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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진부한 이야기

27살이라고 하면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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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열두 달을 착실하게 보내서, 12월 31일에 “올해는 성공적이었어!” 할 수 있길 바란다.

2017년이 기대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먼저 어릴 때 27살이라고 하면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27살 여자라면 커리어우먼에 원숙미가 철철 넘칠 줄 알았나 보다. 또, 황금 연휴들이 기다리고 있는 점도(이걸 기다리는 걸로 보아 이제 진짜 회사원인가 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운다는 일도 설렜다.


다들 비슷할 텐데 12월 31일과 새해 첫날이면 으레 하는 일이 있다. 12월 31일 TV 앞에 앉아 가족들과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종을 몇 번 치더라? 33번인가?” 하는 일, 새 다이어리를 꺼내 잃어버릴 것을 염두에 두고 맨 앞표지에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쓰는 일. 그리고 새해 첫날 아침, 떡국을 먹는 일 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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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다이어리. 야근으로 아직까지 펴보지도 못했다는 건 안 비밀.

 

그런데 새해 첫날 눈을 떴는데, 갑자기 다 진부하게 느껴졌다. 연말에 가지고 있던 설렘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이 진부함은 마치 21살 때 “20살만 인생에 한 번만 있는 게 아니야. 모든 나이는 인생에 한 번뿐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커리어 우먼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던 20대 ‘후반’이 된 것에 대한 부정일지도.


내 진부함과는 별개로, 정성스럽게 준비된 떡국을 먹고 가족들과 덕담을 주고받았다. ‘16년엔 취업하느라 고생했다, 17년엔 더 승승장구하거라.’, ‘네, 17년에는 더 건강하세요.’ 등등. 격려와 좋은 말들 때문인지, 진부함이 살짝 묽어졌다. 그러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 규영의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가 떠올라 다시 한번 읽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인공으로 나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아기, 개, 바람, 도서관 등이 등장해서 다채롭다는 점이다. 총 10명의 인물들이 각기 다른 열두 달을 어떻게 보내는지 그려낸다. 책을 열면 따뜻한 색감에, 다정한 글귀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웃고 있을 것이다. 또, 긍정적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담겨있어서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물렁해진다. 나처럼 급 인생을 ‘노잼시기’라고 느낀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연말, 연초에 선물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아무튼, 10명의 열두 달을 보고 나니, 진부함이 사라졌다. 1년을 통으로 여겨 달라질 게 뭐가 있겠냐고 ‘싸잡아’ 말했던 내 아침을 반성했다. 물론 1년과 열두 달은 같은 시간이지만, 계획을 세울 때만큼은 한 해를 ‘열두 달’로 여겨야겠다. 그리고 2017년의 열두 달을 착실하게 보내서, 12월 31일에 “올해는 성공적이었어!” 할 수 있길 바란다. 작년아 잘 가라. 2017년의 열두 달, 열두 번의 기회는 잘 살려볼게!


소개하고 싶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근사한 열두 달이 이어지고 이어지길, 모두의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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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지연(예스24 굿즈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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