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마의 그네』 에는 모두 다섯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악마, 카자흐스탄 여행, 생으로부터 탈출하는 특급열차, 가상현실 롤플레이 게임 등 기존 어린이문학에서 다뤄지지 않은 독특한 소재가 우선 눈길을 끈다.
동화는 독특한 소재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여기, 대한민국 ‘초딩’들의 속내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지긋지긋한 외로움, 벼랑 끝에 서 있는 위태로운 방황, 마지막 페이지를 써야 하는 쓸쓸한 사랑은 비단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절실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갈등하고 방황하며 자기만의 성장 곡선을 찾아가는 모습이 어른들 세계 못지않게 치열하다.
『또마의 그네』 는 굉장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다섯 작품 모두 탄탄한 구성력과 연출력이 돋보인다. 또 아이들의 마음 밑바닥을 파고든 작가 특유의 집요함과 현실의 밀착성도 갖추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의 행동 특성이나 대사는 최근 발표된 그 어떤 동화보다도 현실적이다.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어린이의 깊은 내면이다. 평범한 아이가 벌이는 소소한 나쁜 짓들, 낯선 나라에 홀로 남겨지는 예측 못했던 상황, 완벽해 보이는 친구 엄마의 비밀, 남부러울 것 없던 아이가 생과 사의 경계에 다가서는 일들은, 우리가 그동안 밝고 씩씩하다고 믿었던 어린이의 평온한 일상을 어그러뜨리며 낯설고도 절박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 목소리는 ‘우리, 여기서, 이렇게 아프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보잘것없는 일상을 하루하루 위태롭게 방황하지만, 이 아이들이 꿈꾸는 내일은 결코 ‘찌질’하지 않다. 현실을 헤쳐나가는 건강한 지혜는 어른들은 넘보지 못할 그들만의 특권이라는 걸 이 동화집은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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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마의 그네박현경 저/신슬기 그림 | 한겨레아이들
하루하루 위태롭게 방황하지만, 이 아이들이 꿈꾸는 내일은 결코 ‘찌질’하지 않다. 현실을 헤쳐나가는 건강한 지혜는 어른들은 넘보지 못할 그들만의 특권이라는 걸 잘 보여 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