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왕육성, 안충기 저 | 동아시아
미쉐린 가이드 스타를 만든 화교 요리 문화의 산증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작은 중식당 진진. 50년 업력에 호텔 중식당 오너 셰프 자리까지 오른 왕육성이 호텔 일을 접고 진진을 연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 했다. 그러나 진진은 2016년 말 미쉐린 별 한 개를 따내고, 한 개의 식당에 그치지 않고 총 4개의 분점에 식자재 매장 진진상회까지 열었다. 1부가 진진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면 2부는 한국전쟁 이전부터 함께해 온 화교의 역사가 펼쳐진다. 요리보다 손님이 먼저라는 '간객하채접'의 정신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정의정)
시몽 위로 저 / 한지우 역 | 김영사
정원은 살아 있다, 생각보다 더!
텅 빈 땅에서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이 되기까지 10년간의 여정을 담은 그래픽 노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정원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동식물들의 모습에 자연의 힘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곧 깨닫게 된다. 내가 여태 좋다고 생각했던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 청결하고 위생적인 정원, 곤충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안전한 정원이 다분히 인간중심적인 어색한 공간이었음을, 또 인간이 너무 손쉬운 방법으로 자연을 살해하고 있음에도 자연은 우리가 부순 공간을 다시 부지런히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연은 그 혼잡함 속에서 행복해한다'는 시몽 위로의 묵직한 문장은 빌딩숲에 가로막힌 우리의 시야를 한뼘 더 넓혀준다. 언젠가 공원을 거닐다 딱정벌레, 개구리, 감자잎벌레, 무족도마뱀, 무당벌레를 만나게 되면 소리지르지 않고, 웃으며 반갑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어주는 아주 멋진 책! (김예은)
이순자 저 | 휴머니스트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듣고 싶습니다
작년에 SNS에서 한 편의 글을 읽게 되었다. 제목은 <실버 취준생 분투기>. 모 신문의 시니어문학상 논픽션 부문에 당선된 글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가슴을 벌벌 떨고 한숨을 푹푹 내쉬며 힘겹게 끝까지 읽었다. 내게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감동보다는 공포였다. 결국 늙는다는 것, 늙어서도 여전히 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 쉽게 들을 수 없는 노년의 안전망 없는 생활은 실재하는 현실의 공포였다. 더욱이 가부장제에서 이탈한 여성이자 장애인으로서 겪는 고난은 몇 배로 가혹할 것이었다. 이 글을 쓴 이순자 작가의 흔적을 좇았다. 하지만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과 마주해야 했다. 괜스레 SNS에 "이순자 작가님을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하라!"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바람이 모아졌는지, 유고 산문집과 시집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작가님의 글을 읽고 또 읽었으면 좋겠다. (김상훈)
『AROUND 어라운드 83 (격월간) : 5월 [2022]』
편집부 | 어라운드
기록이 즐거운 당신 혹은 어려운 당신을 위해
글로 마음을 내보이는 게 익숙한 사람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나의 답은 ‘아니요’ 이다. 기록을 위해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오롯이 바라보는 과정이 내게는 썩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하고 싶지만, 과정이 두려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어라운드> 83호를 추천한다. 이번 호의 주제는 ‘일기의 시절’. 일기, 편지, 책, 음악, 사진 등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다른 이에게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기록하는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그 시작은 나라는 사람과 내가 보낸 시간을 솔직하게 아끼는 것임을 기록을 사랑하는 이들의 입을 빌려 전한다. 용기를 얻어, 오늘 퇴근길에 짧은 글로 나의 하루를 정리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김민희)
택배기사님, 큰딸 저 | 어떤책
물건이 뿅 하고 집 앞에 놓인 건 아니잖아요?
택배 기사님들은 하루에 수백 개의 물건을 배송한다. 즉 그만큼 많은 물건 주인들, 사람들을 만난다는 뜻이다. 이 책은 기사님이 24년 동안 일을 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에피소드들이 담긴 책이다. 남의 집에 남의 물건을 가져다주는 일. 물건을 받는 ‘남’들은 충분히 감사해야 하는 일이지만 왠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 어디든 배송해야지 왜 전화를 하냐는 둥, 상자가 훼손되어 안 받겠다는 둥, 받아 놓고 안 받았다고 소리치는 둥 결제한 물건의 비용에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권리까지 얻었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시킨 물건은 절대 혼자 움직여서 혼자 도착하지 않는다. 물건 뒤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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