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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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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미용사 아카리가 추억 속 수수께끼를 풀어 상처를 치유하는, 뛰어난 힐링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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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통신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상가들이 모여 있는 거리가 있습니다.

한때는 손님들로 북적거리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쇠락해 쓸쓸한 곳이 되었습니다. 슈지는 이 거리에서 시계방을 운영하고 있죠. 어느 날 아카리가 시계방 건너편, 헤어살롱이었던 집으로  이사를 옵니다. 아카리는 미용사였지만, 실연을 당하고 일할 의욕마저 잃어버린 채 시간을 갖기 위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운영했던 이곳으로 오게 되었죠.


안녕하세요. 저는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유희경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책은 장편소설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입니다. 일본 최고의 판타지 소설가 다니 미즈에의 첫 본격 소설로 일본에서만 50만 부가 팔리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죠. 천재 시계사 슈지와 전직 미용사 아카리가 추억 속 수수께끼를 풀어 상처를 치유하는, 뛰어난 힐링 미스터리입니다.


이사를 온 첫날 아카리는 시계방 앞 간판에 적힌 ‘추억의 시 수리합니다.’라는 문장에 호기심을 느낍니다. 여기엔 사연이 있었죠. 시계방 주인 슈지를 알게 된 아카리는 다음과 같이 그 사연을 묻습니다.


“이 가게는 무슨 가게야”

“아아, 시계방이야. 입구에 간판 있는데, 못 봤어? 이다 시계방.”

그랬구나.

“그럼 시계 수리를……”

“응, 옛날엔 새 시계도 팔았는데, 수리 의뢰가 더 많아서.”


즉 ‘추억의 시時’가 아니라, ‘추억의 시계時計’였다. 쇼윈도에 있던 금속판 글자 중 ‘계計’라는 글자만 떨어져 나간 모양이었다. 납득하고 나니 이상해져서 웃음이 나올 뻔한 아카리는 서둘러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렇게 슈지를 알게 된 아카리는, 다정하고 섬세한 슈지의 보살핌을 받아 낯선 상가 거리와 상가 사람들에게 적응을 하며 이곳에 안착하게 됩니다. 한편 슈지의 시계방에는 이상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아카리처럼, 시계방의 간판을 오해하고 온 사람들이죠. 과연 추억 속의 일을 수리해 상처 받은 마음이 치유될 수 있을까? 손님들은 궁금해합니다. 지나가버린 시간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은 아픔과 슬픔 때문에,

간절하게 자신의 과거를 수리를 바라는 겁니다.


추억 속 사건에 상처를 가지고 있던 슈지와 아카리는 이들을 모른 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아빠로 오해하게 된 한 여자의 사연과 양장점 할머니의 슬픈 첫사랑의 추억, 엄마를 잃은 딸과 딸을 잃은 엄마의 사연 등에 귀를 기울이고, 추억이 가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죠. 그렇게 그들은 과거와 화해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슈지와 아카리의 차례입니다. 과연 그들의 과거엔 어떤 아픔이 있을까요. 어떤 사연으로, 이 쇠락한 상가 거리에서 살아야 할까요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지나간 잘못을 잊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은 일이겠죠. 화해의 마음이 있다면, 어떤 추억이든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소설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말합니다.


꽃미남 천재 시계사 슈지, 그리고 어설프고 서툴지만 귀여운 아카리 이 두 사람이 들려주는 시간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지는 가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에디터 통신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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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나는 책


▶ 『무의미의 축제』 



라몽이 다르델로와 마주친 것이 바로 거기 어디쯤, 귀부인 대리석상들 근처였는데, 다르델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의 직장동료였던 이로, 그 직장 이름은 우리의 관심 밖이다. 그들은 마주보고 멈춰 섰고, 의례적인 인사가 오간 후, 다르델로가 묘하게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기, 프랑크 부인 알지요? 이틀 전에 부군이 세상을 떠났어요.”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라몽의 기억 속에 사진으로만 본 유명한 미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척 고통스러운 임종이었답니다.”

다르델로가 계속 말했다. “그녀는 남편과 모든 것을 함께 겪어 냈어요. 휴,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라몽은 사망 소식을 들려주는 그 기쁨에 찬 얼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생각해 봐요. 아침에는 죽어 가는 그를 안고 있었는데, 같은 날 저녁에 친구들 몇몇과 나하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믿기지 않겠지만, 그녀는 거의 쾌활하더라고요. 나는 그녀에게 감탄했어요. 그 강인함! 삶에 대한 그 사랑! 하도 울어서 눈이 여전히 빨갛게 충혈된 채로 그녀는 웃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얼마나 그를 사랑했는지! 그녀가 얼마나 고통을 겪었을지! 정말 강한 여자예요.”

  

-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민음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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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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