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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담을 시작하며

여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본 줄거리와 관계없이 흥미로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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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때가 언제냐고요? 전 비행기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아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공항에 내려선 순간부터 ‘아,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곳에 혼자 왔구나.’ 싶어 공황상태에 빠지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든 여행의 본질은 옛말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집 떠나면 고생이다.”

여행 운이 따르는지 이때까지 여러 나라를 다녔어요. 첫 여행은 발사이즈와 똑같은 토익 점수를 받고 떠났던 미국여행이었죠. 말 한마디 못했지만 걱정 없었어요. 단체로 떠난 패키지여행이었거든요! 가만히 있으면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그 곳에 대한 설명도 다 해주니 그야말로 알찬 여행이었어요. 좀 심심하긴 했지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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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캐나다에 일했죠. 오전에는 어학연수를 받고, 오후에는 일하고, 지금 생각해도 코피가 터질 것 같은 나날이네요. 그렇게 일 년여를 보냈더니 영어실력도 조금 늘어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토익점수를 가지게 됐어요.

 

그리곤 일하면서 번 돈을 모두 싸들고 남미로 떠났어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다섯 개 나라를 두 달여에 걸쳐 천천히 돌았죠. 원래도 넉넉지 않은 여비였는데 가방이 털리면서 점점 서바이벌 여행으로 변해갔죠.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시커메진 몰골은 부모님도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귀국해선 취직했죠. 일을 구하고 나니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때부턴 여행경비가 가장 비싼 때에 여행을 다녔어요. 남들 다 쉬는 추석연휴의 여행경비는 평소의 2.5배쯤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임신, 출산, 육아! 더 이상은 여건이 안 돼서 여행을 못하겠다 싶은데도 매년 어딘가 다녀오게 되네요. 태교여행은 홍콩과 마카오로, 아이와 함께 하는 첫 여행은 후쿠오카로.

 

이렇게 적고 보니 되게 여행을 잘 다닐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아직도 어설프기 그지없는 초보 여행자랍니다. 이쯤하면 여행지에서 겪을 법한 실수를 다 저질러본 것 같은데 매번 새로운 실수담을 갱신하고 있으니 말예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가 이제껏 여행했던 경험 중 기억에 남는 부분들만 모아 적으려 해요.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는 그런 여행기는 아니지만, 꽤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혼자만 재밌으면 안 되는데, 그게 좀 걱정이네요.

 

아, 맞다.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때가 언제냐고요? 전 비행기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아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여행계획을 세우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고, 공항에 내려선 순간부터 ‘아,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곳에 혼자 왔구나.’ 싶어 공황상태에 빠지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든 여행의 본질은 옛말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집 떠나면 고생이다.” 하루키의 여행법이란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았는데, 그 부분을 소개하며, 짧은 프롤로그를 마칠게요.

 

“혼자 멕시코를 여행해보고 새삼스레 절실히 느낀 것은,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피곤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내가 자주 여행을 해보고 나서 체득한 절대적인 진리다. 여행은 피곤한 것이며, 피곤하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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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은정

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이곳저곳 여행 다닌 경험이 쌓여가네요. 여행자라기엔 아직도 어설프지만, 그래도 오래 다니다 보니 여행에 대한 생각이 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 캐나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일본, 대만, 중국 등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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