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여 집필한 『초등 아트 놀이』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반 고흐, 마르셀 뒤샹까지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명화와 작가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명화마다 함께 소개하는 미술 놀이를 통해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병행하도록 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준다. 작품을 완성하고 난 뒤에 연계된 질문에, 자신만의 생각으로 답하다 보면 문해력까지 쑥쑥 높아질 것이다. 올 여름 방학, 『초등 아트 놀이』로 미술과 좀 더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구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김보법입니다.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미술 놀이를 전해드리고자 『초등 아트 놀이』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미술 교육 유튜브 채널 <미대남 TV>를 통해서도 미술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하신 『초등 아트 놀이』는 어떤 책인가요?
6세~10세 사이의 아동이 미술 놀이를 통해 미술사를 엿볼 수 있도록 집필한 책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미술 놀이는 대부분 목적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생각보다 학생들의 '미적 인식 능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적 인식 능력'이란 쉽게 말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물과 환경들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자 미술 원리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책은 부모님께서 먼저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이해한 다음,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고, 미술 놀이를 하면서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함께 집필하신 선생님들의 열정이 많이 담긴 책인 것 같은데, 책에서 특히 신경 쓰고 고민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부모님에게도 자녀에게도 쉽게 다가가면서, 미술사의 중요한 개념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책의 흐름대로 가다 보면 역사 순으로 미술사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날그날 끌리는 페이지를 열어 순서에 상관없이 활동하여도 충분히 재미있게 미술사를 접할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책 속에 나온 작품과 미술 놀이 중 아이들과 선생님이 가장 흥미롭게 생각했던 작품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원 김홍도'를 다룬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김홍도는 가장 신분이 높은 왕의 모습부터 신분이 낮은 서민의 일상까지 담아냈고, 조선 팔도의 풍경까지 다 그려낸 화가입니다. 현대와 같이 미술가를 크게 인정해주지 않은 시대에 살면서도 화가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가 그린 풍속화는 구성이 재밌으면서도 역사적 사료의 가치도 높습니다. 현대에 사는 우리가 그의 풍속화에서 몇백 년 전 생활사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으니까요. 김홍도가 그린 풍속화를 보고 있으면 ‘저 인물들은 어떤 대화를 하고 있을까?’, ‘저 당시의 분위기는 어땠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이 호기심을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채워보고 싶었습니다.
“미술은 모든 교육의 기초다. 어려서부터 미술 교육을 받은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안다.”고 스위스의 위대한 교육가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가 말했죠. 김보법 선생님께서 중요하게 여기는 미술 교육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미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미적 인식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이자 미술의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이죠. 멀리서도 잘 보이는 성질을 ‘명시성’이라고 하는데요, 사회 곳곳에 쓰인 다양한 장치들은 명시성이 높은 색조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교실의 녹색 칠판과 하얀 분필도 명시성이 높은 조합이지요. 교통 표지판에 쓰인 노란색과 빨간색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미술 원리들을 알아가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미적 인식 능력이 높은 사람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요.
또 다른 중요한 가치는 내면과의 소통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그려보게 하면 아이들은 모두 다른 강아지를 그립니다. 어릴 적 강아지와 추억이 있는 학생들은 귀여운 강아지를 그립니다. 반면, 강아지에게 쫓긴 기억이 있는 아이들은 무서운 강아지를 그리게 됩니다. ‘강아지’라는 그림의 주제가 아이들의 기억 속에 있는 강아지를 불러오게 한 것이죠. 귀여운 강아지를 그린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며 내면에 있는 좋은 기억과 마주하게 되고 무서운 강아지를 그린 아이들은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강아지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좋은 기억은 강화하고, 트라우마는 해소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한 개인의 내면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것 또한 미술 교육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미술 숙제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해요.”, “미술 놀이로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어요.” 등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자녀가 미술사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미술에 대한 흥미는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녀의 성향을 잘 파악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녀가 미술에 흥미가 없다면,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 아트 놀이』를 이용하시더라도 처음부터 미술 놀이를 강요하기보다는 대화부터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잠자기 전, 『초등 아트 놀이』의 한 파트를 그림책 읽어주듯이 읽어주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그림책처럼, 그 뒤에는 대화의 소재로 활용하시고 자녀 스스로 흥미를 비출 때 미술 놀이로 연계하시면, 자연스럽게 미술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가 학원의 도움 없이 미술 활동을 하려고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매체가 있을까요?
아이가 그림을 곧잘 그린다면 3, 4학년까지는 학원 도움 없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격려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5학년쯤부터는 자신의 그림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눈이 생기는데요, 학원은 이쯤부터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원 도움 없이 미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책과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러스트나 캐릭터 그리기를 안내하는 도서보다는 소묘 기초를 주제로 한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튜브의 경우, <새삐SAPPI>와 <휴프로젝트 Draw with HUE>에서 소개하는 드로잉 영상을 참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보법 대구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과를 졸업했으며, 대구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조형창작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에서 초등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미술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가려 노력 중이다. 대구, 대전, 경북, 전남, 경남 교육 연수원에서 초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강사로 미술 수업 강의를 진행했다. 현재 대구미술창작아카데미 초등부 강사를 겸임하고 있으며, 미술교육연구회 ‘HADA’와 미술 교육 유튜브 채널 <미대남TV>를 운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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