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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본문 미리 보기를 좋아합니다 - 김나리 편

당신이 지금 읽는 책이 궁금해요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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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오신 분들이 책 고르기를 함께 해주길 요청하실 때는 열심히 추천합니다. 막연히 추천하는 것이 어려워서 ‘대신 골라드립니다’라는 간단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서 제가 출근하는 날에는 그 종이를 활용하고 있어요. (2019.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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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심각하지 않은 독서를 지향합니다. 즐기는 독서를 지향합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김나리 작가는 현재 해방촌 문학 서점 고요서사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토크 소설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를 공동 작업 했었고, 현재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마련하며 에세이와 소설을 쓰고 있다. 오는 봄에 에세이집을 출간할 예정이며, 장편 소설도 열심히 쓰는 중이다.

 

 

책을 주로 어디에서 읽나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궁금합니다.

 

지하철과 침대에서 많이 읽어요. 그래서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느리게 읽게 되는데요, 지금 가방에 있는 책은 비평 잡지  크릿터』  , 침대 위에 널려진 책들로는 에세이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 ,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  『당신을 기억하는 밥』 ,  『알고 싶지 않은 것들』 , 소설  『소설 보다 : 가을 2018』 ,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시집  『오늘 같이 있어』 가 있습니다. 책을 피해 남는 자리에서 잠을 자요.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는 몇 년 째 있어요. 이 책은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형용하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 차 있어요. 언제 읽어도 당장 슬퍼져서 좋아해요.

 

그 책들은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한국의 소설과 일본의 에세이를 좋아해요. 좋아하며 읽다보면 내 마음에 들 책들을 이렇게 저렇게 알아보게 됩니다. 누구의 말 속에, 지나치는 매대 위에서, SNS, 광고, 생활 전반의 모든 루트로요. 독자들에게는 모두 자신만의 북 레이더 같은 게 있잖아요.


평소 책을 선택할 때, 어떤 방법을 선호하나요?

 

온,오프라인의 서점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요. 집 앞에 있는 대형서점과 헌책방을 한 바퀴 돌고나서 그날의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인터넷 서점의 신간 코너를 쭉 살피는 일도 좋아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제목과 표지, 미리 보기로 공개된 페이지를 읽어요. 공개된 만큼 읽다 말기도 하고 다음에 또 읽기도 하고 바로 사기도 합니다. 리뷰나 기사는 잘 읽지 않는 편이에요. 줄거리 요약 같은 것은 아무 재미가 없어서요. 본문 미리 보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책을 만든 편집자의 짧은 책 소개 글도 좋아합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순간이 있나요?

 

포즈만 강하다고 느껴질 때. 아직 구체적인 세계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느껴져 공허해요. 글보다 멋 부리기가 강하게 느껴질 때도 그 책과 멀어지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오해일 수 있겠지만, 나쁜 사람이 쓴 글이구나, 하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굳이 읽지 않습니다.

 

서점에서 일하고 계시니 책 추천을 자주 하실 것 같아요.

 

서점에 오신 분들이 책 고르기를 함께 해주길 요청하실 때는 열심히 추천합니다. 막연히 추천하는 것이 어려워서 ‘대신 골라드립니다’라는 간단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서 제가 출근하는 날에는 그 종이를 활용하고 있어요. 손님의 독서 경험과 영화 취향, 좋아하는 단어, 선호하는 산책 방식 등을 묻고 골라드려요. 책을 고르지 못할 때의 마음을 알아요. 재밌는 책을 읽고 싶은데 그런 책이 어디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죠. 작은 동네서점에 가보면 사장님의 안목이 느껴질 수밖에 없거든요. 대형 서점에서는 더 적극적인 방식이 있을 수 있겠고요. 그러한 서점의 큐레이션 역할도 즐겁게 활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서의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은 책을 발견하는 기쁨과 책을 사는 기쁨이 아닐까 싶어요.

 

서점에서 일한 후,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나요?

 

손님이 어떤 책을 사가시고 어떤 책을 찾는데 없는지 살펴보면 판매의 중심이 언제나 신간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을 느껴요.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많은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요하고, 이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어떤 역할이나 바람이 될 거라고 노력했을 텐데 몇 달 만에 너무 쉽게 뒤로 밀려나는 게 아쉬워요. 서점 안에서 서가를 바라볼 때면 만약 책에도 입이 있다면, 하고 생각해요. 다양한 얼굴들이 줄 맞춰 자리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죠. 서운하다고 많이들 말하지 않을까 싶고요. 두루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전에는 좋아하는 책만 좋아했다면 서점에서 일한 후로는 하나하나 좋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양말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양말이 하나하나 그렇게 보이겠죠.

 

특별히 신간을 기다리는 저자가 있나요?

 

강영숙 소설가의 신간이요. 제게는 언제나 새로운 소중한 작가에요. 특히 겨울이면 강영숙 작가의 단편 소설들을 자주 꺼내 읽어요. 물렁하게 터질 것 같은 여린 마음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단단히 여며지는 생명력을 전해 받죠.

 

누군가에게 문학서점 ‘고요서사’를 방문해보라고 권한다면, 초대하고 싶은 작가가 있나요?

 

그런 분은 없습니다. 책으로 만나는 것이 좋아요.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김나리, 김현진 저 | 박하
이 이야기는 여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부당함을 참지 말고 불편한 것은 불편하다 말하며 왜곡된 한국 사회를 바꾸어나가겠다는 강한 다짐인 동시에 서로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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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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