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음식 중독’부터 체크해야
당신의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찾게 되는 초콜릿과 과자? 몸이 피곤할 때마다 마시게 되는 달달한 설탕 커피? 특정 음식을 끊을 수 없어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면 ‘음식 중독’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글ㆍ사진 임나리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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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 중독일까?


국내 최초로 비만 클리닉 진료를 시작한 비만 전문의 박용우 박사는 『음식중독』에서 다음의 여덟 가지 항목을 ‘음식 중독 체크 리스트’로 제시한다.

 

- 음식을 먹을 때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 배가 부른데도 계속 음식을 먹고 있다.
- 가끔 먹는 음식의 양을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때가 있다.
-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과식 때문에 축 처져 있거나 피로감을 느끼면서 보낸다.
-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혹은 자주 먹느라 업무 시간, 가족?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 중요한 약속이나 여가 활동에 지장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
- 음식을 일부러 끊거나 줄였을 때 금단증상(불안, 짜증, 우울감이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 불안, 짜증, 우울감이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 때문에 음식을 찾아 먹은 적이 있다.
- 특정 음식을 일부러 끊거나 줄였을 때 그 음식을 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상의 항목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독의 기준에 맞춰 박용우 저자가 정한 것으로, 해당 사항이 3개 이상이면 음식 중독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 내용은 예일대학교에서 만든 ‘예일 음식 중독 문진표’와도 많은 부분 일치하는데, 두 가지의 체크 리스트 모두 ‘스스로 음식을 통제할 수 있느냐’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은 의사와의 상담을 필요로 하지만 음식 중독의 정의를 이해하는 자료로써 참고할 만하다.

 

음식 중독은 니코틴이나 알콜, 약물, 도박, 쇼핑, 게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중독 증상들과 그 본질이 같다.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고,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되며, 끊었을 때 금단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모든 음식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인데 『음식중독』에 따르면 “단맛이 강한 초콜릿이나 과자, 밀가루 음식 등 정제 탄수화물이 중독을 일으키는 대표 음식”이다. 이를 영어권에서는 ‘highly palatable food’라고 정의한다.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서 또다시 찾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맛’이라는 의미다. 박용우 저자는 이를 ‘쾌미’라는 우리말로 옮겨왔다. “중독성이 있는 음식은 쾌감을 주는 맛을 가졌다”는 사실을 함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특정 음식에 중독되는 것일까. 『음식중독』은 신체의 반응 원리에서 해답을 찾는다. 과당과 정제 탄수화물과 같은 ‘쾌미’를 가진 음식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들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실체를 드러내는 것은 음식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들이다. 끊임없이 쾌미를 원하도록 만드는 특정한 상황과 물질들에 대해 알게 되는데 그 중에는 설탕과 트랜스 지방, 밀가루와 같은 음식뿐만 아니라 만성 스트레스, 수면 장애 등의 상황적 요인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포만감을 자극하는 유전자가 갖게 된 저항성을 낮추고, 체중의 변화에 저항하는 ‘체중의 조절점(세트포인트)’을 낮춰야 하는 문제들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중독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강한 만족감과 동시에 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하는 호르몬의 작용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원인들의 연쇄적인 연결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음식중독』은 만성 스트레스와 세트포인트를 조절하고 숙면을 취함으로써 신체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바꾸고 뇌의 보상 중추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심리적 치료 방법까지도 소개한다. 그리고 음식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위해 자가 진단이 가능하도록 유형별 특징을 수록해 놓았다.

 

‘혹시 내가 음식 중독인 걸까’라는 강한 의심에 사로잡혔다면, 전문의와의 상담 없이 섣불리 단정 짓기보다는 『음식중독』을 통해 그 정의와 증상을 정확하게 확인하길 권한다. 그리고 병원을 찾기에 앞서 박용우 비만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다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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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가? 중독의 전 단계는 습관이다!


음식 중독이란 무엇인가요?


