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마주 했을 때 독서하는 즐거움보다는 만지작거리면서 책 이라는 것이 내 손에 잡히는 감촉이 먼저 즐거워요. 인쇄된 이미지라던가 종이 냄새, 전체적인 디자인, 색감에 따라서 그런 즐거움의 차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구요. 그런 느낌의 책들을 구입하고서 독서하는 것이 귀찮아 읽지도 않고 모아둔 게 많아요. 그런데 언제 구입했는지 조차 기억에 없는 책들 중 우연히 손에 잡힌 감촉이 좋은 책 한권을 읽을 때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서점에 가서 의지와 목적에 둔 책을 사볼 때 하고는 사뭇 다른 재미가 있어요. 그 책들 중 한권을 꺼내어 읽을 때는 무언가를 채워 넣기를 갈망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독서가 가장 즐거워지죠.
살아가면서 현실에서의 안락을 뒤로하고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일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언제나 떠오르는 인물은 위대한 혁명가 체게바라가 떠오르지요. 가끔 일상에 지칠 때 한번쯤 위대한 영웅을 만나보길 꿈꾸기도 해요. 그를 만나 볼 수는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의 흔적이 담긴 쿠바 산타클라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게는 생소한 쿠라라는 나라를 가보고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쿠바여행에 관한 가이드북 『올라! 쿠바』를 읽을 계획입니다.
최근 펴낸 그림책 『나홀로 버스』는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첫경험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을 잘 넘어서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인생을 더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라도 사람은 누구나 용기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무서운 것으로만 가득 찬 곳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런 상황이 되어야 힘을 얻는 자들이 하는 말 일 뿐일 거예요. 그리고 그런 상황을 잘 극복하고 나면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겠지요.
명사의 추천
이강백 희곡전집4
이강백 저 | 평민사
한 시대의 모습이 서운해서 좌절감이 들 때 희망을 외치는 것은 유토피아이며 그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 유토피아라는 수면제를 먹고 잠드는 게 더 현명한 거라고 말합니다.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위로가 되듯이 한 시대에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이 희곡을 본다면 위로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 입니다. 희곡이란 장르를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이강백의 희곡집
김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저 | 문학과지성사
가을오후 별다를 거 없는 똑같은 일상과 문득문득 비루해 보이는 자신이 보여 마음이 우울해 질 때 이기호의 단편 소설집 김박사는 누구인가를 들고 공원벤치에 앉으면 세상이 즐거워집니다. 한편 한편마다 전체적으로 가볍지않은 유머러스함이 베어 있고 개인적으로는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인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을 추천합니다.
기발한 자살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저 | 솔
나의 한 시절 무엇이 사는 의미인지 몰라 방황하던 때에 나 역시 누구나 한번쯤 해봄직한 자살을 생각 했을때 마주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자살하고 싶은 그 고통자체가 절대 해결될리는 없지만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일상의 작은것에서 깨닳을 수 있고 죽음은 알아서 수확을 거두어 간다고 말해주는 위로가 있는 이야기 입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기타노 다케시 저/권남희 역 | 북스코프
한때 우리나라에서 너도나도 거침없는 독설을 퍼붓는 것이 유행하던 때에 마주한 기타노 다케시의 수필집. 그런 독설유행은 매우 거북했지만 적어도 기타노 다케시같은 세계관과 엉뚱함 이라면 받아들여지는 독설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존 버닝햄 저/박상희 역 | 비룡소
할아버지와 손녀라는 관계처럼 한세대 건너 맺어진 가족의 인연은 평온한 대자연의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몇 해 전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로 인해 이 책 이야기의 주인공인 손녀에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고 생의 마감 때 나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물음에 할아버지에게도 감정이입이 동시에 되어버린... 처음으로 그림책 이라는 것이 어른들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책이었습니다.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Takeshi Kitano,Yusuke Sekiguchi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으로 기타노 다케시가 감독 주연을 맡았고
늘 폭력적인 어둠이 깃든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와는 톤이 다른 작품 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아이의 멀리 떠나간 엄마를 찾아 야쿠자 출신의 은퇴한 동네 건달 아저씨와 아이가 함께 떠나는 로드무비격인데 철없는 어른과 어른스러운 아이의 대비, 그리고 아이의 상황은 매우 슬프지만 극단적으로 슬픔을 앞으로 내보이지 않는 비트 다케시의 연출이 돋보입니다. 이상하게도 우울한 여름날이면 꼭 찾아보게 되는 영화.
4등
감독 : 정지우 | 출연 : 박해준 | 이항나
최근에 본 영화 중 제일 맘에 드는 영화 입니다.
그런데 왠지 이 영화를 꼭 봐줬으면 하는 1등 지상주의 어른은 이 영화를 안 볼 것 같은 느낌. 어른들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아이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낼 권리를 잃고 있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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