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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트리뷰트, <맘마미아! 2>

『맘마미아!2 Here We Go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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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아바의 대표곡 아닌 앨범의 수록곡들이 주를 이루는 한편, 이미 사용된 대표곡은 새로운 편곡으로 다시 한번 활용하며 균형을 꾀했다. (2018. 0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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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에 없던 영화 <맘마미아! 2>(2018)의 제작은 전편의 대 히트 덕에 가능했다. 동명의 주크박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맘마미아!>(2008)가 제작비의 열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하자 속편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제작진은 2015년부터 후속작을 기획하기 시작했고, 주인공 도나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맘마미아! 2>를 완성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와 피어스 브로스넌 등 원년 멤버들과 젊은 도나 역의 릴리 제임스, 팝 아이콘 셰어 등 이번에도 캐스팅은 초호화다.

 

작품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대중의 관심은 음악에 쏠렸다. 이미 1편에서 아바의 주요 히트곡을 거의 남김없이 사용했기 때문에 어떤 곡이 재사용될지, 혹은 새롭게 발굴될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예상대로 <맘마미아!2>의 사운드트랙은 1편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아바의 대표곡 아닌 앨범의 수록곡들이 주를 이루는 한편, 이미 사용된 대표곡은 새로운 편곡으로 다시 한번 활용하며 균형을 꾀했다. 팀의 대표곡에 속하나 1편에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던 「Knowing me, knowing you」 「Fernando」 등도 실려 반가움을 안긴다. 아바의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선곡이다.

 

많은 출연진 중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릴리 제임스다. 18곡의 수록곡 중 총 11곡에 참여한 그는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사운드트랙의 중심을 잡았다. 전작의 메릴 스트립이 그랬듯 안정적인 호흡을 바탕으로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서정적으로 하모니를 주도하며 듣는 재미를 책임졌다. 오프닝부터 원초적 흥을 끌어올리는 「When I kissed the teacher」, 팽팽한 주고받기로 원곡과는 또 다른 감상을 주는 「Why did it have to be me?」도 근사하지만, 압도적인 곡은 「Andante, andante」다. 노래에서 그는 중저음과 고음역을 유려하게 오가고 강약 조절까지 훌륭히 해내며 주연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작의 주역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한층 성숙해진 보컬을 들려준다. 극 중 도미닉 쿠퍼와의 결별 상황에서 함께 부른 「One of us「는 밝은 멜로디와 대조되는 서글픈 가사를 잘 살린 감정 처리가 돋보인다. 참고로 아바의 사실상 마지막 히트곡인 「One of us」는 실제로 팀의 멤버들이 이혼 후 공식적으로 발매한 첫 싱글이기도 했다. 크리스틴 바란스키, 줄리 워터스가 함께한 디스코 넘버 「Angel eyes」에선 앳된 음색을 감추고 능숙하게 하모니를 이끌었다. 전작의 「Slipping through my fingers」에 이어 메릴 스트립과 애틋한 모녀의 정을 그리며 많은 관객의 눈물을 훔친 「My love, my life」는 명장면, 명곡임이 틀림없다.

 

사운드트랙과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전설’ 셰어의 몫이다. 전편부터 캐스팅 후보에 올랐던 그는 스케줄을 이유로 10년이 지나 출연을 확정했는데, 이를 두고 아바의 멤버 베니 앤더슨은 “마침내 아바와 셰어가 만났다!”며 감격했다. 극의 말미에 등장해 좌중을 휘어잡는 그는 파트너 앤디 가르시아와 함께 아바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Fernando」를 탁월한 보컬로 소화했다. 특유의 저음으로 나직이 내뱉는 첫 소절부터 승부는 끝났다. 그의 노래를 두고 베니 앤더슨은 연신 감탄했고, 아바의 또 다른 멤버 뷔욘 울바에우스는 “완전히 셰어의 노래가 됐다!”는 말로 찬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셰어는 커튼콜에 쓰인 아바의 영국 차트 마지막 1위 곡 「Super Trouper」에서도 첫 소절을 맡아 존재감을 뽐냈다.

 

<맘마미아! 2>는 음악의 측면에서 전작을 넘어선다. 비록 전편과 같은 골든 히트 모음은 아니지만, 놓치기 아쉬운 아바의 숨은 명곡을 수준 높은 편곡으로 담아냈다. 전작에 이어 프로듀서로 참여한 원곡자 베니 앤더슨, 뷔욘 울바에우스의 공이다. 줄어든 메릴 스트립의 자리를 넉넉하게 채우는 릴리 제임스와 농익은 아만다 사이프리드, 여전히 유쾌한 ‘도나와 다이나모스’의 퍼포먼스도 뛰어나다. 물론 화룡점정의 셰어도 빼놓을 수 없다. 잘 만든 사운드트랙인 동시에, 그 자체로도 가치 있는 ‘아바 트리뷰트’ 앨범이다. <맘마미아!>가 10년 전에 촉발한 아바 열풍을 재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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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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