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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독자라면, 빠질 수밖에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마케터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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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 책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 (2019. 0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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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관리사무소에 입주한 13번째 주민은 사계절출판사의 마케터 Y다. 대한민국 출판인 중 랩을 가장 잘하기로 소문난 Y. 그는 언제나 수줍음 가득한 목소리로 꽤나 진지하게 책 소개를 하지만, 프랑소와 엄의 머릿속은 2016년 ‘제14회 사계절문학상’ 수상작이었던 소설  『싸이퍼』 의 홍보 영상에 등장한 Y만 기억날 뿐이다. 화려한 속사포 랩을 자랑했던 Y. 어쩐지 두 얼굴로 살고 있는 것 같은 마케터 Y와 화제의 만화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을 앞에 두고 심각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을 인터뷰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왜냐, 당신은 랩퍼니까! 그간 잘 지냈나? 랩 실력을 여전한가?

 

요즘은 <쇼 미더 머니> 시즌에만 랩을 하며 논다. 한국형 플로우를 장착한 부녀를 보며 아내가 혀를 끌끌 차지만! 아마도 우리 출판사에서 랩 관련 책이 다시 나오면, 랩 실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까 노리는 중이다. 요즘은 랩보다는 요리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방송에서 나오는 레시피를 곧잘 따라했는데, 하반기에는 바빠서 거의 하지 못 했다. 요즘엔 주말에 국 끓이고 반찬 한 두 가지 하는 정도이다.

 

(음. 국 끓이고 반찬 한 두 가지라. 우리 남편이 이 기사를 보면 좋겠군!) 그나저나 당신은 책도 잘 팔고! 글도 좀 쓰고! 랩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당신의 감각은 어떻게 탄생하고 발달하나?

 

난 언제나 정상에 서고 싶다. 내재되어 있는 권력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나 재력, 외모, 지력 뭐 하나 따라주는게 없으니 인생이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권력욕과 실제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랄까! 그나마 ‘프랑소와 엄의 북관리사무소’ 한 칸을 차지하게 됐으니 제법 허덕이는 권력욕을 채우게 됐다.

 

그게 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덕분이 아닌가? 첫 장을 펴고서 멈출 수 없는 심정으로 읽은 만화는 오랜만이다. 당신은 이 만화, 어떻게 읽었나?

 

개인적으로 영화 <무간도>에 대한 가장 신선한 페러디가 아닐까 싶다. 위장 경찰이 영혼의 안식(?)을 위해 찾아가는 곳이 독서 모임이라니…… 혹시 당신도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최고의 책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왜냐, 좀더 잘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눈물..) 그런데 이 독특한 정통파 개그 만화를 어떻게 ‘사계절 만화가 열전’에서 출간하게 됐나?

 

간단하다. ‘사계절 만화가 열전’이란 시리즈의 후속 기획을 하던 편집장이 다음 웹툰에서 이 작품을 보며 배꼽을 잃어버린 것이다. 정신줄을 잡은 편집장이 서둘러 오퍼를 넣었고, 다행히 5~6개의 출판사 중에서 우리 출판사가 출간의 영광을 안았다. 사실 본격 개그 만화를 우리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로 한 두 작가님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오! 간택 받았군. 선구안을 가진 담당 편집장님께 박수 세 번!


짝 짝 짝!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은 두 작가가 쓴 책 아닌가? 글은 이창현, 그림은 유희 작가님이 썼다. 만화를 읽고 보니 두 작가의 캐릭터가 미치도록 궁금해지더라.

 

며칠 전 서울 마포구 당인리책발전소에서 작가 강연이 있었다. 유희 작가님은 비니와 안경이 잘 어울리는 말간 얼굴을 하고, 조곤조곤 사람 말을 잘 들어줄 것 같은 인상이었다. 그에 반해 이창현 작가님은 덥수룩한 수염 위로 단발머리를 찰랑거리고 투박한 눈매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읽어봤냐고 물을 법한 사람이다.

 

하하. 두 작가의 독서 취향이 궁금해진다.

 

독서 취향은 유희 작가님은 소설을 좋아하고, 책갈피 대신 읽던 책장을 반으로 접어놓고 읽다보면 나중에 자신의 독서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데 중고책방에서 자신의 책을 안 사는 것을 보고 요즘은 책을 소중히(?) 다룬다고 한다. 이창현 작가님은 인문, 역사 책을 좋아하며 특히 독자들에게 역사책을 읽고 소설을 읽어야 작품을 배경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자사의 <아틀라스 한국사>와 <아틀라스 세계사>를 추천했다.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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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면서 이렇게 많은 인덱스를 하긴 처음이었다. 당신이 꼽는 명장면은 무엇인가?

 

뻔한 대답이지만 17~18쪽을 꼽는다. 세상에 어떤 만화가가 자기개발서 독자를 떨구어 내면서 연재를 시작할 수 있단 말인가. 실로 대단한 용기이자 선언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부터 독서가들이 연재에 이끌려 각 회가 끝날 때마다 자기들끼리 독서모임을 댓글로 나누었다는 전설을 남긴 만화이다. 이 책은 실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책이다.    

 

“독서 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119쪽)”는 표현이 나온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럴 수 없지 않나? 어떻게 생각하나?

 

두 작가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독서 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모든 국민을 독서 중독자로 양성하는 일만 남았다. 한 가지 더, 사계절출판사 임직원은 베스트셀러에 목을 매지 않는다. 다만 기다릴 뿐!

 

좋은 태도다. 그런데 당신은 독서 중독자인가? (제발 아니었으면 좋겠다)

 

태생이 헌책방 집 아들이여서 그런지 독서 중독과는 거리가 멀다. 과자를 좋아하는 슈퍼마켓 자식이나 짜장면 좋아하는 중국집 자식을 보았는가?

 

(흐뭇) “독서 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명대사가 나온다. 당신은?

 

없다. 대신 책은 잘 산다. 책은 읽기 전에 소유하는 것이다.

 

두 작가는 독서 모임에 나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당신은 독서 모임에 나가나?

 

마케터 독서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매달 한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대한 평과 출판 현황을 나눈다.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는다. 매우 건전한 모임이다. 모임 이름은 ‘건생사’.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건강을 생각하며 책을 읽는다니, 젊음이 그립다.

 

(당신의 답변이 슬프다) 그렇다면 당신이 중독된 것은?

 

로멘스에 약하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어렵게 헤어나온 이후로 같은 류를 드라마를 일부러 피한다. 이제 밤을 세우고 출근할 체력은 남아있지 않으니까!

 

그렇다. 지금은 <SKY 캐슬>, <남자친구>를 볼 때가 아니라,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을 읽어야 할 때다. ‘건생사’ 모임에서 이 만화를 읽고 토론해도 좋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깔깔대고 웃을 수밖에 없는 신묘한 만화니까!

 

그렇고 말고!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 책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창현 글/유희 그림 | 사계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작가들이 영리하게 심어 놓은 복선들이 보이고, 언제 어디서든 아는 척, 읽은 척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쌓게 된다. 단행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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