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에세이 MD 김태희 추천] 기다렸던 소설가, 시인들의 에세이
2020년 봄, 새로운 에세이를 들고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찾아온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김태희(도서MD)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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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소설, 시로만 만났던 작가들의 에세이가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작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입니다. 요즘은 작가들이 독자들과 SNS를 통해서 빠르게 소통하기도 하지만 손안에 들어오는 책 한 권은 작가의 생각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더 가깝게 느끼기도 하죠. 2020년 봄, 새로운 에세이를 들고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찾아온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1. 『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저ㅣ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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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 『경애의 마음』 ,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로 큰 사랑을 받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금희 소설가가 데뷔 11년 만에 첫 산문집을 펴냈습니다. 웹진 <주간 문학동네>를 통해 먼저 짧게 선보이며 많은 독자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이번 산문집에는 유년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나날들의 기억을 내밀한 목소리로 담아냈습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중했던 것들, 몰랐던 마음과 잊었던 기억을 끄집어내 우리 곁으로 데려옵니다.


“플라스틱 앉은뱅이 의자에 앉으면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발코니의 순한 잎들, 그리고 들려오는 춤, 기억, 꿈, 지시, 나무, 눈, 귤, 찬물로 만 국수와 안녕안녕― 같은 말들. 그렇게 일렁이는 말들이 마음의 안팎으로 다 빠져나가기를 기다려야 하는 오후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제야 찾아드는 텅 빈 평안이야말로 대상을 지정할 필요도 없는, 삶에 대한 사랑이라고.”

_공원을 걷고 싶은 4월의 밤, 김금희

 

 

2. 『오래 준비해온 대답』 (김영하 저ㅣ복복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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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행의 이유』 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영하 작가가 『오래 준비해온 대답』 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2009년 출간됐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를 문장과 내용을 가다듬고 새로운 이야기와 여행 당시 찍은 사진들을 풍성하게 수록하여 새롭게 선보입니다. 10여 년 전 시칠리아로 떠난 여행은 구글맵도, 트립어드바이저도, 호텔스닷컴도 없던 시절, 스마트폰 대신 자신의 감각과 직관에 의존해 낯선 곳을 찾아 헤매는 여행이었습니다. 시칠라아의 유적을 따라 걷는 인문학적 사유의 여정. 지금은 우리에게 낯선 여행이 어떤 여행으로 다가올지, 김영하 작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더 기대됩니다.

 

“내게는 ‘과거의 내가 보내온 편지’ 같은 책이지만 어떤 독자에게는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 같은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언젠가 시칠리아로 떠나게 될 것이고, 장담하건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_2020년 4월, 김영하

 


3. 『모월모일』 (박연준ㅣ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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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 시인의 네 번째 산문집입니다. 이 책은 지금껏 그가 써온 작품 가운데 가장 평범하고 친근한 일상을 담아냈습니다. ‘겨울 고양이’ ‘하루 치 봄’ ‘여름비’ ‘오래된 가을’ 네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그 계절의 풍경과 소리, 맛과 감정들을 시인의 글로 들려줍니다. 잊고 지냈던, 때론 잃어버렸던 평범한 것들에 담긴 특별함으로 가득 채운 선물 같은 책입니다. 삶의 일 퍼센트의 찬란이 아닌 구십구 퍼센트의 평범을 사랑하기로 했다는 박연준 시인의 마음이 담긴 이번 산문집은 일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겁니다.

 

“이제 겨우 말할 수 있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 이걸 깨닫는 데 사십 년이나 걸리다니! 당신이 나보다 좀 더 빨리, 자신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자신을 좋아하면서 아닌 척 딴청을 피우는 시간, 스스로를 괴롭히는 시간을 멀리 내다 버렸으면 좋겠다.”
_서문 「모월모일, 모과」에서,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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