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세상 모든 것은 사소한 한 줄 질문에서 시작된다?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 편집후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답을 해주는 ‘한 줄 질문’ 시간을 몇 년째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을 마무리하는 ‘의식’치고는 꽤 멋지다고 생각했다.

메인.jpg

 

매달 초 우리 출판사 사람들은 독자들에게 보낼 궁리 레터(//kungree.com/cafe/cafe_letter.html)를 준비하는 일로 한 달을 시작한다. 레터의 가장 중요한 코너는 바로 ‘책 밖에서 만난 작가’ 편. 그 전달에 펴낸 책들의 저자들에게 그야말로 ‘책 밖에서’ 말을 걸어 집필과 출간 과정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이다.

 

저자들에게 보낼 예닐곱 개의 질문을 만드는 일은 분량 면에서만 보면 한 순간에 뚝딱 완성할 만도 한데, 실은 몇 번이고 질문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게 된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우선 저자의 면모나 그가 쓴 책의 내용 등은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하고, 이 책이 출간되는 시점에 책 바깥의 상황과도 연결고리가 될 만한 질문 등도 만들어 봐야 해서 그런 것 같다. 길고 긴 답변을 써야 하는 저자도 있는데, 왜 한 줄짜리 질문을 만들면서 끙끙대나 싶기도 하다.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은 한양대에서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일명 혁잡사) 강의로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남 영 교수가 펴낸 책이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 묻어나는 저자는 평소 학생들이 자기 역량의 다양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 역량들 중 하나에 몰두해 스스로의 한계를 너무 낮게 설정하는 요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직업으로 꿈을 분할하는 것을 특히 경계한다.

 

‘혁잡사’ 1권에 해당하는 『태양을 멈춘 사람들』을 펴낸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 교수님이 지나가는 말로 ‘혁잡사’ 수업이 끝나가는 시점에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답을 해주는 ‘한 줄 질문’ 시간을 몇 년째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을 마무리하는 ‘의식’치고는 꽤 멋지다는 생각했다. 2016년 여름 폭염 속에서 저자는 땀을 쏟아가며 학생들이 전해온 질문과 자신의 답신을, 강의의 특성상 주로 과학, 과학자, 과학사, 융합과 연구, 과학 공부 등과 관련된 주제 위주로 묶었다.

 

『젊은 과학도를 위한 한 줄 질문』 출간 과정에서 교정지를 들고 남 교수님을 두 번 만났는데, 두 번 다 만나기 전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터져서 책 이야기보다 뉴스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과학사 공부를 해온 저자답게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역사의 구슬이 두 갈래길(좋은 쪽과 나쁜 쪽) 입구까지 수직낙하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도 기억난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요즘 상황에서 필요한 건 혹시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한 줄짜리 짧은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현숙(궁리출판 주간)

궁리출판에서 과학 분야 책들을 편집하면서 ‘과학’이라는 언어를 새롭게 배우고 있는 것은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엔가 늘 관심의 촉수를 뻗치고 살아가는 편집자로서의 삶이 소중함을 요즘에야 느끼고 있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