중독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본인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고 둘째, 점점 더 자극적인 걸 원하고 셋째, 금단증상이 있을 때 중독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런 현상을 음식에 대입해 보면, 항상 먹던 음식을 다이어트 때문에 끊었을 때 견딜 수가 없는 거예요. 짜증과 우울이 심해지고 두통, 어지럼증, 매슥거림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나죠. 끝내 참지 못하고 먹었더니 그런 증상들이 없어지고요. 그렇다면 음식 중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에 중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뇌에는 보상중추라는 것이 있어서 어떤 일을 했을 때 만족감과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보상중추를 자극하게 되면 같은 자극을 다시 원하게 돼요. 그런 자극이 반복되면 다음에는 더 강한 자극이 주어져야 즐거움과 쾌감을 얻을 수 있죠. 의학적인 용어로는 내성이라고 하는데요. 음식에 내성이 생기게 되면 더 달고 강한 맛을 찾게 되는 거예요. 그런 음식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게 되면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거고요. 설탕이 들어 있는 단 음식, 정제 탄수화물이라고 이야기하는 흰 밀가루 음식들이 대표적이죠.

 

음식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숫자는 증가하는 추세인가요?


제가 『음식중독』을 쓴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이 사람은 음식 중독이야’라고 진단을 내릴 정도로 전형적인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거든요. 5년 전, 10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은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예요. 음식 중독도 예외가 아니죠. 자신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벗어나려고 할 때 치료 성공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자신이 음식 중독인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혹시 내가 음식에 중독된 거 아냐?’ 라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거죠.

 

음식 중독에 빠지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요?


중독의 전 단계는 습관이에요. 만약 스트레스를 받고 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초콜릿이나 과자를 찾는다든지, 밤늦게 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자기 힘들다든지,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두통이 찾아올 때 달달한 설탕 커피나 초콜릿을 먹으면 다시 기운이 난다든지, 밥이나 면 종류를 평소보다 많이 먹었더니 곧바로 졸음이 몰려오고 기운이 빠진다든지,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음식 중독의 전 단계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음식 중독은 아직까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중독』에도 체크 리스트를 제시해 놓았고 중독의 유형을 분류해 놨지만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분류예요. 아직 학계에서는 음식 중독이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독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해 놓지 못한 상태죠. 저는 20여 년 간 비만 환자들과 만나면서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사람들 중에 음식 중독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미 중독이 되어있기 때문에 머리로는 벗어나야 된다는 걸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거죠. 담배를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끊지 못하면 니코틴 중독인 것과 마찬가지예요.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 단계,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


음식 중독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비만 클리닉 진료를 하면서 음식 중독 증상을 보이는 분들을 많이 만났죠. 가장 심각했던 경우는 일주일 만에 체중이 10kg이 증가한 환자도 있었어요. 이론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현실에는 그런 환자들이 존재해요. 물론 증가한 체중이 전부 지방은 아니에요. 그 중의 반은 수분이죠. 쉴 새 없이 달고 짠 음식을 먹게 되니까 몸이 퉁퉁 붓는 거예요.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한 달에 10kg 이상 몸무게가 증가하는 환자들은 많아요. 음식 중독에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 달에 10kg이 증가하는 일은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늘어난 체중은 빠지지 않아요. 그러면 더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빠지게 되겠죠. 결국 음식중독을 방치하게 되면 더 심한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비만이 심해지면서 당뇨병이라든지 심장병 같은 질환이 생길 수도 있죠. 그리고 과체중이 되면 면역 기능이 떨어지게 되니까 암이라든지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지고요.

 

“음식 중독의 공론화와 체계적인 연구가 너무도 절실하다”고 말씀하신 이유군요.

 

음식 중독의 극단적인 단계까지 온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비만 환자들과 만나면서 ‘저 상태가 계속되면 나중에는 심각한 음식 중독에 빠질 텐데’라고 생각되는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되거든요. 그렇지만 짧은 진료 시간 동안 음식 중독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늘 아쉬움이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요. 관련 책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교과서적인 얘기만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고요. 물론 『음식중독』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죠. 제 나름대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음식 중독에 빠진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쉬움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음식 중독이구나’ ‘이래서 음식 중독에 빠졌구나’ 라는 걸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치료됐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는 『음식중독』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 중독의 요인으로 만성 스트레스, 수면 장애, 설탕, 트랜스 지방, 밀가루 등 다섯 가지를 꼽으셨습니다.


