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중성과 고유성 사이 평형감각, 아도이의 Her

아도이(ADOY) <Her>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현실 세계 이면의 낭만을 붙잡은 아도이의 <Her>는 꿈과 환상이 채색된 사랑으로 팬데믹이 야기한 단절의 공백을 채웠다. (2021.09.08)


개러지 록을 구사했던 이스턴 사이드킥과 일렉트로닉 록밴드 프럼 디 에어포트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경의 뮤지션들이 만나 결성한 신스팝 밴드 아도이는 지난 4년간 1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EP를 발표하며 트렌디한 국내 밴드 음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창성과 대중성을 함께 포용해온 그간의 결과물들이 '커머셜 인디'로 일컫는 그들의 지향점을 지탱했고 가사의 90% 이상을 영어로 구성해 세계화도 꾀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앨범 커버가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이들의 3번째 EP <Her>도 대중적 감각과 고유한 음악색 사이에서 평형감각을 유지한다.

신시사이저의 높은 지분율은 주요 선율을 책임지고 소리의 겹을 쌓은 독특한 질감을 주조한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동일하다. 물결이 넘실거리듯 나긋나긋하게 진행되는 오프닝 트랙 'Simply'가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로파이 곡 'Baby'와 곡 중간에 삽입된 라틴풍 리듬이 이색적인 'Ny'가 이들의 사운드스케이프가 신시사이저로 한정되지 않음을 드러냈다. 기승전결의 구성 대신 전체적인 분위기 형성에 중점을 두는 이번 앨범의 악곡 전개는 간혹 멜로디 선명도를 떨어뜨리지만 델리스파이스가 연상되는 서정성에 명확한 후렴구를 더한 신스팝 넘버 'Antihero'가 그 지점을 상쇄했다.

청춘을 주제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2018년도 정규 1집 <VIVID>와 달리 이번 앨범의 서사는 'Antihero'의 노랫말 '내일의 내 꿈처럼 할리우드로 도망가자'처럼 비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 뉴욕에서의 삶을 꿈꾸듯 그린 'Ny'와 헌신을 약속하는 'Saint'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며 서사의 일관성을 제공했다. 현실 세계 이면의 낭만을 붙잡은 아도이의 <Her>는 꿈과 환상이 채색된 사랑으로 팬데믹이 야기한 단절의 공백을 채웠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