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조용한 귀환’
뮤지컬 <삼총사>가 2년 만에 돌아왔다. 작품은 ‘더 커진’, ‘더 화려한’, ‘확연하게 달라진’과 같은 수식어를 앞세우지 않는다. 굳이 변화를 내세우지 않고도 새로운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조용한 귀환’이다. 줄거리는 물론 무대 장치나 넘버를 대대적으로 수정하지도 않았다. 달타냥과 삼총사가 함께 모험을 하고, 우정과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도 그대로다. 정의를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도 한결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나는 <삼총사>의 이야기는 새롭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진짜 매력’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뮤지컬 <삼총사>을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캐릭터의 힘이다.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로 상경한 시골 청년 달타냥, 카리스마와 실력을 겸비한 아토스,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로맨티시스트 아라미스, 호탕함을 뽐내는 바다 사나이 포르토스. 네 명의 남자들은 저마다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인물들에 대한 애정은 <삼총사>의 이야기를 사랑하게 만든다.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에서 울림을 느끼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무모한 선택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달타냥과 삼총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공을 들인다. 총사가 되기까지 네 사람이 경험한 일들을 보여줌으로써 인물들의 특징을 드러내고, 그들이 같은 길을 걷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이 장면들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호흡, 그리고 매끄러운 연출 덕분에 생동감을 얻는다. 역동적이고 감미로운 넘버가 교차되고 과거와 현재가 봉합되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이어간다.
‘젊은 피’로 무장한 <삼총사>
특히 이번 시즌은 공연 시작 전부터 새로운 조합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유준상,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 등 <삼총사>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대신할 ‘젊은 피’를 찾은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달타냥 역에 캐스팅된 아이돌 3인방-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B1A4의 산들과 신우는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 그룹의 멤버가 같은 역할로 무대에 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인 데다가, 그들이 보여줄 ‘20대의 달타냥’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세 사람과 함께 달타냥을 연기할 배우는 <팬텀>, <마리앙투아네트>, <드라큘라>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카이다.
이로써 달타냥의 평균 나이는 28세로 확연히 낮아졌는데, 그 때문인지 콘스탄스와의 사랑 이야기 역시 더 젊어진 느낌이다. 이전의 콘스탄스가 수줍음 많고 청초한 느낌이었다면, 배우 조윤영이 연기하는 콘스탄스는 발랄하고 깜찍하다. 그녀가 네 명의 달타냥과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 또한 풋풋하게 그려진다. “이번 시즌에 한층 더 젊고 새로워진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던 왕용범 연출은 아토스 역에 배우 강태을과 박은석을, 아라미스 역에 배우 박성환과 조강현을 캐스팅하며 젊은 배우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포르토스 역할에는 배우 장대웅과 황이건이 더블캐스팅됐다.
새로운 매력과 변함없는 메시지를 가지고 돌아온 뮤지컬 <삼총사>는 6월 26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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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