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반 고흐의 932억 짜리 초상화, 일본인 수집가 무덤 관 속에 들어갔나?

빈센트 반 고흐 <의사 가셰의 초상> 화가의 영혼 만큼이나 험난했던 작품 1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모델의 자세는 반 고흐가 고갱에게 썼듯이 “비탄에 빠진 우리 시대의 표정”을 보여 준다. 그 앞에는 디기탈린이라는 강심제를 추출하는 약초 디기탈리스가 놓여 있다. 이 약초 또한 인생처럼 연약하고 쉽게 시들며, 덧없이 사라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공쿠르 형제가 쓴 『제르미니 라세르퇴Germinie Lacerteux』와 『마네트 살로몽Manette Salomon』이 놓여 있는데, 이는 화가가 당대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의사 가셰의 초상 <PORTRAIT DU DOCTEUR GACHET>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1853~1890)

# 1890년, 캔버스에 유채, 66 x 56.9cm
# 경매일 : 1990년 5월 15일
# 경매가 : 82,500,000달러(한화 약 93,291,000,000원)

1890년 5월에 빈센트 반 고흐는 생레미드프로방스를 떠나서 오베르쉬르우아즈Auvers-sur-Oise에 정착한다. 그리고 카미유 피사로의 충고와 동생인 테오의 소개로 만난 의사 폴페르디낭 가셰Paul-Ferdinand Gachet와 가까워진다. 6월에 그는 <의사 가셰의 초상>을 2점이나 그렸다.

1890년 7월 27일, 반 고흐는 자신의 가슴에 대고 권총을 쏘았고, 이틀 후에 의사 가셰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가셰는 테오와 나란히 반 고흐의 관을 따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가셰를 그린 첫 초상화의 여정은 그 화가의 영혼만큼이나 험난했다. 1897년에 반 고흐의 누이동생이 300프랑에 판 이래로, 여러 컬렉션(1904년에 카시러Cassirer, 1904년에 케슬러Kessler, 1910년에 드뤼에Druet)을 거치고 나서 프랑크푸르트 시립미술관Stadtische Galerie에 걸리게 되었다. 이 작품은 1933년까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리는 영예를 누리다가 그 후에 감춰졌나 싶더니, 1937년에 ‘퇴폐 미술’이라는 이유로 나치에게 몰수되었다. 헤르만 괴링이 회수한 이 그림은 네덜란드 화상을 통해 지크프리트 카마르스키Siegfried Kamarsky에게 팔렸고, 그는 이 그림을 뉴욕으로 가져가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1990년에 경매에 나온 이 그림은 일본인 사업가 료에이 사이토의 손에 들어갔으며, 이후 1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모델의 자세는 반 고흐가 고갱에게 썼듯이 “비탄에 빠진 우리 시대의 표정”을 보여 준다. 그 앞에는 디기탈린이라는 강심제를 추출하는 약초 디기탈리스가 놓여 있다. 이 약초 또한 인생처럼 연약하고 쉽게 시들며, 덧없이 사라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공쿠르 형제가 쓴 『제르미니 라세르퇴Germinie Lacerteux』와 『마네트 살로몽Manette Salomon』이 놓여 있는데, 이는 화가가 당대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 그림에는 반 고흐의 인생과 작품이 농축되어 있다. 터치는 생동감이 있으며, 구도는 불안하다. 인상주의와 점묘주의의 영향을 받은 반 고흐는 이 통찰력 있는 유작을 통해 야수주의와 표현주의를 예고했다.

어느 작품보다도 미친 투자를 부추겼던 이 그림의 소재는 현재 알려져 있지 않다. 료에이 사이토가 죽을 때 자신의 그림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고 선언한 바 있었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img_book_bot.jpg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 피에르 코르네트 드 생 시르,아르노 코르네트 드 생 시르 공저/김주경 역 | 시공아트
이 책은 최근 20여 년 동안 세계적인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몸값으로 팔린 100여점의 걸작 소개한다.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데생부터 현대 미술계의 이단아 데미언 허스트의 황금 송아지까지, 500년 동안 명작들이 만들어 온 미술사와 그를 둘러싼 경매 전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와 동시에, 세계 미술시장에서 경매인이자 수집가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저자들이 경매의 뒷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들려준다…

 





미술, 그림과 관련있는 책

[ 그림을 본다는 것 ]
[ 명작 스캔들 ]
[ 여자, 그림으로 읽기 ]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8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