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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찾는 80일간의 인도 요가 여행

『요가 좀 합니다』 백서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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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시작하고부터 평온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를 잘 알아차리게 된 것 같아요. 나에게 더 집중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2019. 0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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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각양각색의 삶을 살다가, 요가가 좋아서 인도까지 날아와 한 달간 동고동락했던 친구들.


 

하루 9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서 같은 자세로 일하는 직장인들.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요가가 좋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막상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정통 요가는 빈야사, 아쉬탕가 등 종류가 많고 용어가 어려운 반면, ‘다이어트 요가’, ‘뷰티 페이스 요가’ 등은 너무 기능적인 느낌이 든다.  『요가 좀 합니다』  는  이런 초보 ‘요가러’의 마음을 이해하며 차근차근 요가의 세계에 입문하도록 돕는 책이다. 백서현 저자는 직장인으로서 ‘살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가 요가 수행을 하러 인도까지 가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저자는 지나치게 실용적인 조언 대신 솔직하게 요가가 자신의 삶을 바꿔온 과정을 소개한다. “평생 삶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요가를 해나가겠다”는 저자에게 요가의 매력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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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운동’이 아니라 ‘수련’이라고 하셨어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혹시 인도 요가 구루들의 사진을 본 적 있으세요? 엄청나게 유연하고 강한데 퉁퉁하기도 해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 몸과는 좀 거리가 있는데요. 요가 역시 기본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므로 일상에서 움직임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신체적인 효과를 눈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살을 빼고,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운동의 목적이라면 요가는 이와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적이 아니라 행위 자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요가 수행자(yogi)는 어떤 한 동작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보든 안 보든 매일 규칙적으로 매트 위에 서서 숨 쉬고 몸을 움직이는 사람과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특히 요가는 몸뿐만 아니라 몸-마음 건강을 궁극적인 목표로 정립하고, 호흡, 식이, 철학, 명상, 음악, 의학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지식 체계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요가에는 ‘운동’ 보다 ‘수련’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운동을 꾸준히 하기가 어려운데요, 요가를 장기간 해오신 팁이 있다면요?


‘요가’가 잔잔한 운동이라 제 성향과 잘 맞았던 것 같고, 서울 곳곳 요가원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났던 것도 오랫동안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가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인간이라서 3년쯤 지난 후에는 뭔가 새로운 운동을 배울 엄두가 안 났어요. 또 요가는 장르가 다양하다 보니까 하타로 시작했다가 에어리얼 해보다가 아쉬탕가 하는 식으로 한 가지를 하다가 지겨우면 다른 스타일에 도전하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퇴근 후 요가를 하다 80일간의 인도 요가 여행을 떠나셨어요. 계기는 무엇이었고, 직접 떠나보니 상상과 어떻게 같고 달랐나요?


가만히 일만 했는데 체중이 4kg 빠지더라고요. 나름대로 일상에 규칙과 질서를 세워 출근하고, 요가하고 쉬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밸런스가 깨지는 순간이 오니까 매일매일 살아가는 게 힘에 부쳤습니다. 삶의 에너지를 얻고 무너진 리듬을 다시 정비하기 위해서 계기가 필요했고, 원래 좋아하던 요가와 여행을 결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떠나기 전에도 힘들 거라 예상은 했는데 살아보니 생각보다 더 힘들더군요. 아침 6시부터 2시간 동안 힘들게 수련하고, 말 통하는 친구도 없이 혼자 곰팡내 나는 방에서 땀에 전 레깅스를 발로 밟아 빨면서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지?” 싶은 순간이 문득문득 찾아왔어요.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독일, 일본, 미국,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인도는 정말 독특한 나라예요. 가만히 앉아서 머리와 손을 놀리며 살던 사람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온몸을 쓰면서 살아야 하는 부분도 좀 어려웠죠.