그 모든 요소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어느 하나를 원인으로 지목하기가 어렵죠. 스트레스 받으면 깊은 잠을 못 자고, 깊은 잠을 못 자면 깨어 있는 동안 단 음식을 찾게 되고, 단 음식을 먹다 보면 습관이 되면서 결국에는 보상 중추를 자극해서 중독으로 가는 거예요. 중독이 되면 또 깊은 잠을 잘 수 없죠. 탄수화물 중독이 된 사람들은 밤에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 있고 당이 떨어지는 걸 몸이 못 견디거든요. 그래서 밤에 깊은 잠을 못 이루는 거예요. 계속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죠. 『음식중독』에서 스트레스 관리와 운동과 숙면이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 거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밀가루처럼 단 시간 내에 열량을 높여줄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되나요?


그렇죠. 그건 이미 증명 된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음식 중독 환자를 만나면 제일 먼저 잠을 푹 자라고 얘기해요.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되면 불을 전부 끄고 눈 감고 누워 있으라고요. 잠이 오든 말든 정해진 시간에는 자려고 노력하라는 거예요. 뜬 눈으로 밤을 새더라도 그렇게 습관을 다시 들여 놓아야 해요. 그래도 안 되면 수면제를 먹어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죠.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잠부터 푹 자야 해요.

 


다이어트의 성공과 실패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음식중독』은 “다이어트의 성공과 실패는 더 이상 의지 문제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살이 찐 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죠. 도저히 케이크나 초콜릿을 끊을 수 없는 것도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니라는 거고요. 유전적인 요인도 있는 것이고 거기에 환경 요인이 더해지면서 내 몸이 바뀐 거거든요. 날씬한 몸은 초콜릿 먹어도 살이 안 찌지만 이미 뚱뚱해진 몸은 체내의 세트포인트가 달라져 있고 호르몬의 작용도 둔감해져 있기 때문에 초콜릿 하나를 먹어도 다 살로 가요. 그러니까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을 동일하게 놓고 비교를 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의 정보들은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것처럼 얘기하잖아요. 그건 잘못된 거죠.

 

『음식중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미 세트포인트가 올라가 있고 렙틴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은 건강한 몸과는 다른 상태인 거예요. 그런데 건강한 몸이 하는 방식과 똑같이 체중을 감량하려고 하니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거죠. 망가진 균형을 회복한 다음에 살을 빼야 하는 거죠. 그런데 살을 빼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걸림돌이 음식 중독인 거예요. 렙틴 저항성과 음식 중독도 깊이 연결되어 있죠. 최근에도 많은 연구들이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어요. 렙틴 저항성이 있는 사람일수록 음식 중독에 빠지기가 쉽다고요.

 

세트포인트는 체내에 설정된 체지방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마다 그 설정값이 다르고 한 번 올라간 세트포인트는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렙틴 저항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렙틴 호르몬은 몸의 본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허기를 느끼게도 하고 포만감을 느끼게도 하죠. 렙틴이 많이 분비되면 포만감을 주기도 하지만 분비량을 줄여서 음식을 찾아 먹게 하기도 해요. 결국 우리의 본능적인 식욕에 관여하는 게 렙틴인 거예요. 만약 배가 부른데도 눈앞에 보이는 케이크에 손이 간다면 그건 렙틴의 작용이 아니죠. ‘예전에 저걸 먹었을 때 달달하고 맛있었는데’ 라는 학습효과에 의해서 음식을 먹는 거니까요. 생리적으로 이제 충분히 배부르다는 렙틴의 신호가 있었음에도 쾌감을 느끼고 보상을 얻는 것에 탐닉하는 건 렙틴을 이겨내는 작업이에요. 그 자극에 지배가 되면 렙틴은 둔감해져요. 그게 렙틴 저항성이에요. 렙틴이 둔감해졌다는 건 포만감 신호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는 이야기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자극과 보상의 악순환 역시 음식 중독의 주요한 원인인데요.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일련의 반응들을 이어지게 만드는 단서자극을 깨달아야 해요. 『음식중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파블로프의 개는 종소리만 들려도 침을 흘리잖아요. 몸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인 거예요. 종소리가 들렸을 때는 항상 달고 맛있는 음식이 입에 들어왔기 때문에 몸의 연쇄 자극을 통해서 침이 나오는 거죠. 그러면 단서자극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야 되는데 이때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서자극이 들어오면 뇌에서는 충동적으로 그 행위를 하게 만들고, 그 행위를 함으로써 즐거움과 쾌감이 얻게 되면 그것이 뇌에 학습 되고 기억이 됐다가 다음에 또 다시 같은 행위를 하게 만들거든요.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이 되고, 그러다 보면 의식과 관계없이 중독이 돼버리는 거예요. 습관의 단계에서는 그것을 끊을 수가 있지만 중독 단계에 가면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끊지 못하죠.

