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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뭐길래] 목차를 중요하게 봅니다 - 김성광 편

당신이 읽는 책이 궁금해요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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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전문 출판사의 책들을 늘 기다립니다. 서점에서 어느 분야를 담당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항상 ‘역사’라고 답하는데요. 최근 10여년 사이 도서시장에서 가장 침체된 단행본 분야 중 하나가 역사입니다. (2019.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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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예스24 법인서비스팀에서 일하는 ‘4살 아이 아빠’ 김성광 씨는 꼭 책을 들고 출퇴근을 한다. 집에 있는 시간에는 가족에게 집중하고자, 읽고 싶은 책은 주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소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채널예스>에서 ‘아이가 잠든 새벽에’ 칼럼을 연재했는데, 내년 즈음 책으로 묶일 예정이다. 예스24에 입사해 오랫동안 도서 MD로 일했던 김성광 씨는 “책이 될 수 있을지 매일 의심하면서, 글을 조금씩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유병록 시인의 산문집  안간힘』 , 권김현영 선생님의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미국 작가 앤드루 포터의 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을 읽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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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힘』  은 출판사 마케터 분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나이의 아이를 기르다보니 공감하는 부분이 많고 업무상으로도 자주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데요. 서로의 일상과 생각을 아는 사람의 추천은 아무래도 신뢰하게 됩니다. 어린 아들을 잃은 시인의 슬픔에, 감히 저 역시 너무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을 쉽게 읽어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 참혹한 슬픔의 와중에서 헝클어지고 추스르고 그러나 여전히 슬픔의 한가운데서 읊조리는 시인의 모습에 책을 쉽게 덮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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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는 항상 기다리던 책이었습니다.  최근의 페미니즘 흐름 속에서 제 생각을 가다듬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은 교양인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도란스 기획 총서' 시리즈인데요. 연구모임 '도란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권김현영 선생님의 단독 저서를 늘 기다려왔습니다. 그래서 거의 나오자마자 읽었어요. 지난 20년 혹은 그 이상의 큰 시간흐름 속에서 최근의 페미니즘 논의를 바라보게 되었고, 가장 첨예한 이슈들에 대한 정교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 사이에서의 기계적 균형을 뜻하는 성찰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페미니즘의 다음 스텝을 위한 '페미니즘적 성찰'에 대한 배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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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도 기다리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문학MD로 일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이때 이 책에 대한 호평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할 스타일이라 하신 분들도 계셨고요. 그래서 호기심이 상당하던 차에 올해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하면서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어떤 기억의 주변을 끊임없이 서성이는 삶에 대해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작가를 나는 앤드루 포터밖에는 알지 못한다"는 백수린 작가의 추천평에 100% 동의합니다.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요?

 

보통 주제를 정하고 책을 살펴봅니다. 미중 갈등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거나, 부모의 삶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거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고 싶다거나 일단 제 경우엔 읽고 싶은 대략의 주제나 카테고리가 먼저 정해지고요. 그리고 목록을 짭니다. 그러다보니 제 관심사나 취향 밖의 책을 즉흥적으로 고르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그러니 일단 제게는 제 관심사가 가장 큰 기준인 것 같고요. 제 관심사 내에서 책을 고를 때는 저자, 출판사도 살피고, 목차가 얼마나 짜임새 있는지도 살핍니다. 책의 제목이나 헤드카피보다 목차가 내가 찾는 책이 맞는지 살피는 데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소설이나 에세이는 목차 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거나 서점과 SNS에서 화제인 책을 읽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을 볼 때, 특별히 반갑나요?

 

역사 전문 출판사의 책들을 늘 기다립니다. 서점에서 어느 분야를 담당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항상 ‘역사’라고 답하는데요. 최근 10여년 사이 도서시장에서 가장 침체된 단행본 분야 중 하나가 역사입니다.  안타까움이 크고 항상 책을 많이 읽고 잘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유독 역사를 좋아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는 거의 읽지 못했습니다. 한 시대의 모습을 잘 이해하려면 집중하면서 읽을 시간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최근엔 그런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너머북스, 역사비평사, 푸른역사의 책들을 보면 늘 반갑습니다. 제목을 늘 기록해둡니다. 언젠가 잘 소개해보겠습니다.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있나요?

 

『희망보다 욕망』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을 쓰신 김원영 선생님의 책을 기다립니다. 개인의 구체적인 경험과 다소 관념적으로 흐를 수 있는 통찰이 한 권의 책에 나란히 잘 담겨 스스로 많이 되돌아보고 생각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낙인찍힌 몸』  을 쓰신 염운옥 선생님의 후속작도 기대합니다. '몸이 다뤄진 역사'에 관심을 기울여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신체의 차이가 사회적 차별로 공고해진 역사적 과정에 대해 더 알고 싶습니다. 최근 화제의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을 쓰신 장류진 작가님 후속작도 기대합니다. 소설에 묻어있는 일상의 모습이나 생활감각, 고민 같은 것들이 지금의 저와 굉장히 가깝게 느껴져 몰입해서 읽었는데요.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희망 대신 욕망김원영 저 | 푸른숲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한 유약한 소년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등장하기까지를 다룬 한 편의 성장기다. 인간 승리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오히려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서사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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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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