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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융합 하모니의 진수를 보여주다! - 토니 베넷, 드림 시어터, 마호가니 킹

토니 베넷, 드림 시어터, 마호가니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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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노장 토니 베넷과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듀엣 곡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숨지기 3주전에 녹음한 트랙이라는 사실을 알고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85세 노장 토니 베넷과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듀엣 곡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숨지기 3주전에 녹음한 트랙이라는 사실을 알고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토니 베넷의 85세 생일을 기념해서 만든 듀엣앨범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대표주자, 드림 시어터의 신보와 신예 밴드 마호가니 킹의 데뷔 앨범도 소개해드립니다.


토니 베넷(Tony Bennett) < DuetsⅡ >(2011)

고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호흡을 고른 「Body and soul」을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가창의 느낌이 아니라 그 따스한 ‘신구’ 융합 하모니와는 전혀 다른 상식의 현실 때문이다. 85세의 ‘구’는 살아 있지만 스물일곱 살의 ‘신’은 세상을 떠나고 없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마지막 생전 레코딩이라는 안타까움보다는 신구가 뒤바뀐 이 싸늘한 기분이 귀를 감아 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역시 겁 없이(어른이 있건 말건) 그 특유의 콘트랄토와 큰 성량을 가지고 차분한 곡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이건 함께 수록된 곡 「How do you keep the music playing」에서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장대한 포효에 맞먹는 그야말로 호연지기다. 빈티지 소울의 국제적 선두답다. 「Body and soul」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절감한다. 그의 죽음이 음악계의 거대한 손실이라는 것을.

토니 베넷의 85세 생일을 기념해 만든 이 앨범은 기획의 측면에서 특기할 것은 없다. 이미 5년 전인 2006년에 80세 생일을 맞아 후배와의 컴필레이션 < Duets > 앨범을 냈다. 그 앨범이 빌보드 앨범차트 3위에 오르는 히트가 아니었더라면 이 속편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과와 가치는 전작 이상이다.

먼저 빌보드 앨범 정상을 쾌척했다. 생존 최고령 아티스트의 앨범 1위라는 역사적 전리품 외에 이로써 가장 앨범 차트에서 오랜 기간 등장한 인물이 됐다. 싱글 「Body and soul」의 순위는 87위로 부진했지만 역시 토니 베넷으로 하여금 앨범 부문에서와 같은 신기록(생존 최고령 아티스트의 빌보드 Hot 100 진입과 최장 기간 활동)을 선사했다. 토니 베넷으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영예와 포상이다.

토니 베넷이란 묵직한 이름이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듀엣 파트너의 화려한 라인업도 그에겐 형언할 수 없는 영광이다. 슈퍼스타 후배들 - 셰릴 크로우, 노라 존스, 레이디 가가(앨범에서 「The lady is a tramp」로 가장 우수한 협동을 실현했다), 존 메이어, 마이클 부블레, 캐리 언더우드, 케이디 랭, 조시 그로반, 페이스 힐 등-이 총출동했다. 아레사 프랭클린, 윌리 넬슨, 나탈리 콜은 앨범에 외적 품격을 높이고 있으며 안드레아 보첼리와 라틴 최고 인기가수 알레한드로 산즈(Alejandro Sanz)의 존재는 토니 베넷의 넓은 표현영토를 확인시켜준다.


토니 베넷한테 경이로운 부분은 그 나이에도 꺾이지 않은 에너지 중량이다. 힘을 잃지 않았기에 「Blue velvet」의 그 여유로운 호흡과 「This is all I ask」의 고음역이 가능한 것이다. 한마디로 나이 먹어 떨어진 힘을 감안해 참아줘 가며 듣는 앨범이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성공한 앨범이다. 마치 50대, 60대의 토니 베넷 앨범 같다.

