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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뇌를 바꿔야 바뀐다

『스마트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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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만 하려는 뇌를 변화시켜서 우리의 습관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뇌의 두 가지 시스템을 이해하여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세계적 인지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뇌의 부위와 신경전달 과정에 대한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둘로 단순화해서 ‘고’와 ‘스톱’ 시스템 두 가지만 알면 된다고 한 것이다.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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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imagetoday

 

몇 년 전 일이다.


샤워를 하고 거울 앞에서 충격을 받았다. 몸무게가 한계선을 넘어선 것뿐 아니라 아저씨 몸통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디서 사진을 찍히게 되면 표정관리보다는 배에 힘을 주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제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하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그날부터 집과 병원을 오가면서 피트니스 센터의 간판이 어디 있나 찾는 데 몇 주, 드디어 한 곳을 골랐다. 그런데, 실내용 운동화가 새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시 멈췄다. 맘에 드는 운동화를 사기 위해 주말을 기다리고, 어느 주말은 바빠서 신발을 사러 갈 여유가 없었고, 다른 주말은 지방에 출장을 가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 보니 어느덧 몇 달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과감히 피트니스를 다니게 되었지만 문턱을 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몇 달이었다. 이후에도 일 주에 최소 3번은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지키는 것은 더 어려웠다. 잠을 더 자기 위해, 저녁 약속이 있어서,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괜히 운동하다 다칠 것 같은 오늘은 가지 않아도 될 이유는 얼마나 잘 머리에 떠오르던지.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에는 너무나 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었다.


동기, 실행능력, 의지력, 절박감 무엇 하나 뚜렷한 것이 없으면 쉽사리 안 하던 것을 하기란 어렵고, 더욱이 좋지 않은 습관을 고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를 의지력, 자기계발 욕구라는 심리적 측면으로만 설명하면, 주관적인 개인의 능력 차이에 따라 변화의 성공 여부가 영향을 받는다고 좌절하기 쉽다.


“나의 실패는 내 의지박약이란 타고난 능력 탓이야”

 

이때 뭔가 객관적인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뇌의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설득력있게 변화방법을 설명해주는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아트 마크먼의 『스마트 체인지』(한국경제신문)이다.


저자 아트 마크먼은 인지심리학자로 현재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의 심리학-마케팅 학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뇌를 잘 이해하고, 인간 심리의 기본 동작 원리를 잘 알면 누구나 아주 어렵지 않게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변화의 능력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상황을 잘 이용하고, 꾸준히 반복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에 가깝다. 그러므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난관이 무엇인지 분별해서 예측하고, 주변의 자원을 잘 이용하고, 배치하면 이전에 비해서 실패를 할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기술의 영역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만하다.


먼저 기본적으로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말한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살던 대로 살 거야’라는 마음을 갖도록 뇌가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다. 습관이라는 것은 뇌가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덜 쓰기 위해 만들어놓은 쉬운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집에서 회사로 출근할 때 언제나 같은 루트로 가는 것이 편하고, 이를 닦는 방법도 매일 똑같은 순서로 한다. 반대로 내 책상 위가 어지럽혀져 있거나 물건이 제 자리에 없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스마트 오피스를 추구하는 회사가 데스크를 공용으로 사용하게 하면 도리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그 이유가 매번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데 뇌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학습해서 습관을 만드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바뀌는 상황에 재빨리 적응하는 유연한 행동과 사고는 사실은 꽤 비용이 드는 일이기도 하니 예산을 집행하는 뇌의 입장에서는 지출이 많은 행동이다. 뇌의 효율성의 관점에서 보면 변화라는 것은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별로 바람직하지 않더라도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게 편한 것이다.


이제 이렇게 하던 대로만 하려는 뇌를 변화시켜서 우리의 습관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뇌의 두 가지 시스템을 이해하여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세계적 인지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뇌의 부위와 신경전달 과정에 대한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둘로 단순화해서 ‘고’와 ‘스톱’ 시스템 두 가지만 알면 된다고 한 것이다. ‘고(go)' 시스템은 행동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회백질 부위를 많이 활용한다. ’스톱(stop)' 시스템은 전두엽에 있는 많은 영역을 활용하고, 실제로 실천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 때 그 행동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무료하고 심심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꺼내보는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고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만일 회의시간에 여럿이 함께 있는데 잠시 무료한 느낌이 들어서 스마트폰을 꺼내 보고 싶다는 평소의 자연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때 스톱 시스템이 ‘지금은 그래서는 안 돼’라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고 그 행동을 억제하게 된다.


