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10년 뒤 미래를 상상해보며, 국내 최초로 XR(확장현실) 스튜디오를 구축해 제작된 JTBC 다큐멘터리
특히 이번 단행본에서는 편성 시간상의 문제로 방송에서는 아쉽게 편집되었던 세계 석학 18인의 미방영 인터뷰 전문이 수록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완성된 빅데이터 자료 설명을 충실하게 실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독자들을 찾아온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슬라보예 지젝, 자크 아탈리, 장하준 등등 이름만 들어도 정말 쟁쟁한 석학들이 인터뷰이로 참여해주셨는데요. 석학들이 미래사회에 대두될 가장 중요하게 꼽은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워낙 많은 제언들을 해주셨지만, 다들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부분은 ‘새로운 세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코로나 이후에 우리가 맞이할 세상(방송에서는 이를 ‘After Corona' 즉 ‘A.C.10’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준 석학들은 하나같이 인류가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평범하게 생각했던 일상이 앞으로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실제로 전 세계인은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불편함과 편리함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이게 어쩌면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사회 구성의 재개편을 예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위드 코로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현재 백신접종률 70% 가까이 육박하지만 여전히 확진자 수는 늘어나는 게 현실입니다. 집단면역은 정말 불가능한 일인 걸까요? 석학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저희 제작진이 만난 석학들은 대부분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전제가 있죠. 인류의 약 70% 이상이 백신접종을 완료 했을 때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퇴치하려면 80% 이상이 3차 접종까지 완료했을 때 퇴치가 가능하다고요. 이에 필요한 백신의 양은 약 160억 도스(1도스는 1회 접종 가능한 분량)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해 본 적이 없는 양입니다. 하지만 백신 제조사들이 제조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계산’일 뿐이에요.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모든 인류가 공평하게 백신을 접종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백신은 일부 부자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백신을 보유하지 못한 나라를 중심으로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변이 역시 계속 생길 것으로 보고 있어요. 코로나 돌연변이의 변동성은 다른 바이러스에 2배에 달하고 치사율 또한 높습니다. 백신의 생산 속도는 돌연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돌연변이를 통한 대규모 재확산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석학들은 경고했습니다.
이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게 바로 ‘백신’인데요. 문제는 국가 간 백신 공급에 불균형이 생기면서, 백신 국수주의라는 인류에게 새로운 숙제가 나타났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석학들이 내놓은 대안은 무엇일까요?
석학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백신의 지재권’을 풀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현재 백신 생산에 있어 수많은 공적 자금이 투여됐음에도 불구하고, 백신 제조사와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지재권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 현실이고요. 석학들은 이러한 백신 지재권 독점이야말로 인류 집단면역의 걸림돌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은 지금까지 가장 빠르게 개발된 백신이에요.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각 나라의 공적 자금, 나아가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 임상실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노력 덕분이었죠. 단순히 제조사만의 공이 아닙니다. 과거 냉전시대에 천연두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적대국이었던 소련과 미국이 힘을 합쳐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한 적이 있어요. 덕분에 천연두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퇴치된 바이러스로 기록되었죠. 코로나 바이러스 또한 퇴치될 수 있습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희생과 양보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 닥쳐올 또 다른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이기도 하고요. 결국 바이러스 문제는 개인과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 모두의 문제라는 공동체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AI기술과 로봇산업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미래에는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플랫폼을 잘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계급격차라 벌어질 것이라는 게 석학들의 예측인데요. 플랫폼이 만든 계급사회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단어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 및 활용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이 바로 '디지털 격차'입니다. 예전의 전통 사회에서는 신분의 격차나 부의 격차가 있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사회에서는 디지털 격차로 인한 문제점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석학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도 이미 많은 상점들이 유인에서 무인으로 변하고 있죠. 카페나 음식점에서 사람을 대신해 디지털기기(키오스크기기)가 대체되고 있는 모습도 흔히 보셨을 거예요. 이러한 기기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디지털 약자들은 수많은 불편함을 겪을 것이고, 디지털 정보에 뒤쳐짐으로써 또 다른 사회적 빈부의 격차를 가져올 거라 예상합니다. 문제는 디지털 격차가 단순히 일상의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나중에는 생존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미리 학습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학습에 있어서 국가는 개인의 능력으로 둘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여 디지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보제공과 학습의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습관적으로 QR코드를 찍거나 명부를 작성하잖아요. 문제는 이런 기술이 악용되어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국가의 감시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를 견제하려면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방역과 감염병 확산 대비’라는 명목 하에 개인정보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보건을 위하여 강제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사실 더 큽니다. 물론 국민은 국가를 믿고 제공하는 거죠.
하지만 일부에서는 팬데믹 이후 국가가 자신들이 확보한 개인의 정보를 악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또 다른 국가의 감시 체제로 국민을 감시할 것이라고도 보고 있고요. 이러한 불신은 결국 국가가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석학들은 이야기합니다. 국가의 투명한 정보사용과 정보 공개가 필요할 것이고, 시민사회는 이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시민 단체가 하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여 늘 감시해야 할 것이고요. 국민 개개인이 여론을 형성하여 국가를 견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프로그램을 위해 약 스무 명이 넘는 글로벌 석학, 리더들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석학은 누구였나요?
제작진 입장에서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의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다들 워낙 바쁘신 분들이고, 또 몇몇 분들은 코로나 전방에서 힘쓰고 계시느라 지치셨을 텐데도, 저희 제작진의 제작 의도에 깊이 공감해주시고, 정말 소중한 제언들을 주셨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석학들의 고언은 비대면 사회가 만들어준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참여해주신 모든 석학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인상 깊었던 인터뷰이를 꼽으라면, 가이 스탠딩, 자크 아탈리, 슬라보예 지젝 이 세 분을 들 수 있겠습니다. 워낙 본인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권위자들이셔서 조금은 긴장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정말 프리(?)하시더라고요. 가식 없이 마치 옆집 아저씨,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독설과 경고를 뿜어내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 그들의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JTBC팩추얼
방송
감히 단언컨대 방송도 책도, 팬데믹 이후 한 가지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많은 석학과 글로벌 리더들이 인터뷰에 참여한 적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저희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이들의 참여만으로 여러 번의 포럼을 개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해보았으니까요. 그만큼 현 시점에서 우리가 꼭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들입니다. 팬데믹 이후에 펼쳐질 미래사회의 모습이 궁금하신 독자 분들, 또 급격하게 바뀌는 시대적 흐름 속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는 독자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조금이나마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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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