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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때 책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성인이 되고 독립하면서부턴 자의가 되었든 타의가 되었든 주기적으로 이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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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독립하면서부턴 자의가 되었든 타의가 되었든 주기적으로 이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대 후반의 평범한 성인이 집을 사서 정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고, 개인적으로 한곳에 정착하거나 한 가지를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지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계절에 민감한 철새처럼 새로운 환경을 찾아 이사를 하는 것이죠.

항상 이사할 때마다 고민인 것은 금전적인 것과 지금까지 살았던 장소와 다른 분위기의 환경을 찾는 것도 있습니다만, ‘가진 책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란 명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한 번 이사할 때마다 안 보는 잡지나 책은 몇 박스씩 버리고 이동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구입한 책이 늘어나는 속도는 한 번 이사할 때 버리는 양의 몇 배기 때문에 이사할 때마다 책은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전부 가지고 가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잡지류의 책이나 소장성이 낮은 책까지 전부 챙겨가게 되면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에서처럼 책이 든 박스를 침대 삼아 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지라 한 권 한 권 아깝고 소중하지만 어느 정도는 정리해줘야 합니다.

다음 달쯤엔 새로운 작업실로 이사해야 하기에 지금 당장 보지 않는 책부터 차곡차곡 박스에 집어넣으며 버릴 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만

‘아… 이건 한 번쯤 더 읽어보려 했던 책인데!!’
‘아… 이 잡지는 스티브 잡스 특집이라 버릴 수 없어!!’
‘아… 이 책은 재미없지만 절판된 책이라 절대 버릴 수 없어!!’

라며 버릴 책은 한 권도 골라내지 못하고 전부 박스에 집어넣고 있으며 괜히 한 권 한 권 들춰보다 예전에 숨겨뒀던 비상금이라든지 인상 깊었던 글귀라든지 사귀던 여자친구의 사진이 툭툭 나와서는 책 정리하다 말고 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좀 더 재밌는 게 있을 텐데…’라며 열심히 ‘무엇’을 찾고 있습니다. 마감도 해야 하고 꽤 많은 양의 책을 정리해야 하기에 서둘러야 하는데 말이죠.

아무튼 새로운 곳에 적응한다는 건 낯설고 불편한 점도 많이 있지만, 그보다 큰 즐거움과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산책 코스를 만들고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내 아지트로 만들어 그곳에서 낙서도 하고 독서도 하며 즐겁게 보내고 또는 근처의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식도락 여행도 하고 무뚝뚝한 주인이지만 좋은 선곡과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단골 술집을 만들어 심심한 저녁일 때면 느긋하게 한잔할 여유로움도 찾고 말이죠.

물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산책도 음식도 커피도 맥주도 싫증이 나버려선 작업실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나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여행을 떠나기 전 게이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두근두근 설렙니다.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저/폴 오스터 편 | 열린책들

<삶의 현실과 비현실의 훌륭한 혼합>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달의 궁전>은 자신의 삶을 극단으로 몰아감으로써 인생을 배워나가는 세 탐구자들의 초상을 매혹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공간적으로는 혼잡한 도시에서 부터 황량한 변경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을 배경으로 주인공 3대의 개인사가 펼쳐진다. 그들 모두는 이지러졌다가 다시 차는 달처럼 퇴락의 길을 걸은 뒤에 성장할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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