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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로 돌아온 '발라드 세손(世孫)', 정승환

정승환 <다섯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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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그의 음악이 당장의 강한 인상을 주지는 않지만 섬세하게 쌓아 올린 역량만으로도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증명한다. (2021.06.30)


'발라드 세손(世孫)' 정승환이 초심으로 돌아왔다. 데뷔 앨범 <목소리>를 시작으로 줄곧 한 장르만을 고수해 왔지만 대표곡 '이 바보야', '너였다면' 같은 정통의 스타일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2019년에 발매된 앨범 <안녕, 나의 우주>는 동화적인 분위기의 말랑말랑한 곡들 위주였고 최근에 공개했던 '언제라도 어디에서라도',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은 각각 여름과 겨울을 겨냥한 곡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이어오던 정승환은 <다섯 마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음악으로 돌아와 그가 가진 목소리의 강점을 발휘한다.

정승환 특유의 말하듯 자연스러운 가창에 집중하며 음악적으로 큰 특색 없이 담백한 구성의 앨범을 완성했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은 풋풋한 짝사랑의 고백을 표현한 가사와 꾸밈없는 보컬이 만나 스트링 선율과 건반 연주만으로 서사의 드라마틱한 감정선을 세공한다. 곡에 영감을 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러브 스토리와 소심한 고백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유희열의 작사, 그리고 한층 성숙해진 정승환의 애절한 음성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사랑 노래다.

이중에서 아이유가 선물한 '러브레터'는 수록곡 중 단연 눈에 띈다. 아이유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제목도 없이 불렀던 미공개 자작곡은 곽진언의 기타 연주와 정승환의 따뜻한 음색으로 전하는 어쿠스틱 곡으로 재탄생했다. 분명 화제가 되는 조합이지만 정승환의 보컬이 가진 강점보다 아이유의 감성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식는다. 한국형 발라드의 정석을 들려준 '그런 사람'과 자작곡 '그대가 있다면'에서의 색깔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다.

한국 발라드는 감정을 쥐어짜고 슬픔을 강요하는 클리셰로 인기를 끌었지만 서정적인 연가의 백미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진한 여운을 주는 데 있다. 정승환의 노래에는 뚜렷한 기승전결도, 전율을 일으키는 고음과 화려한 테크닉도 없지만 가슴을 울리는 먹먹함이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그의 음악이 당장의 강한 인상을 주지는 않지만 섬세하게 쌓아 올린 역량만으로도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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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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