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홧김비용, 뭐가 문제야?

쓸 거면 시원하게 써버리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앞서 언급한 비용들을 그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쓰는, ‘쓰지 않아도 될’ 돈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용의 명칭을 앞세워 갖고 싶은 것들을 갖기도 하고, 해보고 싶었지만 겁나서 하지 못했던 일에 과감히 투자하는 일도 일어난다.

길가에 앉아있는 개를 보고 ‘넌 상팔자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동남아 지방의 친절한 사람들을 보며, ‘아 이곳은 따뜻해서 그런가?’ 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쫓겨 바쁘게 사는 나와 달리 여유로운 사람을 보면,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마치 평행이론이라도 되는 듯, 다른 세계에서 날 바라보며 ‘왜 그렇게 바빠?’하고 말을 거는 것 같다.

 

KakaoTalk_20170428_102605324.jpg
여행길에 만난 강아지

 

갈수록 바빠지는 요즘. 스트레스와 멀어지기 위해 쓰는 비용의 종류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세 가지는 쓸쓸비용(쓸쓸해서 쓴 헛돈), 홧김비용(화가 나서 쓰는 돈), 그리고 멍청비용(쓰지 않아도 될 돈)인데 그 중 홧김비용과 멍청비용의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택모닝(아침 출근길에 타는 택시)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어제 퇴근한 시간이 몇 신데 택시도 못 타?’ 라고 외치고. 좋아하는 브랜드 커피를 마시며, ‘스트레스 받을 때는 마셔줘야지’ 라고 다독이며, 비행기 티켓을 사며 여행이라도 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쓰는 돈을 충당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그렇게 일하면서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 무한루프에 갇힌 셈이다!


그렇지만 돈을 쓰면서 즐거운 순간은 많다. 여유롭게 하는 출근,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기쁨, 여행을 다니며 얻는 추억 등등. 동기들과 야근 얘기를 줄곧 하다, 이번 주말엔 스트레스도 풀 겸, 추억도 쌓을 겸 데일리 플라워 클래스도 다녀오기로 했다. 이렇게 홧김/멍청비용이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하고 싶은 것들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회사 다니는 것도 꽤(?) 즐겁다.


요즘 제일 즐거운 홧김비용은 필라테스이다. 운동이 홧김비용이냐고 물어볼 테지만, 진짜 그렇다. 원래 정기적인 지출항목도 아니거니와, 늘어나는 야근으로 인한 허리통증에 정형외과를 다녀오기까지 하자 필라테스가 절실했다. 비싼 비용이지만,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다. 두달 째 받고 있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착실한 모범생 노릇 중이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친구들에게 멍청비용이 33,000원씩 나가고 있어! 라고 외치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


앞서 언급한 비용들을 그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쓰는, ‘쓰지 않아도 될’ 돈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용의 명칭을 앞세워 갖고 싶은 것들을 갖기도 하고, 해보고 싶었지만 겁나서 하지 못했던 일에 과감히 투자하는 일도 일어난다. 비용은 살짝 멍청할지 몰라도,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즐겁고 기쁘다. 언젠가 ‘쓸모없지만 쓸모있는’ 세 가지 비용을 관리하는 앱도 나오지 않을까?


하여튼, 쓸 거면 시원하게 써버리자! 스트레스받는 것도 서러운데, 스트레스라는 단어만 봐도 스트레스 받는데! 나만을 위한 값진 곳에 쓰시기를 바란다.

 

다들 분명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겠지.
모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다면
우리들은 뭐랄까.
굉장히 부지런한 거 아닐까?
- 김신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김지연(예스24 굿즈MD)

좋아하는 것에는 아끼지 않습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저14,400원(10% + 5%)

『서른은 예쁘다』의 저자 김신회가 발견한 보노보노 속 주옥같은 위로의 문장들! [보노보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한 그림체에 담긴 가슴 따뜻한 대사와 철학적인 메시지 때문이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아주 순수하고 솔직하며 뭉클하다. [보노보노]의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봤던 어린이들이 성장해 어른이..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