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의 참 의미를 전하는 새로운 시각의 청소년 역사서가 출간됐다. 『10대에게 권하는 역사』는 인물, 연표 중심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 담긴 쉽고 재미있는 내용을 통해 학문으로서의 역사를 이해시킨다. 특히 역사 공부를 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가짐과 태도를 안내하며 ‘역사를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를 알려주는 책.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사회적 안목을 키우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저자 김한종은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역사교육연구를 체계화하고, 실제 역사수업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는 작가다. 서울 소재의 고등학교에서 역사교사 생활을 하였으며, 현재는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사수업과 역사교사, 역사교육과정과 교과서 등 역사교육의 여러 문제들을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근현대 교육사에도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책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오늘날 청소년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역사를 접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외에도 청소년용 역사책이나 TV 프로그램, 인터넷 팟캐스트 등도 인기를 끌지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만큼 역사문제가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얼마나 생각해봤을까요? 역사적 사실의 성격이나 어떤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 등 역사의 본질에 대해 접근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교과서에 이런 내용들이 나와 있긴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추상적이며, 막연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다면, 비교적 익숙한 사례를 통해 역사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이 책은 청소년들이 역사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할 것도 많은 청소년이 왜 역사를 알아야 할까요? 역사에 관심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역사적 사실에는 인간의 삶과 생각이 담겨 있어 지난날의 중요한 사건이나 유명한 인물을 통해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지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생각을 하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과거의 사람들은 현 시대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찾아볼 수도 있겠지요. 역사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고, 사회적 실천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서 정의 내리고 있는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 '기록으로의 역사'라고 말하는데요. 그런데 교과서를 읽더라도 ‘역사란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습니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역사적 사실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때,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란 말을 사용합니다. 교과서 앞부분에도 자주 등장하는 말이지요. 그런데 그 의미는 저 역시도 알쏭달쏭하기만 합니다. 역사가 과거에 일어난 일은 맞지만,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이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지요. 실제 있었던 일 중에서 기록된 것만이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실들이 기록될까요? 아마도 기록하는 사람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추려내서 기록할 것입니다. 즉, 역사 기록에는 기록하는 사람의 판단이 이미 들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보면 역사적 사실은 ‘과거에 일어난 일’뿐 아니라 ‘기록된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를 들여다본다면, 기록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하지만 설명만으로 역사가 무엇인지를 깨닫기는 참 힘듭니다. 지금 당장 그 의미가 명확히 이해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책을 읽고, 또 계속 역사를 공부하면서 생각하다 보면 그 의미가 머릿속에서 명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로 기록되어 있지만 '정말 이랬을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어떻게 연구되어 왔나요?
기본적으로, 남아 있는 과거의 기록을 열심히 살펴봤습니다. 더불어 유물이나 유적을 조사하고 분석을 했지요. 과거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사료’라고 하는데, 오래된 과거일수록 기록이 적어 유물이나 유적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역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기록에 뭐라고 써있으며, 유물이나 유적이 어떤 모습이라고 전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과거의 모습이 어떠했고,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어 전개되고 마무리되었는지 구성하지요. 때문에 같은 사료를 보더라도 연구하는 사람에 따라 역사를 다르게 해석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 여러분들도 역사 공부를 할 때 자신의 관점에 따라 재구성을 해보세요.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데 좋은 습관이 될 것입니다.
역사적 갈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왜 논란이 된다고 보시나요?
역사적 사실에는 과거 사람의 생각이 들어가 있고, 이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도 역사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 공부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지요. 생각의 경험과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는 인간을 기르는 것 그것이 역사공부의 가치입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는 과거의 사실을 오직 하나로 해석하기에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를 그저 외워야 할 ‘진리’로 간주하고,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큰 문제이죠. 역사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사고의 기회를 제한하고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과거의 전례나 우리 사회를 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적 갈등, 우리 청소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알아가야 할까요?
과거 한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서는 여러 갈등이 존재했기에 각 나라마다 달리 해석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 상당수입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중국의 해석이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할 수 있을까요?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도 강조했듯이 역사적 사실을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비판보다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달리 해석한 부분이나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바랍니다.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이 나왔는지 찾아본다면, 역사 공부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어떤 관점에서 주변 국가들과의 역사 갈등 문제를 접근해야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당연히 전쟁이나 침략, 인권침해와 같은 지난날의 갈등이 되풀이되지 않게 평화로운 관계를 이루자는데 목적이 있겠지요. 역행했던 과거의 사실을 비판하고, 평화와 인권이 실현되는 미래를 위한 역사라는 관점에서 역사 갈등의 문제를 바라본다면, 바람직한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지금도 그런 방향의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답니다.
책을 통해 청소년이 역사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역사가 어려움에도 이를 사랑하는 청소년, 역사를 외면하는 청소년, 이 둘의 차이가 어떻게 다를까요.
제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역사 공부는 생각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적 실천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자라나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역사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그런 경험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청소년이 ‘어른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미숙한 존재’보다는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의 ‘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집회와 같은 사회현상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청소년이 당당한 시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청소년 여러분들도 어른이 만들어 놓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실천할 수 있는 당당한 사회구성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역사는 청소년이 이런 존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어른들이 기록한 역사에는 청소년의 이런 존재가 감춰져 있는 경우도 많지요. 그렇지만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이, 그리고 청소년 여러분이 역사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