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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특집] 박지혜, 실그림의 속도만큼 자라는 나

<월간 채널예스>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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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물감과 캔버스 등이 없어도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그려볼 수 있어요. (2018.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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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프리랜서로 웹 디자인과 웹 퍼블리싱을 하면서 프랑스 자수를 하고 있다. ‘실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실그림 제제’라는 이름으로 SNS에 자신만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나를 취미의 세계로 이끈 것은?

웹 디자이너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했는데, 일 외에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다녔어요. 집에서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해보았는데 우연히 자수를 접하고는 푹 빠져버렸습니다. 같은 도안인데도 실의 종류나 색깔, 스티치 기법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거든요. 책도 보고 구글링도 하면서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자수에 ‘실그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워낙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자수를 하며 제가 그린 도안들이 따뜻하게 수놓이는 걸 보면서 마음도
따뜻해졌고요. 자수 하면 떠오르는 고전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틀에 갇히기 싫어서 ‘나는 실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실그림’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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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취미의 균형은?


자수를 시작하고는 자수에 올인하다시피 했어요. 일은 근근이 생활이 될 정도로만 했죠. 한데 좋아서 한 자수도 시간이 흘러 이런저런 제안이 들어오고 책임이 따르면서 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때 잠깐 슬럼프가 왔었는데 다시 취미처럼 즐기려고 노력하면서 좋아졌어요. 사실 본업인 디자인을 하다 보면 자수에 접목해보고 싶은 영감이 떠오르면서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이제는 자수가 제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아 쉬고 싶을 때,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 자연스레 잡게 돼요.


취미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제 작업을 따라 해보면서 힘들었던 부분들이 해결되고 포근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자수를 통해 제가 극복해나갔던 에너지가 전달된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그렇게라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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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자수의 매력이란?


자수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물감과 캔버스 등이 없어도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그려볼 수 있어요. 천천히 실과 바늘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죠.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에 따른 성취감도 크답니다. 또 자수는 기법이 다양해서 응용 기법까지 하면 200개가 넘는데, 저는 많은 기법을 익히지도 않았고 많이 사용하는 기법은 정해져 있어요. 적은 기법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내가 계속하는 이유.


자수를 시작하고 얻은 게 많아요.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고 불안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했어요.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분출할 곳들이 있기도 하지만, 자수는 나를 표현하고 꺼내고 마주하는 수단 중의 하나라서 잔잔히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건강과 일상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차근히 오래오래 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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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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