그 시절의 앨범과 다른 게 있다면 파트너가 편안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려는 너그러움일 것이다. 이 때문에 「Speak low」에서 노라 존스와 「It had to be you」에서 캐리 언더우드는 자신의 레코딩보다 더 매력적인 음색과 필을 구사한다.

토니 베넷으로선 선배가수인 고 프랭크 시내트라가 조금 부럽지 않다. 실은 이번 앨범의 벤치마킹 모델이 프랭크 시내트라로, 그는 1993년과 1994년 연속 < Duets > , < DuetsⅡ >를 발표했었다. 이제 그는 프랭크 시내트라와 똑같은 레전드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귀감의 앨범, 감동의 앨범이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 < A Dramatic Turn Of Events > (2011)

신보를 만나기 전, 팬들이 품었던 우려는 아마도 드러머인 마이크 포트노이(Mike Portnoy)의 탈퇴로 인해 생길 (부정적인) 음악적였을 것이다. 어떤 멤버의 교체로 인해 사운드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도 음악 내, 외부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막강한 존재감을 자랑하던 핵심멤버가 교체된다면 대부분의 경우 좋지 않은 결과를 상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러머가 바뀐 지금의 드림시어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 그렇다. 밴드는 3일 동안 소수 정예(7명)로 치러진 오디션에서 운 좋게도 전임자의 그림자에 가리지 않을 만큼 실력 출중한 (그리고 버클리음대 교수출신이라는 화려한 배경까지 갖춘) 드러머를 얻었고, 포트노이가 리더로서 맡았던 음악 외적인 일들은 멤버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가 별 탈 없이 수행되고 있다. 포트노이로서는 아쉬울 법도 한 대목이다. 20년간 몸 바쳐 이끌어온 밴드가 자신이 없는 상황에도 멀쩡하게 굴러가고 있으니.

음악은 여전히 드림 시어터답다. 최고의 테크니션다운 정교한 음악세계다. 항상 같은 모습이지만 그 모습이 실망스럽지 않은 것은 이번에도 마찬가지, 범작은 있어도 졸작은 없는 그들만의 커리어를 한 번 더 연장시켰다. 가장 어두우면서도 멜로딕한 「Outcry」와 치밀한 구성 속 서정미가 돋보이는 「Breathing all illusions」가 주목할 만한 트랙들. 키보드가 전작에서보다 좀 더 부각되고 적당한 어두움, 적당한 감성미가 뒤섞여있다는 점에서 흔히 이들의 대표작이라고 꼽히는 세 앨범 중(2, 3, 5집)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음반이 동시에 생각나는 작품이다. 드림 시어터 음악의 완전판이라고나 할까.

다만 음악 외적인 부분을 곁들여 보았을 때는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큰 앨범이기도 하다. 알려져 있다시피, 포트노이는 자신이 팀을 나간 이유를 휴식에 대한 팀과의 의견 차이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멤버들이 밝힌 그들의 변은 좀 더 구체적이다. 해외 매체에 응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보면 대략 이렇다. 포트노이가 어벤지드 세븐폴드(Avenged Sevenfold)와 시작한 곁가지 활동이 그들(어벤지드 세븐폴드)과 월드투어를 함께하는 것을 고려할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고, 자연히 원래 자신이 속한 그룹인 드림 시어터의 활동에 소홀해지면서 멤버들에게 무기한적인 휴식을 제안했다는 것.


그룹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간판격인 밴드가 언제까지고 쉬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더욱이 포트노이는 수년간의 긴 휴식 후에 있을 드림 시어터 컴백의 이슈성을 이야기하며 장밋빛 미래까지 상상했다고 하니,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듣는 멤버들은 모종의 배신감마저 느꼈을 일이다.

