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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윤기 선생 추모 3주기,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경기도 양평 과인재에서 추모 행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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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한글날은 예전보다 한글을 향한 관심이 더 높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故 이윤기 선생이다. 번역가이자, 작가로 평생 우리말과 씨름했던 故 이윤기 선생을 기리는 자리가 10월 13일(음력 9월 9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과인재에서 열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故 이윤기 선생이다. 번역가이자, 작가로 평생 우리말과 씨름했던 故 이윤기 선생을 기리는 자리가 10월 13일(음력 9월 9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과인재에서 열렸다. 과인재는 고인이 쓰던 작업실인데, 과인(過人)은 이윤기 선생의 호로,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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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날 악천후로 장례가 사십구재로 미뤄졌다. 그래서 기일은 8월 27일이지만 2013년 10월 13일(음력 9월 9일)에 추모 행사를 치렀다. 3주년 추모 행사에는 故 이윤기의 가족과 출판계와 문화계 인사들 3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아르고나우따이 소속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를 대표하여 녹색병원 양길승 원장은 “이윤기 선생은 사람과 함께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 더불어 살려면 상대방을 즐겁게 해야 하는데, 그 상대방을 즐겁게 하려면 나 자신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 재미가 없는 자리에서는 항상 이윤기 선생님이 생각난다.”라고 말하며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이 번역한 책 중 유명한 작품이 『그리스인 조르바』다. 조르바가 자유로운 사람, 즐거운 삶을 추구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양길승 원장의 추모사가 뜻깊게 다가온다. 추모사와 함께 고인에게 책 한 권을 바쳤다. 바로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다. 이 책은 여기저기에 발표한 이윤기 선생의 산문을 엮은 것으로, 서문을 딸인 이다희 번역가가 썼다. 이다희 번역가는 고인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면서 서문을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 팀이 가뿐히 승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버지는 TV에서 ‘보여집니다’ 같은 말이 나오면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질색을 했다.
“이럴 때는 ‘보인다’고 하면 되지, ‘보여진다’고 할 필요가 없어. 응? 다희야.” 

(중략)
난 가끔은 좀 조용히 TV만 보고 싶었다. -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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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희 번역가

 

평생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름답고 올바른 우리말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이윤기 선생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책에는 에세이 39편을 담았는데, 언어나 번역 등 다소 추상적인 소재에서부터 한글말을 바로 사용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우리말과 씨름하는 3가지 방법을 논하는 대목에서는 고인의 초인적인 면모가, 한국에서 번역의 전개 과정을 다룬 대목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한편, 좀 더 아름다운 한글을 사용하고 싶은 독자라면 4장인 ‘우리말 사용 설명서’에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 타의 추종을 불허한 한국 최고의 번역가

-그리스인들의 행복과 불행 기준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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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이윤기 저 | 웅진지식하우스
자신을 자유로운 인간의 상징인 조르바와 동일시하며 살아 펄떡이는 말에 유난히 집착했던 언어 천재 이윤기. 서양 언어와 문화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가. 그의 이름을 딴 ‘이윤기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말을 가장 생기 있고 다채롭게 쓰는 작가. 200여 편의 책을 옮긴 한국 최고의 번역가. 이 책은 그가 평생 자신의 언어를 부리며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에 대한 모든 것이다. 여기 실린 39편의 에세이에는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그리고 1977년 등단의 두근거림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고민들이 모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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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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