 

떠나기 전에는 ‘요가적인 삶’이 어떤 것일까 조금 막연했다면 짧은 기간 맛보기처럼 밀도 높게 경험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삶의 지향성을 이런 방향에 두고 살아도 괜찮구나 알게 된 것 같아요. 아유르베다식으로 요리한 비건 음식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인도에 모여든 세계인의 요가에 대한 관심과 인도 사람들이 느끼는 요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관찰한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고요. 그때 징징거리는 제 전화를 받아준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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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 해변에 앉아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다.

 

 

“살면서 경험하고 행하는 모든 것이 요가의 길에 맞닿아 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요가를 한 뒤,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갑자기 모든 일상이 막 평화로워지고 그런 건 아니지만, 평온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를 순간순간 잘 알아차리게 된 것 같아요. 나에게 더 집중하는 힘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저는 뭔가 화나는 일이 생길 때 왼쪽 목 뒤가 결리고, 마음이 산만할 때 일부러 바쁘게 약속을 잡고, 짜증이 올라왔을 때 숨을 멈추고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데요. 이런 감정의 변화와 몸의 반응을 조금 더 잘 알게 됐어요. 또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데, 머리가 복잡할 때는 만트라나 바잔(bhajan)이라고 불리는 명상 노래 같은 걸 들으면 마음이 좀 가라앉기도 하고요. 가끔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궁금할 때 요가 철학 체계에서 구분해 놓은 기준을 대입해보면서 그렇게 나쁘게 흘러가는 건 아니구나 위안하기도 해요.

 

작가님의 책을 읽고 인도 요가 수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이것 하나만큼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안전이 최고입니다. 한 사람이 안전하게 다녀왔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한 행운이 따르리라는 보장은 없지요. 가보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 막연하게 겁먹는 것도 좋지 않지만 현지의 기본적인 생활 문화나 관습을 존중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인도에는 아그라성, 타지마할, 녹야원, 카주라호 사원 등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이 신성하게 생각하는 멋진 문화유적지가 많은데요. 그 앞에서 외국인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요가 동작을 하면서 사진 찍는 행위는 의도치 않게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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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DASANA 막대기 자세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요가 동작 하나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요가 아사나 동작을 하기는 어려워요. 전체적인 흐름 없이 단순히 한 동작만 뚝 해서는 큰 효과를 볼 수도 없고요.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조용한 공간에서, 몸과 마음을 적절히 준비하고 좋은 선생님과 함께, 혹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동작 수련을 하길 권유 드립니다. 대신 누구나 잠들기 전에 저절로 손과 발을 편안하게 벌리고 눕는 ‘사바아사나’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그때 의식적으로 손가락부터 겨드랑이, 발가락까지 살과 살이 맞닿는 부분 없이 사지를 쭉 펼치고, 몸 구석구석 긴장을 풀어내면서 감각을 하나씩 느껴보세요!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요가를 통해, 무엇을 더 하고 싶으신가요?


요가를 더 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요가와 관련된 여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요가 좀 합니다』  를 읽으신 전국의 ‘요가 덕후’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를 기다립니다. 북토크 일정이 전국 곳곳 작은 공동체들에서 틈틈이 있을 예정인데요, 그때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백서현


 1989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수원과 그 근처 도시에서 자랐다. 2012년 대학을 졸업하고, 그해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첫 번째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서울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요가를 하는 7년 차 회사인, 7년 차 요가하는 사람. 낯선 도시에 가면 언제나 서점과 요가원을 찾는다. 드물게 좋은 것들을 발견하고, 가능한 오래오래 좋아한다.

 

 


 

 

요가 좀 합니다백서현 저 | 에이치비프레스
너무 많은 작업창을 띄워 놓은 컴퓨터가 느려지는 것처럼, 복잡한 것들로 가득찬 삶에도 리셋이 필요하다. 일상의 어느 길목에서 요가를 만난 사람이라면 이제 좀 더 단순하게 요가를 중심으로 삶을 정돈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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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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