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를 키우며 얻은 영감으로 출발한 그림책
책 읽기와 이야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도서관이 멋지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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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저자(좌), 경혜원 저자(우)

그림책 『사서가 된 고양이』는 책과 이야기 들려주기를 좋아하는 고양이 ‘루루’가 도서관의 새로운 사서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루루는 도서관을 찾는 친구들에게 친한 친구이자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아이들은 루루가 마주하는 나름의 문제 앞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루루와 아이들 사이의 이러한 유대감은 소중한 이를 위해 씩씩하게 나서는 용기와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더불어 루루를 따뜻하게 보살피며 바라봐 주는 도서관 관장님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림책 『사서가 된 고양이』가 출간되었습니다. 권오준 작가님은 『날아라, 삑삑아!』『비비를 돌려줘!』 등 생태동화 · 생태그림책을 많이 써 오셨는데요. 이 그림책은 그간의 작품들과는 분위기나 색채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사서가 된 고양이』는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권오준 : 『사서가 된 고양이』는 우리 집 고양이 ‘레옹’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주인공 ‘루루’가 바로 레옹에게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예요. 레옹은 오랫동안 길냥이로 살다가 우리 집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전 생활이 녹록지는 않았는지, 레옹이 제게 마음을 여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지요. 마음이 통하고 나니 레옹은 눈에 띄게 활발해졌습니다. 원하는 걸 해 달라고 칭얼거리기도 하도, 가끔은 다가와 귀염도 떨었지요.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레옹이 집 밖으로 나가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을 연결 짓다 보니 자연스레 『사서가 된 고양이』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그림책 후반부, 루루가 도서관 책에 장서인을 찍는 장면은 김해의 도서관 사서 분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고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서 고양이 ‘루루’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스토리텔러’이기도 한데요. 아마도 이러한 부분은 오랜 시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의 학교와 도서관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을 만나 온 권오준 작가님의 경험이 녹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루루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권오준 : 그건 바로 ‘소통’할 줄 아는 고양이라는 점이지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줄 줄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니까요. 아이들이 루루를 좋아했던 이유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작은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 주었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루루의 매력을 하나 더 꼽자면, 그건 바로 발톱이라고 생각해요. ‘어? 날카로운 발톱은 책을 망가뜨리기 쉬우니 고양이 사서의 단점 아닌가?’ 의문을 갖는 독자들도 있을 텐데요. 물론 거기서 멈추었다면 루루의 발톱은 그저 단점에 불과했을 거예요. 하지만 루루의 곁에는 루루를 돌봐 주는 도서관 관장님이 있었지요. 관장님 덕분에 루루의 발톱은 도서관의 특별한 장서인이 되었고요.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면 누군가의 단점은 매력으로 발돋움하기도 합니다.

경혜원 작가님은 『사서가 된 고양이』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도서관을 구상하기 위해 서울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을 직접 답사하셨다고 들었어요. 이야기의 배경이 ‘도서관’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경혜원 : 맨 처음 스케치했던 도서관은 집 근처에 있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도서관이었어요. 그런데 스케치를 하고 보니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그림 자체로는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사실 도서관이 매력적인 것은 그곳에 있는 ‘책’ 때문이잖아요. 하지만 그림으로 표현할 때는 어쨌든 도서관의 외관을 통해 공간의 매력을 담아내야 하니 꽤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이왕에 도서관을 그려야 한다면 도서관 건물 자체가 매력적인 곳을 찾아 그려 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이 딱 그런 곳이었어요. 이 도서관은 숲 공원 안에 자리한 아담한 도서관인데요. 외관도 멋지지만, 탁 트인 창과 목재를 사용한 인테리어 덕분에 실내가 참 따뜻하고 포근하더라요. 또 박공지붕으로 지어진 곳이라 다양한 시점, 입체적인 장면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숲에 있는 도서관이니 고양이 사서가 있는 것도 그럴 만하겠다 싶었고요.

『사서가 된 고양이』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고양이 루루와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 자세 같은 것들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부분에서 느껴지는 현실감과 특유의 역동성이 인상적이었거든요. 작가님께서 캐릭터들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경혜원 : 주인공인 고양이 루루와 그런 루루를 보러 도서관을 찾아오는 아이들이 동글동글 귀여워 보였으면 했어요. ‘귀엽다’는 첫인상은 우리를 무장해제 시켜 버리잖아요. 뭘 해도 사랑스럽게만 보이고요. 동물이나 어린아이를 보면 마음이 사르르 녹는 이유도 그들이 귀엽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루루는 첫 등장부터 책이 가득 쌓인 카트를 넘어뜨려 도서관을 마구 어지르게 되는데, 귀여운 외모로 먼저 환심을 가득 사 놓아야 루루의 이런 말썽에도 독자들이 웃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권오준 작가가 꼽은  『사서가 된 고양이』 속 최애 장면

경혜원 작가가 꼽은  『사서가 된 고양이』 속 최애 장면

『사서가 된 고양이』 속 두 분의 최애 장면이 궁금합니다.

권오준 : 저는 사서가 된 루루가 도서관 책을 여기저기 펼쳐 놓고 자기 발로 장서인을 찍는 장면이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그림책 제목도 『사서가 된 고양이』이니, ‘아, 루루가 드디어 자기 몫을 하는 진짜 사서가 되었구나’ 하는 대견한 느낌이 든달까요.

경혜원 : 제 최애 장면은 루루가 계단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장면이에요. 고양이 루루가 제자들 앞에서 강연하는 소크라테스처럼 한쪽 손을 들고 젠체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모습이 뻔뻔하지만 웃기고 재미있더라고요.

『사서가 된 고양이』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느꼈으면 하시나요?

권오준 : 책 읽기와 이야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더 나아가 자신 혹은 다른 이들이 가진 단점을 새로운 시선, 또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 주어도 좋겠고요.

경혜원 : 도서관이 멋지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기를 바라요. 더 나아가 『사서가 된 고양이』 속의 아이들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도서관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바꾸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두 분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요. 살짝 힌트라도 주신다면요?

권오준 : 제 다음 작품은 ‘새들의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에요. 

경혜원 : 저는 안데르센 동화를 저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패러디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권오준 (글)

생태 작가이자 전국의 학교 ‘작가와의 만남’ 최다 강연자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성인 인문학 강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청중을 열광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며, 한중일 3개국 동화 교류 특강을 맡기도 했다. KBS 라디오 생방송 고정 게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동아일보사 톡톡글쓰기 전문 강사로도 일했다. 환경정의 시민연대에서 최고의 환경 책 저자에게 주는 ‘올해의 한우물상’(2013)을 수상했으며, EBS 자연 다큐 <하나뿐인 지구> ‘우리가 모르는 새 이야기’ 편에도 출연했다.



*경혜원 (그림)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사서가 된 고양이
사서가 된 고양이
권오준 글 | 경혜원 그림
모든요일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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