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지구 밖에 있는 것은 다 좋아하는 사람. 올해 서른이 된 천선란은 독자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는 학창 시절에 천문학자, 고고학자, 소설가를 꿈꿨다.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 담임 선생님은 “두 가지를 다 하려면 소설가가 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1학년을 마칠 무렵, 천선란은 부모님의 허락 없이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 편입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다. 이후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했고 『천 개의 파랑』은 현재 10만 부 기념판 리커버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6월 출간된 『노랜드』는 천선란의 두 번째 소설집이자 여섯 번째 작품. 쓸쓸하고 고독한 정서가 깃든 열 편의 소설을 엮으며, 그는 “이유 없이 살아가자는 말을 너무 길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영상으로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신작이 나올 때마다 속도에 놀랍니다. 부지런하신 것 같아요.
(웃음) 바쁜 게 좋아요. 매일 할 일을 정해 놓고 그 일들을 착착 해나갈 때의 성취감을 좋아해요. 일의 양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2019년 9월에 첫 장편 『무너진 다리』가 나오고 2020년에 『어떤 물질의 사랑』, 2021년에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천 개의 파랑』, 올해 『노랜드』까지. 데뷔 후 3년간 6권을 발표하셨습니다. 독자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염려는 없나요?
『노랜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고민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작품을 빨리 쓰는 편인 작가님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책을 많이 쓴 게 오히려 되게 좋아요. 언젠가 이 속도가 유지되지 않을 걸 아니까요. 제가 욕심이 엄청 많이 생기면 진짜 진득하게 고민을 깊이 해서 작품을 쓰는 시기가 찾아올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재미로 쓰거든요. 마감 스트레스도 거의 받지 않고 ‘나 이거 쓰고 싶었는데 잘됐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타입이라서요. 어차피 사라질 루틴이니까 지금 전 굉장히 만족하는데 독자분들께는 좀 눈치가 보이긴 해요.
어떤 눈치요?
‘이 작가 대충 쓰는 거 아니야?’라는 눈치요(웃음). 그래서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제가 독자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응원하는 아티스트들이 계속 일했으면 좋겠거든요. 끊임없이 볼거리, 읽을거리가 나오면 우리 입장에선 너무 좋으니까요. ‘이번 음악 별로네, 하지만 괜찮아. 원래 좋아하니까.’라는 마음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정말 괜찮아요.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 걸 알아서요.
맞는 이야기네요.
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골라 읽으면 되잖아요(웃음). 이번 단편집은 어둡다더라, 그래서 밝은 작품을 읽고 싶으면 다른 책을 읽어도 좋고요.
연재도 부담 없이 하는 편이죠?
재밌어요. 예전에는 소설을 한 편 보려면 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엔 작가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먼저 발표하니까요. 오히려 편한 것도 있어요.
장편을 3개월 만에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맞아요. 소재가 생기면 빨리 쓰는데, 아니다 싶으면 쓰다가 아예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오래 걸려요.
신작 소설집 『노랜드』 이야기를 해볼까요? ‘노랜드’는 표제작이 아니라 「두 세계」에 등장하는 소설 기반의 가상 현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이름입니다.
출판사에서 여러 후보를 주셨는데요. 이번 소설 제목은 문장이 아니라 단어로 하고 싶었어요. ‘노랜드’라는 것 자체가 땅을 의미하니까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제목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무언가가 부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노랜드’가 딱 맞을 것 같았어요. 사실 ‘노랜드’라는 시스템 자체가 만화랑 똑같아요. 만화책을 읽을 때 그림과 지문이 있고 독자가 이걸 읽어야 다음 장으로 넘어가잖아요. 분명히 멈춰 있는 그림인데 그 그림 옆의 지문을 읽음으로써 인물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 이 느낌 때문에 만화의 형식을 굉장히 좋아했고 「두 세계」 속 ‘노랜드’를 통해서 책을 영상으로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했어요.
만약 ‘노랜드’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소설가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좋을 것 같아요. 왜냐면 애니메이션이 어떤 실물의 영화나 드라마보다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잖아요.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소설을 영상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매체로서 가장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요.
우울을 떼어다 놓을 수 있는 해방감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다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로 편입하셨죠. 문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입학했다고 들었습니다. 예고를 가야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사실 청소년기에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생활기록부를 보면 장래 희망을 교사라고 적긴 했는데, 그건 엄마와의 타협이었고요. 고등학생 때 선생님과 진로에 관해 상담했는데 제가 천문학자, 고고학자,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이 두 가지를 마음껏 하려면 소설가가 되면 되겠구나.”라는 말씀을 해주셨고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소설가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랬더니 인문계 고등학교는 저를 위한 자리가 아닌 것 같았어요. 1학년 때도 야간 자율 학습을 했거든요. 방학 때 보충 수업도 들어야 했는데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 학교에서는 내가 학교생활을 재밌게 할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 상태에서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마음에 결단이 생기더라고요.