 

『음식중독』은 중독의 유형을 강박형, 충동형, 강박형 충동형, 감정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음식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보니 일정한 패턴이 있더라고요. 책에서 강박형, 충동형, 감정형 으로 나누어 놨지만 대부분은 (강박형 충동형처럼)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요. 복합적으로 나타나지만 그 중 어느 하나가 특히 강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유형에 따라서 처방약으로 항우울제를 쓰기도 하고 펜터민이라는 식욕 억제제를 쓰기도 하는데요. 잘못 처방하면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유형 분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거고요. 물론 이 유형들이 학계에서 인정을 받거나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첫 발을 내딛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차후에 관심 있는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 더 확실한 유형 분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강박형은 음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충동형은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이 부족해요. 참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참지 못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거죠. 강박형 충동형의 경우는 음식에 대한 집착도 강하면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고요. 감정형은 우울하고 가라앉아 있는 감정 때문에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중독』을 통해서 자신의 유형을 알게 되었다면 유형 별로 정리해 놓은 주의할 점을 보고 ‘이런 부분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겠구나’하고 알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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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마음껏 섭취해도 좋다


『음식중독』 안에서 가짜 배고픔과 진짜 배고픔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두 가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렙틴이 관여하는 것이 진짜 배고픔이고 도파민이 관여하는 것이 가짜 배고픔이에요. 생리적으로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짜 배고픔이죠. 그런 자극이 반복되고 심해지면 조절 기능이 깨지게 돼요. 가짜 배고픔에 길들여지면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를 때 수저를 내려놨던 본능적인 몸의 조절 기능이 영향을 받는 거죠. 조절 기능이 깨져 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한 없이 체중이 불게 되고요.

 

음식의 섭취 방법과 식단에 대해 조언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하루 네 끼를 먹음으로써 허기를 느낄 틈을 주지 않거나, 어떻게든 수면 시간을 늘려서 하루 12시간의 공복 유지하는 등의 방법을 소개했죠. 아침을 꼭 챙겨 먹으라는 조언과 함께 추천 식단을 소개하기도 했고요. 실제 생활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지침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영양제를 먹으라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인데요. 몸의 망가진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영양소들은 음식으로 얻는 게 가장 좋지만 하루 세 끼를 직접 요리해 먹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들이 무엇인지도 애매하고요. 그리고 우리가 사먹는 음식들 대부분은 가공식품이고 영양소의 함량이 적은 것들이에요. 그렇다면 직접 유기농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해서 먹으라는 말보다는, 아쉽지만 부족한 부분은 영양제를 통해서 채우라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겠죠. 물론 영양제 무용론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중독에 빠진 사람이 몸을 회복하는 단계에 올 때 까지는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려면 영양제로라도 보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백질 음식은 충분히 먹어도 상관없다”고 하셨는데, 마음껏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단백질은 폭식할 수가 없어요. 과식과 폭식을 할 수 있는 건 사실 탄수화물만 가능합니다. 고기의 경우에도 지방이 없는 퍽퍽한 살코기를 소금이나 양념장에 찍지 않고 먹으면 많이 먹지 못해요. 계란 흰자도 소금에 찍지 말고 먹으면 폭식이 불가능하고요. 폭식은 지방과 소금과 당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단백질은 폭식을 할 수가 업습니다.

 

식단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요?


쾌미에서 벗어나야 하죠. 제가 늘 강조하는 건 내가 음식을 지배해야지 음식이 내 몸을 지배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 순간 몸은 망가지니까요. 쾌미라는 건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음식이잖아요. 쾌미를 주는 음식을 먹지 말라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정도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만큼 먹으라는 이야기예요. 그건 중독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 그 음식에 중독이 돼서 그 음식 없이는 못 살게 되었다면 끊어야죠. 그 음식을 지배할 수 있을 때까지요.

