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만나는 가을색 짙은 클래식 음악회
클래식을 듣는 계절이 따로 있겠느냐만, 왠지 벽난로가 켜지고 차 한 잔이 곁들어진 따뜻한 배경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글ㆍ사진 윤하정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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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듣는 계절이 따로 있겠느냐만, 왠지 벽난로가 켜지고 차 한 잔이 곁들어진 따뜻한 배경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실제로도 해마다 라인업을 볼 때면 유독 늦가을, 초겨울에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몰린다. 올해 11월에도 욕심나는 클래식 공연들이 눈에 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내한공연부터 국내에서는 만나기 힘든 대규모 오페라 공연, 익숙한 음악을 참신한 기획으로 담아낸 이색 공연까지, 예스24에서 만날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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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이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니벨룽의 반지>는 리하르트 바그너가 28년에 걸쳐 완성한 4부작 오페라로, 연주 시간만 총 16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는 만나기 힘든 레퍼토리다. 실제로 지난 2005년 러시아 마린스키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했고, 우리나라에서 제작해 무대에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출신 연출가면서 화가인 아힘 프라이어 씨가 LA와 만하임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니벨룽의 반지> 총연출을 맡았다. 지난 2011년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공연 <수궁가> 연출을 맡기도 했던 아힘 프라이어는 추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무대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한국의 건축과 디지털 발전상, 정치적인 상황 등을 무대에서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을 위해 조직된 월드아트오페라에는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성악가들이 포함된 가운데,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배우 양준모 씨도 이름을 올렸다.

 

월드아트오페라는 올해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영혼>까지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모두 공연할 예정이다. <니벨룽의 반지>는 보탄을 중심으로 신들의 세계, 난쟁이 니벨룽족의 세계, 지그프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세계로 구성되며, 신들의 세계가 몰락한 후 인간의 세계가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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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기예프 &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게르기예프 &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11월 22일 세종문화괴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독일 전통 사운드의 수호자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느리고 신비로운 서주로 시작해 생기 넘치는 에너지, 절망에서 승리의 절정까지 이끌어가는 전개가 드라마틱한 대곡,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연주한다. 또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2017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선우예권과의 협연으로 폭발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앞서 2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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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VS 파가니니


리스트와 파가니니가 한 무대에서 만난다면 어떨까? 19세기 최고의 음악가로 손꼽히는 ‘피아노의 황태자’ 프란츠 리스트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주 실력을 얻게 됐다는 오명을 쓴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 현란한 기교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청중들을 매혹시켰던 리스트는 지금으로 따지면 클래식계 꽃미남 아이돌 스타로 공연이 끝난 뒤에는 귀부인들이 보석과 속옷을 던졌고, 수십 대의 팬 마차가 그를 뒤따랐다. 파가니니 역시 현 한 줄로 오케스트라 소리를 표현하는가 하면 활이 아닌 나뭇가지로 연주하는 등 클래식계의 전설적인 스타였다. 전설의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의 무대를 현세대 아티스트이 선보이는 <리스트 VS 파가니니> 공연은 11월 25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리스트와 파가니니를 재현할 아티스트는 뛰어난 연주 실력과 다채로운 활동으로 21세기 클래식 팬들을 사로잡는 다비드 알라다쉬빌리와 필립 포가디다.

 

이번 공연을 주관하는 (주)스톰프뮤직은 이색 배틀 공연을 잇달아 선보인다. 청중이 심사위원이 돼 매 라운드마다 두 피아니스트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피아노 배틀>은 11월 20일 평촌아트홀, 23일 김해문화의전당,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15년 첫 내한공연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컨과 폴 시비스가 다시 무대에 선다. 11월 25일 예술의전당 IBK홀에서는 <쇼팽 VS 리스트> 공연이 이어진다. 낭만시대를 이끈 두 작곡가 겸 연주가 쇼팽과 리스트. 당시 사교계 유행을 이끌었던 리스트는 무명 연주가였던 쇼팽의 연주에 감동을 받아 먼저 악수를 청한 뒤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세기의 라이벌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두 사람이 같은 장르의 작품으로 대결한다면 어떨까? 한 무대에서 두 대의 피아노로 선보이는 <쇼팽 VS 리스트> 공연은 2018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신창용과 2017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알렉산더 울만이 선보인다.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 씨가 알기 쉬운 해설과 곡에 얽힌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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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작곡가 3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음악회 가 11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러시아 음악의 대부 차이콥스키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글라주노프, 그리고 음악 천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으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소곡 ‘우울한 세레나데’와 ‘왈츠 스케르초’, 글라주노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등이 연주된다. 성기선 씨의 지휘 아래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전체 여정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특별히 러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크 카자지안과 피아니스트 예카테리나 매체티나가 초대돼 러시아 색채를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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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