결국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선원들은 선장을 바다에 내던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앨범은 그래서 ‘너 없이도 우리 잘 할 수 있어’라는, 어제의 동료에게 보내는 일종의 선언문적 의의도 함께 가지는 셈이다. 불화와 갈등을 흥미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물론 있겠지만, 이들을 아끼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와 닿을 수밖에.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은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것이다. 멤버들은 이제 포트노이가 다시 돌아온다 해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와, 새로운 멤버인 마이크 맨지니(Mike Mangini)와 그 뜻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까지 밝힌 상황이다. 맨지니는 이에 대해 안정된 직장(교수직)을 내치는 용단으로 답하며 그룹 활동에 온전히 힘을 쏟을 것을 결의했다.

만약 < A Dramatic Turn Of Events >를 포트노이가 듣게 된다면 자신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음에, 또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서운함을 넘어 깊은 슬픔마저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 모든 일이 자신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지독한 자기혐오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마호가니 킹(Mahogany King) < 이말씨 아라 문득 > (2011)

많은 걸 담았다. 딥 펑크(deep funk)에 가까운 곡도 있고(「Breakdown」), 포크 록도 존재하며(「이웃 청년」), 블루스풍의 발라드(「눈이 예쁘게」)와 디스코(「Cosmic baby」), 심지어 짧지만 힙합(「할매 보쌈」)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포진돼 있다. 흑인음악 범주에 속하는 장르가 주를 차지하지만 록의 필치가 짙은 접근도 눈에 띄니 참으로 많은 것을 내보이려 했음을 짐작하게 된다. 욕심을 좀 부렸다.

결성 이후 꽤 오랜 세월이 지나서 내는 첫 정규 앨범이기 때문에 아마도 야심이 컸을 것이다. 세 멤버 이말씨(이한선), 아라(홍아라), 문득(진문식)은 2003년 말 팀을 구성하고 클럽 공연 위주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여름 CJ 아지트의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인 ‘Tune up’에서 우승함으로써 마호가니 킹(Mahogany King)은 음반 취입의 가시적 단계를 밟았다. 앨범을 설렘과 흥분으로 제작했을 것이 헤아려진다.

그 두 감정은 어떤 일을 정력적으로 수행하는 데에 큰 동력이 되지만 때로는 과욕을 무의식중에 스미게 하기도 한다. < 이말씨 아라 문득 >은 이것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음반은 그래서 다소 어수선하게 보인다. 흑인음악의 여러 면을 나타내고자 한 목적이 컸는지 일관성 떨어지는 잎사귀만 펴내고 있다. 스타일의 방사상 구도는 듣는 이들에게 어지러운 인상을 심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세 멤버가 모두 노래를 부르고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하기에 조율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이유가 될 것 같다. 각자 선호하는 형식을 최대한 배려, 수렴해서 제작한 뒤 곡을 모은 느낌이 드는 구성이다.

흑인음악의 진한 감을 일거에 보여 주려 한 것도 앨범을 무겁게 느껴지게 했다. 마니아들이라면 골수의 멋을 좋아할지 몰라도 그에 속하지 않는 청취자에게는 편한 접근이 쉽지 않을 모습이 더러 비친다. 멤버들의 보컬 기량을 선보이는 데에는 적합하겠지만 「Breakdown」이나 「To yibam」, 「Little little」에서의 애드리브, 스캣 형식의 창법, 고음의 풀이는 힘이 많이 들어가 적잖이 부담스럽다.

지난 7월 출시된 트리뷰트 음반 < 김광석 다시 듣기 >에 참여해 커버했던 「먼지가 되어」정도의 보컬이 그리운 게 괜한 까닭이 아니다.

어지럽다는 것은 하지만 다채로움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며, 진하다는 것은 이들에게 흑인음악의 정수를 표출할 대표적인 밴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한다. 다채로운 영역을 넘나드는 리듬 앤 블루스 팀으로서, 멤버들의 가창력이 고르게 뛰어난 팀으로서 마호가니 킹은 이미 돋보인다. ‘정돈’과 ‘조절’에 신경 써서 음악을 정제한다면 그런 특징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도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글 /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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