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당신이 기다려온 바로 그 글쓰기 선생님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편집후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오로지 글쓰기 책만 햇수로 4년째 읽고 만들고 또 읽고 있는 편집자로서 자신 있게 하는 말이다. 칼럼 매캔은 젊은 작가, 바로 당신이 기다려온 글쓰기 선생님이다. (2018. 07. 05)

엑스북스_젊은작가에게보내는편지.JPG

 

 

학창시절, 내가 도무지 이해 못하는 수학 문제를 기가 막히게 설명해 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보다 성적이 좋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런 친구들의 경우, 시험 성적은 빼어나지 않아도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로 열심히 궁리하고 문제의 솔루션을 찾아내려 애쓰기 때문에 눈높이 설명이 가능하다. 내 경험상 내게 좋은 선생님이 되는 친구들은 나와 비슷한 걸 모르는 아이들이었다.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를 보고 ‘글쓰기를 어쩜 이런 식으로 가르칠 수 있지’ 하고 감탄하며 글을 잘 쓰는 것과 글쓰기를 잘 가르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칼럼 매캔이 글을 잘 못쓰는 작가라는 말이 아니다. (전미도서상은 아무나 받나?) 그가 특별한 글쓰기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MFA과정(예술학석사, 우리나라로 치면 문예창작 대학원 정도)을 지원했으나 낸 곳마다 떨어진 후에 혼자 힘으로 소설을 써내고, 자신의 작품이 40개국 언어로 번역되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홀로 시행착오를 겪고, 자신에 대한 의심의 나날을 보내며 ‘작가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 칼럼 매캔이 말하는 작가의 삶, 그것이 바로 이 책에 담겼다.

 

그가 20여 년 동안 글쓰기를 가르치며 전미도서상, 맨부커상 등 수많은 문학상 수상 작가들을 키워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거절과 실패의 나날을 보낸 그이기에, 그는 시작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좋은 글쓰기 선생님이 된다. 바로 자신이 그러했기 때문에.

 

편집자로서, 편집자를 알아봐주는 작가를 만나는 건 드물게 찾아오는 기쁨이다. 칼럼 매캔은 글쓰기의 지난함, 육체적인 괴로움, 거절당할 때의 비통함, 나쁜 평을 들을 때의 침울함, 자기 글을 알아봐 줄 때의 짜릿함과 함께 책 한 권이 나오는 과정에서 빛나지 않는 숨은 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만약 운이 좋게 책이 성공한다면 그 문장과, 생각과, 모든 것은 수많은 사람들과 책들에게 빚지고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사람. 칼럼 매캔은 참 감동적인 글쓰기 선생님이다. 그의 편지를 지금이라도 만천하에(라고 하지만 한발 늦게 한국에) 공개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스럽다.

 

글을 쓰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시공간으로 들어갈 것. 알지 못하는 것을 향해 글을 쓰고 의식의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될 것. 5년 전보다 깊게 들어갈 것. 좋은 평을 믿는다면 나쁜 평도 믿을 것. 꼰대가 되지 말 것. 시간을 들여 단어를 찾을 것. 거절을 받아들이고 위험을 무릅쓸 것…… 칼럼 매캔이 글쓰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하는 말이다. 한 세기 전 이미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서 (글쓰기에 있어서는) “아무도 조언을 해주거나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지만 그러나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의 조언과 충고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오로지 글쓰기 책만 햇수로 4년째 읽고 만들고 또 읽고 있는 편집자로서 자신 있게 하는 말이다. 칼럼 매캔은 젊은 작가, 바로 당신이 기다려온 글쓰기 선생님이다.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칼럼 매캔 저/이은경 역 | xbooks
글을 쓰는 사람, 쓰려는 사람, 쓰다가 중단한 모두에게 보내는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글쓰기 조언하고,작가의 삶의 내용과 형식을 아우르는 구체적인 가이드가 가득한 글쓰기 책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유진(엑스북스 편집자)

젊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칼럼 매캔> 등저/<이은경> 역11,400원(5% + 2%)

본인 스스로 전미도서상 수상작가이면서 수많은 상을 탄 작가들을 길러낸 글쓰기 선생님 칼럼 매캔이 글을 쓰는 사람, 쓰려는 사람, 쓰다가 중단한 모두에게 보내는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글쓰기 조언. 작가의 삶의 내용과 형식을 아우르는 구체적인 가이드가 가득한 글쓰기 책.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