도 슬픈 일입니다. 여러분을 심심치 않게 하려고 제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여러분을 심심하지 않게 했다면, 그것을 전파해서 그대 옆에 있는 사람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퍼져 나간다면 지구가 심심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쓸데없는 고독에 빠지지 않고, 쓸데없는 언쟁을 하지 않을 겁니다. 무언가 회의할 일이 없겠죠. 즐겁게, 단 한 순간도 심각함 없이 인생을 사십시오. 시간에 속지 마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그의 부활 스토리는, 또다시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이 이후의 이야기도 책으로 만나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6세부터 47세까지의 제 삶이 녹아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든 힌트죠. 다음 책은 48세부터 80세까지. 두 권으로 끝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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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우연에서 기적으로

<김태원> 저11,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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