고등학생 때부터 글쓰기를 훈련한 셈인데요. 어떤 이점이 있었나요?
친구들과 진지하게 문학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참 좋았어요.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백일장을 돌아다녔어요. 친구들과 버스 안에서 ‘너는 문학을 뭐라고 생각해?’ 같은 이야기를 엄청 주고받았죠. 문학에 대한 환상도 정말 많았어요. 윤한로 선생님께 배웠는데 동시도 쓰시는 분이었거든요. 선생님께서 하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문학적이었죠. 저는 대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영향을 더 많이 받았어요. 대학교에서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같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작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요.
요즘 고등학생들은 웹 소설을 가장 쓰고 싶어 하지 않나요?
그렇죠. 그런데 저희 때만 해도 신춘문예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어요. 문학 ‘덕후’들이 많았어요.
몇 살 때 처음으로 신춘문예에 응모했나요?
열여덟 살 때 처음으로 작품을 내봤어요.
만화가를 꿈꾸기도 했으니까 영상 매체의 스토리를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소설을 선택했나요?
사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이야기들을 진짜 좋아하고 그런 것들에도 도전하고 있어요. 그런데 쓰다 보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오히려 영상 매체가 훨씬 제약이 많아요. 인물을 설정할 때도 더 보편적인 캐릭터를 그려야 할 때가 많고요. 왜냐면 좀 더 설득이 돼야 하고 누군가가 연기를 해야 하니까 공감이 그만큼 더 중요한 거예요. 반면, 소설은 확실히 해방감이 더 커요.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제 안의 우울을 좀 떼어다 놓을 수 있는 해방감 때문인데요. 시나리오나 드라마를 쓸 때도 너무 재밌지만, 확실히 소설을 쓸 때의 자유로움보다는 덜해요. 소설은 인물들이 오로지 저만 바라보니까요. 저랑만 친하면 돼요. 독자들이 이 세계에 편하게 들어오지 못할 수 있다는 건 아쉽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노랜드』에 실린 「옥수수밭과 형」은 드라마 계약이 되어 현재 대본을 집필 중이시라고요. 여러 소설 중 왜 이 작품이 선택됐을까요?
저도 진짜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독자분들의 리뷰를 보니 이 소설의 뒷이야기를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소재나 분위기 자체가 재밌는데 미스터리만 잔뜩 깔아 놓아서 뭔가 궁금한 상태로 끝난 것 같다, 영상화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후기를 많이 읽었어요.
작가라면 소재 고갈이 가장 두려울 것 같아요. SF 소설의 다양한 요소를 모두 쓴다고 해도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요.
최근에 그런 고민이 조금 생겼어요. 그런데 저는 이야기를 쓸 때 일단 캐릭터를 먼저 떠올려요. 예를 들어 어떤 고독한 인간상이라든지, 노동권 문제에 관련된 인물이라든지, 기후 위기에 관해 골몰하는 사람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인물을 조명하다 보면 이 인물들이 속해 있는 사회군이 있고 그 안에서도 과학적인 문제가 발견돼요. 그리고 미래를 떠올리게 되죠. 인물들에게 변화가 생길 때 어떤 것들이 좋고 나쁠까. 이렇게 인물로부터 상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해서 SF적인 소재 고갈은 조금 덜해요.
아포칼립스 서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에 인간의 존재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좀비물이나 아포칼립스 작품을 읽었는데 뭔가 통쾌하더라고요. 기후가 망가져서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가 힘든 인물들이 오로지 자신과 가족의 생존만을 목적으로 두고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삶, 제게는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알림음이 들리면 악착같이 끌어안아요
작년 11월에 출간된 장편 소설 『나인』은 평범한 고등학생이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서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된 소설이기도 하죠. 작품들을 따라 읽다 보니 청소년 인물에 꾸준히 관심이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중·고등학생 시절이 규정지을 수 없을 만큼 너무 다채로웠거든요. 예고에서 어떤 문학적인 심취를 얻은 것과 동시에 정말 주기적으로 꾸준히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나는 왜 태어났지, 사람들은 왜 살고 있지, 우주는 왜 생겨났지?’ 같은 존재론적 고민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 생각을 정말 오랫동안 했는데, 스스로 사춘기인가 생각했을 정도로 이런 고민들 때문에 너무 괴로웠어요. 왜냐면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그런데 오래 생각해 보니 저는 그냥 그렇게 타고난 사람인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어떻게 깨달았나요?
