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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방송, 2라운드로 접어들다

모바일 콘텐츠 수요가 늘면서 기업도 참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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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들이 낮은 제작비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지속적인 소통’에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변화시켜나간다.

어린이들의 장난감을 소개하는 방송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진행자인 캐리 언니는 ‘캐통령’으로 불리며, 세상의 다양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겠다는 지식만물상을 자처하고 있다. MCN계 유재석으로 불리는 ‘대도서관’, 게임 크리에이터로 10대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도티’도 이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이름으로 자리매김했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BJ(방송진행자)’ ‘크리에이터(동영상 등 콘텐츠 제작자를 통칭하는 말)’ 등은 요즘 미디어 관련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다. ‘멀티채널네트워크’라고 불리는 MCN은 10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형태로 유튜브 등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에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올리는 기획사를 의미한다.

 

MCN에서 활동 중인 인기 BJ나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소식도 종종 들린다. ‘대도서관’ ‘양띵’ 등 인기 BJ들은 유튜브 구독자들을 수십에서 수백만 명까지 거느리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프리카TV를 비롯해 트레져헌터, 딩고 스튜디오, 비디오빌리지 등의 업체가 있으며 수십억에서 수백 억대의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2~3년 전부터 떠오르기 시작한 MCN은 이제 2세대를 맞고 있는 모양새다. 1세대 MCN 주자들이 개인적인 취미와 유저와의 소통을 위해 크리에이터로 뛰어들었다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2세대 MCN 주자들은 좀더 프로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양띵 프로필.jpg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된 ‘크리에이터’ 양띵

 

 

MCN의 성장은 스마트폰의 확대 덕분


국내에서 MCN이 대세가 된 것은 2014년부터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다음tv팟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콘텐츠를 유통하고 마케팅 하는 업체가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아프리카TV나 판도라TV 등을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오던 창작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났고, 이를 기업화하는 움직임이 펼쳐진 것. MCN 업체들은 BJ나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1인 창작자들과 수익을 나누면서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거나 매니지먼트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 MCN 기업들은 2014~2015년 사이 큰 성장세를 보였다. CJ E&M과 아프리카TV라는 양대 산맥 속에서 판도라TV, KBS, MBC, 네이버, KT, 오리콤, 트레져헌터, 메이크어스 등이 뛰어들며 급격한 팽창세를 맞았다. 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 MCN 업체는 2015년 말 기준으로 100개를 넘어섰다. 이는 적지 않은 투자로 이뤄졌다. 메이크어스는 벤처캐피탈 업체인 DSC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캡스톤파트너스 등에서 202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트레져헌터는 SK텔레콤,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90억 원, 국내 외 벤처캐피탈로부터 67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악어 프로필.jpg

트레져헌터 소속 대표 BJ 기이브와 악어

 

국내에서 MCN이 큰 성장을 이룬 것은 스마트폰의 확대 덕분이다.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자 자연스럽게 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MCN은 CJ E&M이 지난 2013년 7월 ‘다이아 TVDIA TV’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이후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회사인 트레져헌터, 비디오빌리지, 샌드박스네트워크 등이 생겨나면서 MCN이 점점 더 각광을 받게 됐다. MCN에서 유통하는 콘텐츠를 요약하자면 ‘다양하고 쉽고 빠르다.’ 먹방을 비롯해 간단한 요리법, 메이크업 방법, 뷰티팁, 패션 제안을 비롯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크 등 다양한 주제를 총망라하고 있다. 유머를 담은 콘텐츠부터 메이크업이나 요리법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콘텐츠, 실시간 게임 중계에 이르기까지 MCN의 영역은 다양하다.

 

크리에이터들이 낮은 제작비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지속적인 소통’에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변화시켜나간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팬들이 의견을 주면 다음 날에는 바로 피드백이 반영된 콘텐츠를 선보이곤 한다. 이 같은 쌍방향 소통 콘텐츠는 기존에 방송 등을 통해 그저 콘텐츠를 전달하고 전달받던 것에서 벗어나 수용자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MCN의 진화, 특화 영역 구축과 해외 진출


국내 MCN 산업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기존의 고정된 팬층을 끌어모으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수익성 강화’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규모 자체가 작은 한국 시장에서 MCN 기업들이 자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튜브의 경우에는 클릭 수 1회당 약1원의 광고 수익이 발생한다. 즉, 1억 원의 매출 수익을 올리려면 무려 1억 건의 클릭 수가 필요한 셈인데, 이 때문에 실제로 국내 MCN 전문업체들은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 MCN 기업인 메이크어스는 지난해 영업 손실 76억 원, 트레져헌터는 영업 손실 2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커머스를 염두에 두고 출발하는 MCN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패션 뷰티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발한 아이즈와이드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제품과 연계해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 업계에 새로운 모델을 구축 중이다. 또 MCN 사업과 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머스사업을 진행 중인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같은 업체는 한중 투자사 및 기업으로부터 2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MCN 업체들은 자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커머스적인 요소, 쉽게 말해 ‘돈을 버는 구조’를 강화함과 동시에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즉 MCN 콘텐츠를 처음부터 기업과 손잡고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시키는 등 자연스러운 PPL이 이뤄지게 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주로 ‘재미’ 위주의 콘텐츠를 생산했던 데서 벗어나 패션, 뷰티, 게임 등 버티컬 MCN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MCN 업체들은 어찌됐든 점점 확장되는 모양새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국내 시장의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MCN 업체들은 새로운 영역의 개척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관건은 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얼마나 다양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구체적으로 MCN 기업들은 기존의 유튜브 조회수를 통한 광고 수익으로는 시장성이 낮기 때문에 직접 광고 제작이나 PPL, 부가사업(콘텐츠 제작 등)을 확대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이처럼 MCN들은 당분간 춘추전국 시대를 맞으면서 각각의 특성에 따라 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중문화 트렌드 2017김헌식,장서윤,권석정 등저 | 마리북스
경쟁력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면 곧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 것이다. 이런 불안감이 우리를 트렌드라는 세 글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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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서윤

경력 11년 차 기자로 영화·가요·방송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외래교수이다. MBC <섹션 TV 연예통신>, SBS <좋은 아침>, TBS <아침햇살> 등에 고정 출연했다. 경력 11년 차 기자로 영화·가요·방송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외래교수이다. MBC <섹션 TV 연예통신>, SBS <좋은 아침>, TBS <아침햇살> 등에 고정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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