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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저를 돌려 깎아주는 책이 좋아요 – 염은영 편

당신이 읽는 책이 궁금해요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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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아주 많이 책을 사고 읽게 됐는데, 그러면서 어떤 독서의 루틴이 생긴 것 같아요. (2019. 0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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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심각하지 않은 독서를 지향합니다. 즐기는 독서를 지향합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염은영 씨는 책과 영화의 이야기를 글로 매만지던 사람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기자였다. 지금은 직업을 바꿔 바다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중, 전직한 지는 이제 막 4개월이 됐다. 현재 여성주의 문화 계간지  『우먼카인드』  를 만들면서 에세이 분야의 단행본을 기획, 편집하고 있다. 염은영 편집자가 기획해서 출간하게 될 책은 빛나는 재능을 가진 여성 작가들의 에세이. 그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며, 자신의 삶을 바로 세워나가는 데 있어 올바르고 적극적인 사람들이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소설집  『여름 별장, 그 후』 ,  『눈과 사람과 눈사람』  ,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입니다.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20대 후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아주 많이 책을 사고 읽게 됐는데, 그러면서 어떤 독서의 루틴이 생긴 것 같아요. 이를테면, 계절마다 읽는 책들이 생긴 것이죠. 책으로 계절을 기억하는 게 좋아서요. 여름에는 유디트 헤르만의  『여름 별장, 그 후』  를 꼭 읽어요. 처음 이 책을 산 해에는 한 번에 다 못 읽었고, 다 읽게 된 후로는 여름마다 펼쳐봅니다. 이 책과는 아주 오래된 사이는 아닌데, 그래도 벌써 몇 해째 보고 있으니 꽤 깊은 마음으로 아끼는 작품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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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사람과 눈사람』  은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로 입덕하게 된 임솔아 작가님의 첫 번째 소설집이에요. 이 놀라운 재능의 작가는 시도 쓰고, 소설도 쓰는데. 그래선지 특히 소설에서요, 작품이 끝나는 마지막 문장마다 시구 같아요. 생김새는 부드러운데 외워질 정도로 강력한 문장들이에요. 『눈과 사람과 눈사람』  을 읽으면서는 많이 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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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 시인의 시는 더러 문예지에서 읽고 반해, 빨리 한 권의 시집으로 만나고 싶다고 애끓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 첫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이 나온다는 예고를 SNS상에서 보는데 일단 제목에 한 번, 그 장정을 실물로 보자마자 두 번, 치였습니다. 바로 무릎 꿇어버렸어요. 그리고 첫 장 열고 목차만 읽어도, 여러분들 다 울고 무릎 꿇으실 거예요. 안 알려드릴게요. 모두들 예스24로 달려 오시기를요!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 주변에 훌륭한 취향을 겸비한 책덕후 분들이 많이 계셔요. 그분들 덕을 많이 봐요. 저는 주로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는데요, 책방 주인 분들 또는 서점 지기와 친해지면 이 혜택(양질의 추천)을 누구나 누릴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골 술집 사장님들이 자기들만 마시는 좋은 술, 누가 안 볼 때 한 잔씩 건네주는 것처럼, “이거 좋아. 한번 읽어 봐”하며 건네는 것들이 있어요. 친해지면 다 퍼줘요, 그분들. 아마도 제가 다른 분들보다 좋은 책들을 잘 골라 읽고 있다면, 한 끗 다른 서가를 갖고 있다면, 그분들 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 가슴에 그대로 새겨지는 제목의 책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런 선택엔 대부분 실패가 없어요. 책은 충동적으로 사도 손해 안 보거든요. 나를 믿는 것, 순간의 마음의 이끌림을 따르는 것. 그것 역시 좋은 책 고르기의 기준이 된다고 봅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저를 돌려 깎아주는 책이요. 그것들은 대개 문학입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는 한국 문학, 재평가되어 뒤늦게 알게 된 과거의 국내외 문학을 반갑게 생각합니다. 아마 어제의 저는 그제의 저만큼이나 진짜 별로였을 건데요. 어쩌면 오늘의 제가 어제의 저보다 낫다면 그건 다 책 덕분이에요. 많은 책이 저의 잘못된 부분들을 도려내줬어요. 10대의 저, 20대의 저는 많이 편협했습니다. 스스로 찾아보지 않고, 주입된 생각들로 세상을 살면서 자꾸만 잘못 보고, 실수했어요. 그러다 책을 대상으로 삼는 직업을 갖게 되어 리뷰 기사를 쓰고, 작가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하면서, 많이 변했어요. 제 안에 견고하게 세워져 있는 무수한 파시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문학을 놓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예요. 소설과 시가,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 최근에는  『문턱 너머 저편』  을 읽으며 정화하고 있고,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를 읽으며 펑펑 울다 웃고 있어요.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연대하는 마음의 가치입니다. 문학 사이사이의 디테일들에서 발견하는 것들이에요.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최근에 사랑에 빠진 올리비아 랭이요.  『외로운 도시』 를 읽고 홀딱 반했는데, 『Crudo』 라는 첫 소설을 출간하셨더라고요. 한국에 꼭 소개돼 번역, 출간되기를 기다리고요, 마찬가지로 레이첼 커스크의 장편 트릴로지의 출간 또한 몹시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승언 시인의 두 번째 시집과 김민정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을. 장류진 소설가의 첫 소설집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우먼카인드 womankind (계간) : 7호편집부 저 | 바다출판사
2015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 이후 강남역 살인사건의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미투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디지털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여성들은 거리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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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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