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가 좋아하는 치즈는 무엇?
책 속에 소개한 메뉴 중 70% 정도는 제가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느껴보았던 메뉴들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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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즐기는 치즈』 는 치즈를 집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기본부터 짚어주는 책이다. 서양 식재료로만 생각해온 치즈는 알고 보면 다채로운 변주가 가능하다. 소스나 토핑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연으로, 치즈플레이트나 치즈구이처럼 주연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뽐낼 수도 있다. 치즈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치즈를 폭넓게 즐기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수요미식회〉 추천 맛집 ‘치즈플로’의 오너 셰프이자 치즈메이커인 조장현 저자가 알려주는 홈메이드 치즈 만드는 비법, 페어링 제안, 요리법 등이 책 속에 가득하다. 



셰프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오너셰프로 치즈플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파주의 농업법인 ‘더플로’와 ‘치즈플로’에서 치즈를 만들고 있으며 효창동의 공방에서 살루미 등의 샤퀴테리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19년 초까지 키친플로, 쉐플로를 운영했으며 2002년에는 영국에서 요리를 배웠습니다. 그 이전 10년은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했습니다. 

뒤늦게 시작하신 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셨을 것 같은데요. 셰프님에게 치즈란 무엇인가요

모두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때 누군가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고, 이미 지나온 길이 멀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뚜렷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에는 다양한 형태와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 관습과 틀에 얽매이지 않은채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자신 있게 감당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외식업 9년차에 접어들던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계속되는 환경의 변화와 시련 속에 삶은 지쳐갔고 그 속에서 본래의 열정과 목표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꿈의 첫발자국 보다 더 중요하지만 위태로운 일이었습니다. 향후 10년 앞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고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살루미와 치즈라고 생각했고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종합적인 델리 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업적인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작년 프랑스에서 치즈를 배우고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치즈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복잡하고 위대한 식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에서 얻어진 우유에 발효와 숙성이라는 복잡한 미생물들의 활동과 긴 시간에 걸친 인간의 정성스런 손길이 더해지고 시대와 지역 특성이 반영되며 반복과 우연이 겹쳐서 탄생되는 식품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어떤 식품들보다 많은 경우의 수와 변수들이 과학적 원리와 인간의 심미적 감각에 의해 조율되어 만들어 집니다. 쉽게 정복되지 않으며 끝없이 탐구하여 최고의 품질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 치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치즈라는 것이 단순히 먹는 식품을 지나 만드는 정성이 깃든 예술이라고 느껴졌는데요. 저 같이 치즈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해주실 수 있는 치즈는 무엇일까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치즈는 단순한 식품이 아닙니다. 치즈에 과학과 문화와 환경이라는 결합되어 표현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수년간의 시간을 들여서 완성되는 치즈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숨어 있습니다. 무엇이든 빨리 생겨나고 잊혀지고 소비되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전통의 명맥을 이어 만들어지고 있는 치즈들은 보석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에서 치즈를 배울 때 테이스팅 해 봤던 치즈 중에 살레 치즈(salers cheese)가 특별했었습니다. 살레(salers) 라는 특별한 소에서 생산되는 우유로 오베르뉴의 산악 지대에서 옛날식 수작업으로 소량만 만들어지는 치즈입니다. 한국에 수입이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데 프랑스 내에서도 구하기 힘든 치즈이기 때문에 나중에 프랑스에 가실 기회가 있다면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치즈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서 치즈를 추천하는 것이 맞으므로 아무리 위대한 치즈라고 하더라도 소비자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치즈』에 나오는 국가별 대표 치즈를 중심으로 국내에 수입되는 치즈를 하나씩 먹어 보면서 자신의 입맛을 확인하고 스펙트럼을 넓혀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즘 SNS에 #치즈플레이트 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입니다. 셰프님만의 플레이팅 노하우가 있다면?

치즈, 살루미, 과일, 견과류, 꽃 등을 매우 아름답게 장식하는 플레이트가 유행인 것 같습니다. 마침 저희는 치즈와 샤퀴테리 제품을 모두 만들고 있어 언제라도 쉽게 풍성한 플레이트를 꾸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떤 플레이트들은 마치 술집의 과일안주처럼 먹을 것은 별로 없고 장식만 화려한 경우도 있습니다. 요리도 그렇고 플레이트도 그렇고 본질에 우선 충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즈 같은 경우는 초보자와 매니아 층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가볍고 신선한 치즈부터 숙성이 많이 된 치즈까지 종류별로 다양하게 놓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는 산양유, 우유, 양유로 만든 치즈를 교차로 배열하여 맛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기에 치즈와 잘 어울리는 과일, 잼, 견과류, 꿀, 빵이나 비스켓 등을 같이 배치하다 보면 플레이트가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쿨라텔로, 론자, 코파, 살라미, 스팔라코타 등의 샤퀴테리 제품을 먼저 배치한 후 틈새에 종류별로 치즈를 배치하고 기타 어울리는 식자재들을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집에서 즐기는 치즈를 출간하고 난 뒤 재밌었던 또는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군가에게 사인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책에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멍해지면서 무슨 글을 써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틀에 박힌 글귀보다는 의미 있는 글을 써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나는 것들은 너무 문장이 길어 어쩔 줄을 몰랐던 기억이 있네요. 눈에 안 보이는 마이크로 세계의 아주 작은 것들의 작용이 치즈라는 위대한 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경험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의미 없어 보이는 아주 작은 생각과 집념과 행동이 시간의 마법을 통해 결국 세상에 어떻게 발현되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즐기는 치즈』속 레시피 중 이것은 꼭 해먹어야 한다는 강력 추천하는 레시피가 있나요?

책 속에 소개한 메뉴 중 70% 정도는 제가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느껴보았던 메뉴들입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만드는 법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부라타가지카포나타, 리코타파프리카샐러드, 할루미곡물샐러드를 추천하는데 모두 맛있으니 꼭 한번 만들어보기를 바랍니다.

 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독관심을 가지고 구매해주신 독자님들에게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치즈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식품입니다. 1만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명맥을 이어 오듯이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될 식품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는 늦게 알려지고 익숙해지기 시작한 식품이지만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소비되어 질것을 의심치 않습니다.『집에서 즐기는 치즈』를 계기로 치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좀 더 친숙한 식품으로 자리잡고 가정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실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조장현

치즈플로의 오너셰프이자 치즈, 살라미 메이커. 런던 르코르동블루에서 공부했고 뉴질랜드 치즈스쿨에서 치즈 마스터 과정을 거쳤다. 건국대학교 즉석식육가공유통 전문가 과정, 이탈리아 안티카 코르테 팔라비치나Antica Corte Pallavicina에서 살라미 과정, 프랑스 아카데미 오퓌스 카세우스Academie Opus Caseus에서 치즈 마스터 과정을 공부했다. 2005년 키친플로 오너셰프를 시작으로 쉐플로를 거쳐 현재는 치즈플로를 운영하며 치즈를 만들고 요리를 한다. 한국에서 치즈와 살라미라면 단연코 빠지지 않는 전문가로 계속 다양한 치즈를 소개하고자 한다. 


집에서 즐기는 치즈
집에서 즐기는 치즈
조장현 저
테이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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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