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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작은 책방에서 펼쳐지는 마법

나만의 것으로 삼고 싶을 만큼 매력 넘치는 책방, 그리고 그 책방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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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해체된 책방에서 벌어지는‘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어디에도 없을’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소리 나는 책

 

▶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이동진의 영화풍경

 

2주간 비틀즈 이야기를 신나게 했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비틀즈 앤솔로지』를 읽어드리고 싶지만, 대부분 인터뷰처럼 본인들이 하는 말 위주라서 읽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비틀즈의 궤적을 밟아서 리버풀을 여행하고 남긴 글을 읽어드릴까 합니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중에서 ‘비틀즈 기행’ 부분을 전해드립니다.

 

소리나는책

 

 

줄리 테이머가 감독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자취를 밝기위해 떠나는 여행이라면 마땅히 뉴욕이나 프린스턴을 행선지로 삼아야 했을 것이다. 이 영화의 대부분 분량은 그 두 도시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미국으로 향하는 대신에 극중에서 몇 분 나오지 않는 촬영지인 영국 리버풀로 떠났다. 왜냐하면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그 화려한 영상 표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비틀즈의 신전 돌계단 밑에 무릎 꿇어 기꺼이 머리를 조아리는 영화이니까. 그리고 리버풀은 이 영화의 주인공 주드의 고향 이기 앞서서 무엇보다 비틀즈의 도시니까.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어머니를 떠난 아버지를 찾아서 미국으로 가는 리버풀 출신 청년 주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삽입곡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비틀즈의 노래를 무려 33곡이나 꽉꽉 채워넣은 제작진은 그 음악을 사용하는 대가로 무려 1,000만 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수시로 삽입되는 곡들뿐 아니라 극중 대사와 캐릭터 이름에서 구체적인 소품들에까지 온통 비틀즈의 흔적이 남아 있는 희대의 비틀 매니아 영화였다.

 

-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이동진/예담) 中에서


에디터 통신


큰길을 건너면 작은 책방이 있었습니다.어린 제 눈에 그 책방은 정말로 크고 근사해 보였죠.안을 가득 채운 책들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저만의 책방이었습니다. 그 책방이 있어 책을 사랑하게 된 것도 같습니다. 빨간책방 애청자 분들께도 분명 그런 책방이 하나쯤 있겠죠? 안녕하세요. 저는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유희경입니다.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책은 나만의 것으로 삼고 싶을 만큼 매력 넘치는 책방과 그 책방을 운영하는 한 남자에 대한 소설이에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주인의 이야기 레지 드 사 모레이라의 장편소설 『책방 주인』입니다.

 

 

에디터통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365일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책방이 하나 있습니다. 이 책방의 주인은 자신이 읽어보지 않은 책을 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책방 바깥으론 나가지 않고 온종일 허브 차와 독서 빼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남다른 이 책방의 주인을 이 책에선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책방 주인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가 책을 닮았다는 사실이었다. 겉모습은 마치 딱딱한 하드커버 책 표지 같았고, 속은 인생의 사소하거나 큰일들이 적힌 페이지로 빽빽이 들어차 있는 것 같았다.” 하드커버 책을 닮은 남자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요. 이 남자가 만들어가는 책방은 어떨까요. 뿌득뿌득뿌득, 소리를 내는 책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통 책뿐입니다. 이 책방엔 전등이 없습니다. 어두워지면 램프로 불을 밝히죠. 이곳은 사막처럼 덥고 건조합니다. 모두 책을 위해서입니다. 책들은 이곳에서 편히 쉴 수 있죠. 이 책방은 책들의 천국입니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책방 주인을 읽어가다 보면 책방과 책방 주인의 모습을 예쁜 그림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봉현 작가님이 그리신 건데요 작가님께는 책방과 책방 주인의 모습을 자유롭게 그려달라는 단 한 가지 부탁만 드렸죠. 이 책방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 분명하니까요. 이 책방에 많은 사람들과 존재들이 찾아옵니다. 특별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손님들이 사건이고 사연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이 작은 책방의 모든 것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이 책방의 일들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죠.
우리의 삶을 책방에 비유할 수 있다면 책들은 곧 우리의 생각과 마음. 책들이 모여 책방이 되듯, 생각과 마음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책방의 주인이자 이야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 되겠죠. 『책방 주인』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빨간책방의 애청자들 역시 자신이라는 책방을 가지고 계시겠죠. 그 책방이 어떤 모습이 될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건 각자의 생각과 마음에 달려 있는 일. 멋진 책방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아름답고 위트넘치는 장편소설 『책방 주인』의 에디터 통신을 마치며 마음에 닿았던 책을 한 부분을 읽어드릴까 합니다. 책방 주인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이자 그가 책방 주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부분이 드러난 단락입니다.

 

 

 

책방 주인의 책방은 밤낮으로 1년 365일, 일주일 내내, 24시간 동안, 쉼없이 열려 있었다. 책방 주인은 문 앞에 아예 ‘열려 있음’이라는 문구를 페인트로 지워지지 않게 적어놓았다. 그는 책방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방 주인은, 필사적으로 책을 찾아다니다가 자신의 책방까지 오게 된 손님이 닫혀 있는 책방 앞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울적해졌고 왠지 모를 책임감마저 느꼈다. 그건 책방 주인의 여러 가지 독특한 성격 중 하나였다.그래서 그는 책방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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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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