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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다큐 그림책’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 작가 김진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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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환경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강도 하늘도 맑아졌습니다. 인간이 공장을 돌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멈췄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구 환경에 있어 가장 큰 문제아는 인간이라는 것. 다른 생명과 공존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2020.09.16)


매해 이어지는 기상이변으로 세계 곳곳에서 불이 나고 홍수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다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 기후는 어쩌다 보니 생겨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다른 생명들을 존중해야 하고,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환경 다큐 그림책’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는 곰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다. 다큐멘터리 <곰>을 토대로 채인선 작가님과 이 책을 함께 작업한 김진만 피디님을 만나보았다. 



김진만 피디님 하면, 사람들에게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별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하기 전까지 환경에 대한 큰 경각심이나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아마존에 들어가서 부족민의 삶, 그리고 사라져가는 분홍돌고래 보뚜와 화석어 피라루쿠의 생태를 촬영하면서 환경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아마존강에 수은을 뿌려 금을 채취하고, 더 큰 목장과 농장을 갖기 위해 일부러 아마존 정글에 불을 지릅니다. 개발은 아마존의 생명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남극의 눈물을 촬영하기 위해 1년간 남극대륙에 들어갔었습니다. 그곳의 환경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기후변화로 남극의 빙하는 녹고 수백 수천 년 동안 안전하게 살던 펭귄, 고래, 해표들은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들로 인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환경 다큐 그림책’이라는 어린이 책 작업을 제안받으셨을 때 부담스럽진 않으셨나요? 혹은 작업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한 번도 동화를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지구의 환경은 어린이들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어린이들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은 지구에서 살아갈 날들이 많지 않습니다. 솔직히 미안함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어린이들이 아닌데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번 작업을 통해 영상 매체인 다큐멘터리 작업과 글을 쓰는 작업의 장단점을 느끼셨을까요?

젊은 세대들을 흔히 영상 세대라고 하죠. 기성세대들은 필요한 지식을 주로 책에서 얻은 것에 비해 젊은 세대들은 영상에서 얻습니다. 영상은 주로 빠르고 감각적이고 자극적이라 재미있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과 같은 글에서 얻는 지식 역시 강점이 있습니다. 영상보다 느리지만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고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영상은 즉각적이라 상상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다큐멘터리로 영상을 만드는 것 자체도 가치 있지만 고민하고 생각하고 고치고 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는 글쓰기의 매력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의 시작점이 되는 다큐멘터리 <곰>을 작업하시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동물의 생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먹이를 두고 목숨 걸고 싸워야 하기도 하고 때론 서로 잡아먹기도 합니다. 엄마 곰도 어느 정도 새끼를 키우면 그다음부터는 새끼에 대한 사랑을 거둡니다. 새끼들은 홀로 독립해야 하고 나중에 먹이를 두고 엄마와 싸울 수도 있죠. 어린이들에게 어느 수위까지 이야기를 전하는 게 좋을지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곰>에는 여러 곰이 등장하는데요, 그중 가장 인상에 남는 곰이 있으셨나요?

역시 지리산의 올무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냥꾼들이 놓은 덫에 걸려 오른쪽 앞다리가 잘렸지만 그 몸으로 지리산에 돌아가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아 열심히 키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올무곰이든 자연이든 인간이 기회를 주고 시간을 주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기도 했습니다. 

뒷부분 김진만 피디님의 글이 도움이 됐다는 리뷰가 많은데요.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공존’입니다. 곰이든 펭귄이든 우리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그들이 더 이상 공존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공존이라는 것이 곰과 어깨동무하고 친하게 살아가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죠. 곰의 땅을, 펭귄의 땅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침범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땅을 개발해서도 안 되죠. 불편을 견디고 공존을 택하면 올무곰에서 보듯이 자연은 회복합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환경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사라진 걸로 생각했던 스페인의 숲에 곰이 돌아오고 미국 옐로스톤에 코요테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강도 하늘도 맑아졌습니다. 인간이 공장을 돌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멈췄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구 환경에 있어 가장 큰 문제아는 인간이라는 것. 다른 생명과 공존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다큐멘터리 피디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의미 있는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그런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책도 지속해서 쓸 예정이고요. 현재 코로나19로 해외 촬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올해는 한반도에 돌아온 동물들인 삵, 담비 등에 관한 재미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진만(PD)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MBC에 입사했습니다. <우리시대>, <피디수첩>, <휴먼다큐 사랑>, <닥터스>, <네버엔딩스토리> 등을 연출했으며, 백상예술대상, 한국방송대상, 그리고 뉴욕TV페스티벌 금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구의 눈물’ 시리즈 중 하나인 <아마존의 눈물>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남극의 눈물> <곤충, 위대한 본능> <곰> 등도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번에는 다큐멘터리 <곰>을 그림책으로 구성해 어린이 독자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
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
채인선,김진만 글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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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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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곰이 아기 곰을 불러요

<채인선>,<김진만> 글 14,2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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