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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공포

'공포 관리론'을 해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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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심리학, 문학, 종교, 역사학을 종횡무진 누비는 지적 유람 같은 것이 특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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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불멸주의자
셸던 솔로몬,제프 그린버그,톰 피진스키 공저/이은경

이 책은 셸던 솔로몬, 제프 그린벅, 톰 피진스키 이렇게 세 심리학자의 공저입니다. 세 사람은 문화인류학자인 어니스트 베커의 책 『죽음의 부정』을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그런 독서체험 후, 죽음에 대한 인간의 심리 문제를 공동 연구했다고 합니다. 이후 세 사람은 인간 행동의 근원적인 동기가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것에서 시작된다. 라는 소위 '공포 관리론'을 정립하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공포 관리론'을 해설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죠. 책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보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부터, 헤겔, 키에르케고르, 니체 등 수많은 철학자들의 저서에서 죽음에 대한 인식이 인간의 핵심적인 고뇌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자신들이 설계한 심리학 실험을 통해서 눈에 보이듯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제게 특히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은 "인간이 명성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상징적인 불명성을 추구하는 존재다. 그렇게 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에 맞서려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술적 성취나 과학적 성과뿐만 아니라 타인의 기억 속에서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 바로 이런 것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장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철학, 심리학, 문학, 종교, 역사학을 종횡무진 누비는 지적 유람 같은 것이 특히 흥미로운 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수
서효인 저 | 문학과지성사

서효인 시인의 새로운 시집입니다. 이 시집의 발문은 "애정하고 존경하는 아내에게"라고 시작하고 있고, 맨 뒷장에 담긴 저자의 말에는 "문학에 이름을 빌려 자행되는 모든 위계와 차별, 폭력에 반대합니다."라는 명확한 선언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이 시집의 목차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의 시 제목이 지명입니다. 서효인 시인 아내의 고향인 <여수>와 같은 시가 그런 것이죠. 그래서인지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과 함께 터벅터벅 걷거나 느리게 가고 있는 차에 앉아 하염없이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특정 장소에 들를 때마다 지하의 찻집, 허름한 술집 같은 곳에 들러 시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은 심정이 되곤 하는 시집이었습니다.

 

 

이달의 Book Trailer

『그래도 괜찮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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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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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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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 슬픈 불멸주의자 <셸던 솔로몬>,<제프 그린버그>,<톰 피진스키> 공저/<이은경>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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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 <서효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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