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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카베요, 대중은 라틴 사운드를 원한다

카밀라 카베요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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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는 영민한 시작으로 이목을 사로잡으며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았으나 뒤로 갈수록 다시 평범한 결과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2020.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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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팝 스타를 향한 카밀라 카베요의 원대한 항해가 위기에 처했다. 최근 십 대 시절 SNS에 남긴 인종차별 발언이 화제가 되고 다베이비(DaBaby)와 부른 「My oh my」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논란의 도마 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성공적인 솔로 데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그의 이미지와 커리어에 동시다발적으로 받은 큰 타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서 말한 몇 가지 논란을 감안하더라도 <Romance> 는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Havana」의 메가 히트를 중앙에 두고 다소 평이한 곡으로 주변을 메운 전작 <Camila>에서 훨씬 다채롭게 힘을 실은 변화가 서두에 드러난다. 첫 트랙인 「Shameless」는 강렬한 예시로, 간결한 기타 스트링으로 가벼운 긴장을 유도한 뒤 고음으로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이른바 예열의 단계를 완벽히 수행한다.

 

이어지는 곡들은 몰입에 가속을 붙인다. 아이들이 노는 소리를 도입부에 삽입한 「Living proof」로 진부함을 벗어나거나,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All night long (All night)」을 레게톤으로 둔갑한 「Liar」로 본인의 라틴 캐릭터를 그려내기도 한다. 게다가 앨범 이름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 더욱 강화된 사랑 표현과 확신에 찬 당돌한 노랫말은 그가 매튜 허시(Matthew Hussey)와의 이별과 숀 멘데스(Shawn Mendes)와의 만남을 토대로 써 내려간 생생한 로맨스의 기록을 엿보게 하는 흥미로운 도구다.

 

다만 「Dream of you」의 불안한 고음 처리를 시작으로 작품은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평범한 어쿠스틱 「This love」을 지나 무난의 극치를 달리는 「First man」까지.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특기인 카멜레온 같은 음색과 농밀한 라틴의 향취가 전무한, 한 마디로 카밀라 카베요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곡들이 쏟아져 나온다. 딱히 존재 이유를 느끼기 힘든 짐 같은 트랙들이다.

 

<Romance> 는 영민한 시작으로 이목을 사로잡으며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았으나 뒤로 갈수록 다시 평범한 결과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숙을 요구한 <Camila> 이후로도 여전히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마무리가 바로 화근이다. 자신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Havana」와 「Senorita」가 대중이 원하는 라틴 사운드를 충족시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인이 가진 쿠바의 피를 좀 더 활용하려는 작전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논란을 딛고 반성하는 태도. 항해를 재개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건 오만과 욕심을 덜어낸 선체다.

 

 

 

 

 

Camila Cabello (카밀라 카베요) - 2집 RomanceCamila Cabello, Shawn Mendes 노래 | Syco Music / Epic Records
사랑에 빠진 느낌을 사운드로 표현하고 싶었고 때문에 앨범 제목을 오래 전부터 '로맨스'라고 생각해왔다 덧붙였는데, 앨범 제목처럼 이는 '로맨스'의 다양한 면면을 화려하게 추적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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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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