두 살 터울인 언니가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 이후부터는 제가 우주의 출발과 모든 생명의 존재 이유를 궁금해하고, 결국에는 우주가 사라지면 이 모든 탄생과 소멸이 '소용없어짐'의 허무함을 느끼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게 됐어요. 나는 본래 이런 의문을 갖고 태어났구나, 그걸 학생 때 깨달았기 때문에 학창 시절을 납작하게 누르는 걸 싫어해요. 어리니까 생각이 없고 학생들은 좀 단순해, 이런 이미지를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무궁무진하고 다채로운, 그 시기에만 갖고 있는 힘을 소설에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데 재능이 탁월하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너무 확실하게 좋아하는 건 무조건 끝까지 잡고 늘어지라는 것, 이걸 꼭 말해 주고 싶어요. 내가 어떤 걸 했을 때 즐기는 마음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저는 지금도 드라마를 볼 때 좋은 스토리가 나오면 광적으로 흥분해요. 너무 좋아서 막 파고들거든요. 그런데 결국 이 모든 게 제가 쓰고 있는 글과 연결돼요. 내가 무언가를 할 때 유난히 신난다, 어떤 알림음이 들린다 싶으면 그걸 무시하지 말고 악착같이 끌어안았으면 좋겠어요.
‘천선란’이라는 이름은 필명입니다. 엄마, 아빠, 언니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이름을 지으셨죠. 가족의 이야기도 인터뷰에서 종종 하시더라고요. 조금 낯설었어요. 작가들에게 조금 사적인 것을 물으면 경계할 때도 있으니까요.
저는 가족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에요. 특히 아빠의 말들, 엄마가 아픈 상황에서 느낀 것들, 그리고 언니를 향한 미안함이 있어요. 이십 대 때 언니가 장녀로서 희생했던 부분들이 있어서요. 이런 모든 게 저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점이라서 가족들 이름으로 제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게 된 건 제 일과 가족을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에 고민을 하긴 했어요. 문학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할 때도 엄마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생각했는데, 내가 왜 엄마가 아픈 걸 숨기고 있지 싶더라고요. 이제는 확신해요. 작가는 본인이 살아온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소설로 쓰기 마련이잖아요.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을 밝힐 때, 타인이 저를 좀 안쓰럽게 여길 수 있고 누군가에게 나의 불행을 파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을 했었는데요. 이젠 이런 마음이 너무 이상한 거예요. 저는 이미 그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 행복하거든요.
그럼에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가족 중에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있어서 느끼는 것들을 제가 더 많이 말할 수 있는데, 그걸 숨겨버리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요. 분명히 저 말고도 정말 많은 분들이 아픈 가족과 살고 있잖아요. 너무 힘들지만 숨길 수밖에 없는 사람도 많고요. 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진짜 많았기 때문에 더 크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려고 해요.
가족들은 작가님이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소설가라는 걸 인식하고 있나요?
아니요. 그래서 신문에 기사가 실리면 제가 대화방에 링크를 다 뿌려요(웃음).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나를 좋아하기’라고요.
네, 노력하고 있는데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상황이 좀 가로막히거나 뜻대로 안 풀려도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좀 넘어가려고 하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엄청 많이 하고 있어요. 오늘같이 인터뷰하는 날에도 인터뷰 끝나고 나서 ‘나 잘했다.’라고 기운을 줘요(웃음).
저는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입니다. 한 번도 그렇게 살지 못해서요(웃음). 아까 청소년 시기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존재, 우주에 관한 고민. 이것들을 소설로 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고민들은 조금씩 해결되고 있나요?
네, 해결이 됐어요. 왜냐면 이제 그냥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은 사람마다 타고나는 성질이 있고 그 성질이 직업과 연관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어떤 현실을 오랫동안 생각하면 너무 우울해지니까 저는 아예 다른 생각, 이를테면 먼 미래나 우주를 생각하려고 태어난 사람이니까 소설가라는 직업을 잘 선택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윤혜은 작가님, 윤소진 편집자님과 팟캐스트 <일기떨기>를 만들고 있으시죠. 재밌더라고요. 일기를 낭독하고 서로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방송인데, 어떻게 시작됐나요?
제가 해보자고 했어요. 저희 셋이 대학교 선후배인데 윤소진 편집자님은 같은 예고를 나오기도 했어요. 각자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있지만,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팟캐스트에 출연해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다음 소설집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소설집은 2026년 출간으로 계약했어요. 단편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서 금방 쌓일 것 같진 않아서 기간을 넉넉하게 잡아 놓았어요. 일단 <현대문학>에서 연재했던 소설이 ‘핀’ 시리즈로 올해 말에 나올 예정이에요.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읽고 나면 지치는 책이 될까 봐 두렵다. 여전히. 하지만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듯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으리라 믿으며 두 번째 소설집을 이렇게 엮어 당신께 보낸다.”
*천선란 소설가.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장편 소설 『무너진 다리』,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등을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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