고 시스템은 의식 없이도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에 하게 되는 습관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다. 스톱 시스템은 이보다 훨씬 의지적 노력과 에너지가 든다. 바람직한 일을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두면 자연히 시작을 하게 되는 행동을 하지 않게 하거나 중간에 멈춰야 하니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습관이 한 번 형성되면 스톱시스템보다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번 만들어진 습관을 고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변화를 위해서 이런 뇌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라고 하며 5가지 핵심도구를 제안한다. 먼저 최적화된 목표를 세운다. 이때 목표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장기적 행동 변화가 유발되는 것이 더욱 좋다. 애매하게 ‘살을 빼야지’보다는 ‘10kg을 줄인다’가 더 낫다. 그러나 10kg 감량을 달성하고 나면 더 이상 변화할 게 없다. 그보다는 ‘건강한 생활을 한다’로 결과목표가 아닌 과정목표를 만드는 것이 낫고, 새로운 조리법을 익히고, 생활 속의 운동을 늘리는 실천방법을 찾도록 유도한다. 결과목표가 아닌 과정목표의 장점은 삶의 일부로 행동 변화를 가져와서 장기적으로 별 노력 없이도 실천할 바람직한 습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고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잠깐 반짝 동기부여를 통해 행동하는 것보다, 매일 루틴을 긍정적인 변화 행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왜 하지’라는 것에 답을 주는 실행 의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실천을 구체화해서 ‘피아노 연습을 매일 한다’가 아니라 ‘평일 오후 8시부터 30분간 한다’로 구체화한다.


세 번째는 스톱시스템을 이용해서 유혹에 거리를 최대한 둘 방법들을 찾고, 삶의 가치관 안에서 지켜야 할 가치를 통해 스톱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다. 동물보호나 환경보호라는 가치관이 있다면 이것이 음식을 먹는 습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무엇보다 몇 번은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가변적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의지력은 쓸수록 강해지는 근육 같은 것이고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보는 마음의 관점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주변의 환경을 잘 관리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을 잘 이용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을 한다.


이와 같은 5가지 핵심도구를 촘촘하고 구체적으로 짜서 장기적으로 습관을 만들어간다면 오래지 않아 고착화되었던 삶의 여러 가지 관성적 나쁜 습관들은 줄어들고, 건강하고 바람직한 습관은 하나둘 늘어나는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요새, 나도 새로운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피트니스를 찾아가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많은 ‘가지 않을 이유들’을 댈 수 있다. 갈까 말까 망설이면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다. 한 번 피트니스를 가서 몇 킬로미터를 뛰고, 근력운동을 하기보다 차라리 평소에 많이 걷는 습관을 지녀 보기로 한 것이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출근을 할 때 조금 일찍 나와서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서 걷고 있다. 이렇게 하면 그냥 출근할 때보다 1천 보를 더 걷는다. 이런 식으로 하루 1만 보에 가깝게 걷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을 한다. 이 책에서도 2천 보가 100kcal 정도의 열량을 소모한다면서 1만 보를 걷는 습관이 500kcal를 소모하는 효과가 있고, 이것이 습관화되면 꽤 도움이 된다고 조언을 한 바 있다. 앞으로 몇 달이 지나 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가 된다. 사진을 찍을 때 배에 힘을 주지 않고도 편하게 얼굴 표정에만 신경 쓸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스마트 체인지아트 마크먼 저 / 김태훈 역
이렇게 저렇게 악습관들과 적당히 타협하며 이번 생은 글렀다고 자포자기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의지박약 인생을 100% 바꿔줄 새로운 습관 변화법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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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지현(정신과 전문의)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스마트 체인지

<아트 마크먼> 저/<김태훈> 역13,500원(10% + 5%)

바꾸지 못할 습관은 없다! 구제불능 의지박약에게 희망을! 습관은 ‘노력’이 아니라 ‘생각’이 바꾼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는 것이고, 중간고사 전 날에는 기말고사에 모든 희망을 걸고, 부장에게 잔뜩 깨진 날이니 오늘은 아니 마실 수 없고, 비가 오니 오늘 운동은 쉬어야겠고, 혹여 나라에 세금이 부족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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