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눈을 뜨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식사를 하고, 어제 걸었던 거리를 똑같이 걷는, 별다를 것 없이 무료하게 흘러가는 일상이지만 여행지에서는 그런 일상조차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슛뚜가 하는 여행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여행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낯선 일상을 찾을 뿐이다.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 늘 메모장 빼곡히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 더 많은 것을 보려 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보고 배우지 않아도 여행은 충분히 행복하다고, 낯선 일상을 보내는 그 순간이 사실은 우리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여유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슛뚜의 여행기를 읽다 보면 우리의 바쁜 하루에도 여유가 찾아드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준비되었다면 그와 함께 떠나보자.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독립출판물로 출간하셨던 『낯선 일상이 반복되는 곳』 3권을 기성출판물 1권으로 묶어 내셨어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는 저에게 정말 큰 의미예요. 이전에 두 권의 다른 책을 출간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설레진 않았었거든요. 정식 출판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혼자 독립출판물로 만들었던 게, 몇 년 만에 출판사를 통해 진짜 책으로 세상에 나온다는 게 정말 좋았죠.
작가님은 45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세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요즘은 대부분 작정하고 유튜브에 뛰어드는 시기라서 다들 저에게 어떻게 하다가 유튜버가 되었냐고 묻지만, 저는 사실 유튜버가 될 생각이 없었어요. 오랫동안 사진 찍는 걸 좋아했고, 블로그에 일상이나 여행, 집 사진 등을 자주 올렸는데 어느 순간 사진의 한계를 느껴 더 생생한 영상을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혼자 영상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건드려보면서 영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어요. 유튜브에 첫 영상을 올린 것도 블로그에 올리듯 나만의 기록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책 제목에서 ‘낯선 일상’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에요.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어떤 준비를 하시나요?
저는 계획파 여행자는 아니에요. 여행 전 미리 준비하는 건 어느 나라의 도시를 갈지, 도시 간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 정도. 여행을 하면서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목적지를 결정합니다. 날씨가 너무 좋으면 공원을 가고, 같은 도시에 오래 머물러 심심해질 때쯤엔 근교로 하루 훌쩍 떠나보고, 며칠간 서양식에 질려있는 날이라면 한식집을 찾아보는 식으로요. 계획이 없으면 하루 종일 숙소에서 뒹굴거리는 날도 생기고, 눈에 익는 골목도 생겨요. 그 순간은 이 낯선 도시에서의 며칠이 나의 일상이 되는 거죠. 단, 숙소는 웬만하면 독립적인 곳으로 예약하는 걸 추천해요. 호스텔이나 게스트 하우스 같은 유형의 숙소는 밥을 해 먹는 것도 불가능하고, 통금 시간이 있는 등 생활 패턴을 남들과 비슷하게 맞춰야 하니까요.
영국 런던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에는 21개 도시가 등장합니다. 그중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참 많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포르투갈 라고스예요. 영국과 아이슬란드를 참 좋아하지만 영국은 이미 5번이나, 아이슬란드는 3번이나 다녀왔거든요. 라고스가 주는 특유의 여유로움이 좋아요. 여느 휴양지들과 비슷할 것 같지만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어요. 음…말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직접 다녀오는 걸 추천합니다!
여행 속 풍경을 영상과 사진으로, 때로는 글과 그림으로도 기록하세요. 네 분야 모두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각 방법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여행을 가장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영상이에요. 저도 예전의 여행이 그리울 때면 제가 찍어뒀던 영상을 제일 많이 봐요. 하지만 영상의 치명적인 단점은 제가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뺏는다는 거예요. 영상을 찍기 위해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동해야 하며, 삼각대를 설치해야 하고, 영상의 전체적인 스토리도 생각해야 하고… 솔직히 영상을 찍으면서는 예전에 했던 여행의 60% 정도만 즐기고 있다고 느껴요. 장단점이 분명하죠.
사진과 글은 영상에 비해서 준비물이 간소해요. 저는 휴대폰보다 가벼운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거든요. 영상을 찍기 전엔 하루 종일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숙소에 들어와 그날의 일기를 썼어요. 영상이 여행의 한순간을 객관적으로 생생하게 담는다면, 글은 그때의 내 생각과 느낌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림은 되새김질이에요.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가고 싶은 곳,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요. 한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니 그 시간 동안 오래도록 여행지를 생각할 수 있어요.
작가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일상으로부터의 해방. 저는 정말 여행이 일종의 일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과 끝이 없는 일을 홀가분히 떠날 수 있다는 게 여행의 매력이에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긴장감도 좋고요.
포르투갈 라고스
작가님의 영상과 사진, 글을 사랑하는 팬분들께도 한마디 해주세요!
늘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어요. 저에게 보내주시는 애정만큼 제가 한 분 한 분 다 돌려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고요. 저의 사진과 영상, 그리고 글로 인해 힘든 날 잠시라도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 슛뚜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살자 주의.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거라면 이왕이면 하고 후회하는 삶을.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해서 그것들을 모두 더한 삶을 사는 중이다.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브이로거로 구독자 45만의 일상 브이로그 채널 ‘슛뚜(sueddu)’를 운영 중이다. 있는 그대로 찍는 것보다 매 순간 순간을 아름답게, 영화 같은 일상처럼 찍는 것이 모토이다. 2018년 3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독학으로 영상을 배웠다. 0에서부터 직접 부딪혀가며 터득한 노하우를 각종 강연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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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슛뚜 저 | 상상출판
쳇바퀴같이 지루한 일상을 보내다 ‘여행’이라는 핑계를 대고 무작정 떠난 그가 처음으로 도착한 도시 런던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4년간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