 

비만 환자들을 치료하는 입장에서 누구보다 엄격하게 체중 관리를 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따로 관리를 하지 않고요. 쾌미 음식을 줄였어요. 과자나 밀가루 음식은 거의 먹지 않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잖아요. 쾌미 음식이라는 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인데 건강도 챙기면서 쾌미 음식도 즐기겠다는 건 모순이죠. 쾌미 음식을 먹으면 뇌는 행복하지만 몸은 망가지는 거고 몸을 건강하게 하려면 쾌미 음식을 멀리해야 하는 거예요.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죠. 이미 뚱뚱해진 사람에게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제까지 맛있는 음식을 찾고 탐닉했던 즐거움을 누렸으니 이제는 내 몸을 사랑하기 시작했으니까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주자고요. 보상 중추가 원하는 음식이 아닌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음식을 찾자는 거예요. 저는 일부러 식사량을 줄이지는 않아요. 대신 쾌미 음식이 아닌 음식들은 편하게 마음껏 먹습니다. 싱겁게 먹으려고 하고 가급적 양념을 안 하고 먹는데요. 그러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즐기게 돼요. 이미 우리는 단맛에 중독이 되어 버렸는데 단맛은 모든 맛을 가려 버리거든요.

『음식 중독』은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아마도 이 말은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제가 환자들한테 늘 강조하는 이야기예요. 대부분은 음식 중독에 빠진 걸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거든요. 의지력이 약해서, 식탐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라 내 몸이 망가져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야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을 비하하고 자학했던 것에서 벗어나서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가져야 하죠. 거기에서부터 다시 출발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음식중독』의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독자들 중에는 음식 중독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잠재적인 위험군들이 있을 거예요. 잠이 부족할 때 달달한 음식이 끌리거나 회의할 때 무의식적으로 앞에 놓인 과자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요. 지금은 음식 중독이 아니더라도 그런 습관이 중독으로 이어지면 체중이 증가하고 감량도 쉽지 않을 거예요. 저는 음식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내가 지금의 습관을 방치했다가는 음식 중독에 빠지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일에 『음식중독』이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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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중독박용우 저 | 김영사
만성 스트레스, 수면 장애, 설탕, 트랜스 지방, 그리고 밀가루 등 몸에 나쁘다는 말로 뭉뚱그려진 다섯 가지 음식 중독의 요인을 밝히고, 과학적ㆍ의학적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했다. 습관에서 중독으로, 자신도 모르게 되풀이되는 치밀한 그들의 역학 관계와 의지력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음식 중독의 메커니즘. 이제 뇌를 자극하는 맛의 역습!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음식 중독의 유형과 그 해법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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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중독 #박용우 #eBook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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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

2015.06.16

음식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지 배워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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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보석

2015.01.20

저는 스트레스가 생기면 폭식을 하고 달달한 과자를 손에서 놓지를 못해요. 비만은 아니지만 이런 나쁜 습관이 나중에 큰 병이 되어 돌아오겠죠? <음식중독>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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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선

2015.01.20

저도 자가 진단을 해봐야겠네요. 현대인 거의 전부가 나름대로 중독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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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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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비만·다이어트 전문가. 우리나라에서 ‘비만’이 질병으로 인식되기 전인 1991년 국내 최초로 비만클리닉 진료를 시작했다. 교과서적인 해법이 아니라 현실적이면서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사이며, 질병의 수치가 아닌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고자 노력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33년간 해온 비만치료를 돌아보며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시각으로 본 현 ‘비만치료’에 대한 생각과 견해를 밝히고자 집필하게 되었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단지 체중계 눈금과 수치에만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체중계 너머의 본질적인 것을 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보건대학원에서 석사(역학 전공)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예방의학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 시절에 스포츠의학 연구회의 주요 임원으로 참여하여 운동생리학, 심장재활 등을 공부했으며, 2000~2001년에는 미국에서 비만 연구로 가장 명성이 높은 컬럼비아 의대 비만연구소에 연구교수로 참여하면서 컬럼비아대학 임상영양 마스터코스를 수료했다. 비만치료뿐 아니라 국소지방을 없애는 체형 치료에도 관심을 갖고 개원한 후 10년 동안 메조테라피, 지방흡입, 장비를 활용한 국소지방 치료 경험을 쌓기도 했다. 강북삼성병원 비만체형관리클리닉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및 성균관의대 임상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지방 대사 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 『호르메시스와 간헐적 단식』 『음식중독』 『4주 해독 다이어트』 『박용우의 신인류 다이어트』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역서) 외 다수가 있으며, 『비만치료의 최신지견』 『비만의 진단과 치료』 『임상영양가이드』 등의 전문서적도 다수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