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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특집] 내 성격, 바꿀 수 있을까? - 추천책 4권

<월간 채널예스> 202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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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할 때, 학년이 올라갈 때 한번쯤 하는 다짐이 있다. “이번에는 성격 좀 ‘죽이고’ 무던하게 지내야지.” 성격을 바꾸는 것, 말처럼 쉬울까? (2022.02.10)

사진 _타별

먼저 성격을 바꾸겠다는 엄청난 결심을 하기 전에, 전문가들은 성격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격이란 무엇인가』를 쓴 심리학자 브라이언 리틀은 TIPI(10항목 성격 검사)를 소개하면서 성격의 다섯 가지 요소를 언급한다.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 개방성, 외향성이 그것. 하지만 사람들의 성격이 서로 다른 유형으로 칼로 자르듯 나누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연속선상 어딘가에 놓이게 된다.

성실성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체계적이다, 질서 있다, 조심성 있다는 평가를 받고 낮은 점수를 받는다면 무질서하다, 충동적이다 같은 말을 듣는다. 친화성이 높으면 협조적이고 공감을 잘한다. 신경성이 높으면 감정이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편이다. 개방성은 경험에 대해 얼마나 열려 있는지, 새로운 생각과 환경을 잘 수용하는지를 나타낸다. 외향성은 우리가 흔히 아는 내향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브라이언 리틀은 이렇게 타고난 개인의 기질을 일상 요구와 잘 조화시켜야 업무 성취도와 삶의 질을 다 같이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물의 흐름과 동일한 방향으로 헤엄치는 것이 편한 것과 같은 이치랄까?

물론 자신의 기질과 딱 맞는 일을 찾아나가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기질과 상관없이 사회의 요구에 맞춰 성격을 바꾸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자기 성격을 벗어난 상황에도 능숙하게 맞춰나가고 이를 ‘모험’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 당혹스러워하기만 하면 괜찮지, 더 나아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것을 해결하는 정답은 ‘자기 결정’에 있다. 목표가 외부의 강요에서 온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직접 시작한 것이라면,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달성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는 것이 브라이언 리틀의 얘기다.

모든 성격은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애써 성격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는 입장도 있다. 『성격의 탄생』의 저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네틀이 그렇다. 성격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으며 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데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성격에는 혜택(장점)과 비용(단점) 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오롯이 장점으로 가득할 것 같은 성실성을 들여다보자. 성실성이 높으면 절제력이 있고 체계적이고 자신을 잘 통제하며 직업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유연하지 않아 상황의 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아쉬운 점도 있다.

그에 따르면 성격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자기 성격을 바꿀 이유가 없다. 본질적으로 더 좋거나 더 나쁜 성격이란 없으며 자신이 물려받은 성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행동 패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대니얼 네틀의 설명이다. 그는 또 하나 흥미로운 관점도 제시했다. 사람의 성격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나긴 하지만 사회적 역할이나 필요에 맞추어 살다 보면 성격도 점차 변한다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친화력과 성실성은 높아지고 외향성, 개방성, 신경성은 대개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른들이 “나이 먹으면 사람 된다’’고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도 이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성격을 고치기보다는 이처럼 스스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는 시각은 특히 요즘 심리 관련 서적에서 많이 보이는 경향이다. 이채로운 것은, 성격의 다양한 요소 가운데 특히 내향성, 신경성이 강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런 성향을 고치길 권하는 자기 계발서가 유행한 것에 비해, 요즘은 성격적 특성을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시도를 다룬 책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스스로의 예민 함을 받아들이고 그 세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의 주인공 모습을 따라가보자. 책 속에서 INFJ라고 밝힌 데비는 약속이 취소되면 내적 기쁨을 느끼고 사람들과 만난 뒤에는 반드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내향인이다. 예스24에서 무려 9.9점의 별점을 기록 중인 이 책은 수많은 내향인이 자기 자신을 거울에 비춘 것 같다고 공감한 바 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센서티브』는 출간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SNS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이라고 오명을 쓰게 되는 민감한 사람들이 지닌 특별한 능력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사회에서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 등이 민감함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는 칭찬도 덧붙는다.

성격을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애쓰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든 스스로가 결정의 주체가 된다면 해피엔딩에 이르지 않을까? 다만 누군가의 강요, 상황에 의한 압박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의 내면이니 말이다.



성격이란 무엇인가
성격이란 무엇인가
브라이언 리틀 저 | 이창신 역
김영사
성격의 탄생
성격의 탄생
대니얼 네틀 저 | 김상우 역
와이즈북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데비 텅 저 | 최세희 역
윌북(willbook)
센서티브
센서티브
일자 샌드 저 | 김유미 역
다산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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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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